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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스포츠카부터 슈퍼카까지
게시물ID : car_641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뒈낄라~!!
추천 : 23
조회수 : 3598회
댓글수 : 25개
등록시간 : 2015/05/21 22:04:22
이래저래 잠깐 시간이 비어서
 
그간 잠깐씩이나마 탔던 자동차들 중 관심갈만한 차들에 대해 적어보려 합니다.
 
저는 그냥 차를 좋아하는 일반인이고
 
제가 체감한 정보를 가능한 그대로 전하기 위해
 
차량 제원이나 특징에 대해 더 찾아보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사진은 시간 순서와 상관없이 마력순으로 정리했습니다.
 
하나 하나 집중해서 보시기 보다는
 
그냥 이런 이런 느낌을 겪을 수 있구나 - 정도로 가볍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13.JPG
 
  
 
2010년형 정도로 기억하는 머스탱컨버터블입니다.
 
4000cc 라는 배기량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는 210마력 입니다.
 
스포츠카 반열에 끼우기에도 민망한 제원이지만,
 
다른 의미에서 기억에 남아서 넣어봤습니다.
 
하와이 여행 중에 가장 미국적인 차라는 생각에 렌트했으나
 
렌트 당일부터 후회했던 차였습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아무것도 없습니다.'
 
 
머슬한 소리도 없고, 출력도 없고, 뚜껑 열고 닫기도 상당히 빡셉니다.
 
대체 이 기름은 태워서 다 어디로 가나 - 라는 생각만 일주일 내내 하게 만든,
 
아메리칸 머슬에 대한 드림을 송두리째 뽑았던 자동차 입니다.
 
 
여행 중 만난 머스탱 GT
 
옆에 와서 우렁찬 8기통 배기음을 자랑한 다음
 
도저히 (적어도 이 차로는) 쫓아갈 수 없을 것 같은 가속력으로 멀어져 갔을 때
 
그 굴욕감을 저는 아직 잊지 못합니다.
    
  
"나는 열고 닫기 힘들어도 오픈카면 만족한다!!"
 
라는 사람이 아니면 지극히 비추하고 싶은 차량입니다.
 
 
차량의 이미지로 보자면
 
옆집으로 이사 온 영어 잘 못하고 몸이 부실한 백인 아저씨정도 될 것 같습니다.
 
 
 
381.JPG
 
 
다음은 스포츠카로 넣기엔 살짝 무리가 있는 정도 느낌의 M550d 입니다.
 
381 마력에 사륜구동 디젤 자동차 입니다.
    
   
 
가장 큰 장점은 디젤답게 2000rpm 부터 터지는 즉답적인 펀치력이었습니다.
 
시프트다운이 필요 없는 이 펀치력은 디젤의 최대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끝도 없이 뻗는 가속감이나 액티브함을 원하고,
 
본인 주행이 늘 스포츠주행이라면 고마력 가솔린 차량에 비할 바 못 되지만,
 
"난 가속할 때 가속페달 이상은 신경 쓰고 싶지 않고 앞에 차만 제낀 다음에 뗄 거다-"
 
라고 생각하는 일반인 드라이버 입장에서 보면
 
이 차보다 충실하게 그 목표를 달성할 차량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차를 스포츠카로 끼우기에 무리가 있다고 보는 부분은
 
전자식 사륜구동 - Xdrive 이었습니다.
 
물론 사륜구동-디젤-1.9톤의덩치 조합에서 느껴지는 묵직하게 미는 느낌은 일품이지만
 
인위적으로 오버스티어를 일으켜보면 전혀 컨트롤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난다 긴다 하는 분들이야 죽이되든 밥이되든 컨트롤 하시겠지만
 
전자제어 ON 상태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전자제어 OFF 상태에서도 ABS 걸리듯이 득득 거리면서 돌아다니는 구동력은
 
악셀을 떼고 차량이 흘러가는 대로 방향을 잡는 이상의 컨트롤을 할 수 없게 했습니다.
 
일반 주행중이야 후륜차량보다 단연 뛰어난 안정성을 보여주겠지만
 
스포츠카로서 몰아야겠다 - 라고 생각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은 꽤나 제한적이라고 생각됩니다.
 
(혹시 Xdrive 장착 차량으로 드리프트 성공하신 분 있으면 방법 좀 알려주세요.)
 
 
 
430.jpg
 
 
미국 머슬카의 명예회복을 위해 렌트했던 카마로 ss 입니다.
 
5600 cc 430마력으로 머스탱의 두 배 정도 되는 출력을 자랑합니다만 느껴지진 않습니다.
 
이 차가 400 마력이 넘는 차구나 - 라고 실감하려면
 
어디 한적한 공터에서 2단 고정해놓고 드리프트 놀이를 하거나
 
신호 걸렸을 때 휠스핀하면서 풀악셀 스타트 해보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엄청나게 짧은 1-6단 기어비 때문에
 
좀 달리고 있으면 기어는 늘 6단에 가 있고
 
패들시프트 변속 없이 풀악셀로 추월하려면 가속력이 붙기까지 한 1초쯤 걸립니다.
 
