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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방에서 할아버지랑 동거하는 썰 (발그림 有)
게시물ID : panic_641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WTFDIDYOUSAY
추천 : 52
조회수 : 9127회
댓글수 : 107개
등록시간 : 2014/02/15 19:33:00
1362997090880-1.jpg
 
 
 
안냥.
 
오랜만에 글 쓰기로 마음먹었슴.
 
 
 
 
이제 시작함.
 
 
본인은 대학생임.
 
재작년 2학기에 기숙사를 뛰쳐나왔슴.
 
룸메년이 거지똥구멍같은 년이었기 때문임.
 
 
기숙사를 뛰쳐나와 자취방을 구했슴.
 
9월 개강인데 8월 중순/말쯤에 부모님과 자취 합의를 봐서 방을 늦게 구하게 되었슴.
 
 
학교 앞에 살만한 집이 하나 있어서 그냥 계약하고
 
9월에 들어왔음.
 
 
부모님께서는 자취방까지 짐을 옮겨주시고 돌아가셨슴.
 
 
나는 혼자 남아 짐정리를 다 하고 늦게서야 잠들었슴.
 
짐정리하는게 보통일이 아님. 개힘듬. 그래서 개개피곤해씀.
 
 
대충 내 방 구조는 이러함.
 
 
나으집.jpg
 
 
피곤에 쩔은 나는 나의 퀸사이즈 침대에서 잠들었슴.
 
그렇게 곤히 자고있는데, 자꾸 누군가 날 깨우는 느낌이 듬.
 
 
막 흔들거나 부르는건 아닌데,
 
웬지 모르게 "누군가 나를 깨우고 있다"는 느낌이 듬.
 
 
그래서 잠깐 눈을 떠서 천장을 봤는데,
 
집이 온통 붉은게 아니겠음?
 
 
Screenshot_2013-07-06-01-42-55-1 복사.jpg
 
아 뭐야... 창밖에 가로등이 집을 비추나?
 
생각하고 붉은 빛이 강한 현관 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그림 주의)
 
 
 
 
 
제목 없음.jpg
 
 
웬 머리가 냉장고 위에 둥둥 떠서
 
온 얼굴이 다 찌그러지도록 웃고있었음.
 
 
할아버지였음.
 
너무 심하게 웃어서 눈코입이 다 찌그러져 있었음.
 
 
그리고 할아버지 주위에서 빨간 빛이 강하게 번졌음.
 
지금 생각하면 좀 징그러움.
 
 
 
그러나
 
나는 너무 피곤했음.
 
나의 잠은 아무도 말릴 수 없으셈ㅋ
 
 
나는 그냥
 
'웃고있으니 좋은 귀신이려니' 생각하고 다시 잤음.
 
 
 
그 뒤로는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음.
 
 
그렇게 할아버지와의 동거사실을 잊고있던중,
 
2주 뒤 친한 언니가 집들이를 왔슴.
 
 
우리는 집에서 치킨과 소맥을 땡기고 늦게 잠이들었슴.
 
 
나는 벽쪽에서 자고 언니는 책상쪽에서 잤음.
 
내 침대는 퀸사이즈임ㅋ 둘이 잘 수 있음. 후후.
 
 
아무튼 나는 곤히 자고 일어났는데 언니가 일어나서 이런 말을 하는거임.
 
 
 
"나 어제 자다가 할아버지봤다."
 
 
 
무슨얘기인고 들어보니,
 
언니가 곤히 자고있는데 누가 자꾸 깨우는 느낌이 들었다고함.
 
그냥 뭔가 깨우는듯한 느낌.
 
 
그래서 눈을떠보니
 
 
 
 
 
 
(발그림 주의)
 
 
 
 
 
 
 
claeoalx.jpg
 
 
 
침대와 행거 사이에
 
웬 할아버지가 쪼그려 앉아서 우리를 보고있었다고 함.
 
 
근데 언니도 피곤해서 그냥 잤다고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언니한테 그 할아버지의 존재를 말해준 적이 없었음.
 
언니 뿐 아니라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음.
 
 
그냥 꿈인가? 싶었고, 별 일 없어서 잊고있었음.
 
 
 
 
그 날 이후로,
 
나는 자취방에서 할아버지와 동거중이라는 것을 확신함.
 
 
지금도 내가 글 쓰는 거 보고계실지 모르게씀.
 
 
 
 
 
 
 
2078302633.jpg
 
 
할아버지,
그림 젊어보이게 그려드렸으니 화내지 마세요.
저 집 비우는 동안 집 잘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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