작년, 드라이브와 셰임을 볼때도 느낀거지만
마이클 패스벤더와 라이언 고슬링 이 두 배우.
정말 사기도 이런 사기적인 페이스가 없습니다.
대사 한 줄 없이, 단순히 페이스와 눈빛만으로 정적인 화면에 영상미가 생겨버림.
셰임에서 주인공이 지하철에서 맞은편에 앉은 여인을 바라볼때의 그 순간.
드라이브와 더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에서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우두커니 서 있던 그 모습.
정말 잊을수가 없네요.
아무튼 두 배우의 예찬은 여기서 끝내고, 영화 얘기를 해보자면
전반부에서는 드라이브의 기시감이 상당히 느껴지더군요.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했던 캐릭터의 분위기 라던지 주요컨셉이 어느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어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비교를 해보자면 드라이브에서의 그는 냉철하고 과묵하고 완벽한 느낌이었다면
여기서는 차갑고 과묵한 이미지는 유지했지만 훨씬 불안정하고 볼품없고 실패도 많이 하는 그런 인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에서의 그가, 루크가, 훨씬 더 마음에 듭니다.
그가 스크린에서 긴 시간동안 활약하진 못했지만 되려 드라이브때보다 훨씬 개성이 넘쳐나는 캐릭터란걸 여실히 느꼇어요.
필력이 부족하기에 제가 설명하긴 어렵고, 영화 첫 씬. 롱테이크로 이루어진 그 한 씬만 보더라도 아마 뭔지 느끼실듯.
영화 얘기하재놓고 또 캐릭터얘기 하고 있엇네요.
아무튼, 전반부의 기시감 때문인지 모르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도 드라이브때와 좀 유사한듯 합니다.
사실 감독 정보 찾아보기 전에는 드라이브 감독의 후속작인 줄 알았음. (알고보니 그건 온리 갓 포기브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부모와 자식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보았다'고 말을 하고
실제로 이 영화에서 그런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감독도 아마 그런면을 많이 신경쓴것도 같다.
하지만 내가 이 영화를 보고 느낀건, 이 영화를 보고 떠오른 키워드는 '부모와 자식'이 아닌 '삶의 어느순간에 했던 선택과 그 반향'이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나에게 오는 기회나 내가 하는 선택들이
때로는 내가 정신을 차릴 수도 없을 만큼 혼란한 틈에
혹은 피말리는 긴장과 걱정속에서, 또는 오랜기간의 심사숙고 속에서 이루어 진다.
그러한 기회속에서의 선택은 삶에 풍요를 가져다 주기도, 생각지도 못한 시점에서 파멸을 몰고 오기도 한다.
이 메세지는 전반부에서도, 후반부에서도 각기 다른 주인공을 통해 한번씩 보여줬던것 같다.
반쯤 멍 한 상태로 의식의 흐름에 내 몸을 맡기고 글을 쓰다보니 말투도 무슨 다중인격처럼 바뀌고 그랬는데 양해 바람.
쓰다보니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잡혀서 찝찝하게 끝내는것도 이해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