 
 
 
문제는 시프트 다운해서 가속하려면 한 3단까지는 내려가야 체감이 가는데
 
rpm 오버하면 짤없이 연료를 끊어버리기 때문에
 
반대로 맥 빠지게 감속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시프트 다운이 충분하지 못했던 경우 가속 느낌은
 
"~~~~~~~~~~!!!!! (이미 추월완료)"
 
시프트 다운이 오버했을 때 가속 느낌은
 
"에네르기~!!! (반격당한다) 으억!!!!"
 
시프트 다운이 매우 적절했을 때는 없었습니다.
 
 
머스탱에 비해서 좋은 점은 소리라도 난다는 점?
 
시동걸 때 배기구 끝에서 터지는 8기통 특유의 소리와
 
오픈 상태로 터널 안에 진입했을 때 느껴지는 울림은
 
적어도 뭔가 내가 고출력 8기통 차량에 타고 있다는 사실 만큼은 느껴지게 해줍니다.
 
(비록 그것 밖에 없을 지라도......)
 
 
소리를 포함한 자동차의 이미지는 마동석 아저씨 같은 느낌.
 
뭔가 되게 무서운 동네 아저씨의 반팔 밑에 쫄린 근육 같은 게 막 느껴지는데
 
막상 내가 뭔가 힘써야 하는 일을 못 하고 있을 때
 
그것 쯤 껌이라는 듯 옆에 다가와서
 
"아 좀 비켜봐, 남자새끼가 ㅅㅂ ......(으어어어엇!!! 쯔아쯔아쯔아.....ㅅㅂ!!!!!!!!!! ) 이걸 못해? (헉헉)"
 
라는 느낌으로....
 
묘하게.....되게 고출력 같았는데 기대치 보다 미묘하게 못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차량이었습니다.
 
  
 
490.jpg
 
 
다음은 첫 슈퍼카라 할 수 있는 페라리 F430 입니다.
 
4300 cc 8 기통 490 마력입니다.
 
페라리는 두 종류 밖에 타보진 못했지만
 
사람들이 왜 페라리에 환장하는지 알고 싶다면 이 차를 타 봐야 할 것 같고
 
왜 페라리에 환장하는지 알 수 없게 되고 싶어도 이 차를 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차량의 이미지로 치면 완전 정렬적이고 섹시한 아가씨 입니다.
 
꿈에 나올 것 같은 쭉쭉 빵빵 미인이지만 내 옆에 서있어도 기죽지 않게 나를 더 빛내줄 것 같은 외모에
 
간드러지는 목소리를 길을 지나다 우연히 들어도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은 포스가 있습니다.
 
 
문제는 성격이 지랄도 이런 지랄이 없는 느낌....
 
한 번 불붙으면 그보다 뜨거울 수 없을 것처럼 엉기면서도
 
내가 핸드폰 한 번 봤다고 그날 데이트는 다 망친 것처럼 토라져서 집에 가버리는
 
이 성격 누가 받아주나 싶은 느낌입니다.
 
 
패들시프트로 변속을 하는데
 
시프트 업 할 때도 꼬박꼬박 뭔가 딱 맞춰서 적당~히 발을 떼줬다
 
바로 다시 밟아줘야 매끈하게 들어가는 기어는
 
시원하게 풀가속 해야 할 시점에서도
 
"오빠 달려!!! 꺄아아아아~~!!!!" 하질 않고
 
"오빠 달려!!!! (!) 아 오빤 눈을 왜 그렇게 떠? (응?!) 다시, 달려!!! (...) 아 진짜 오빠 나 싫어하지? (응?!?)"
 
뭐....이런 느낌.
 
시프트다운은 더 심각해서
 
오빠~!!! 아냐 . 나 집에 갈래."
 
뭐 이런 느낌......
 
 
내가 왜 3억짜리 오토 차량을 몰면서 이런 느낌을 받아야 하는지 알 수 없는 괴리감은
 
코너를 공략하는 내내 돈 내고 고문당하는 것 같은 좌절감을 줍니다.
 
 
하지만, 그 중에 뭔가 묘하게 한 번씩 로또처럼 터지는 고양되는 감각은
 
마치 그 고집 센 아가씨를 공략할 성감대를 찾은 것 같은 희망을 주다가
 
이내 그 다음번에 다시 시들해지면서
 
명품백을 사다 바치면서도 기분 맞춰주느라 절절 매는
 
50대 철없는 사장님의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나는 rev 매칭이 생활화 되어 있어서
 
시프트업은 클러치 없이 할 수 있고
 
오토차량에서 힐앤토 할 수 있다!!
 
 
라는 분이라면 강추할만한 자동차 입니다.
 
 
 
 
520.jpeg 
 
 
911 터보 (Type 991) 입니다.
 
3800cc 트윈터보 520마력 차량으로 제원은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타봤던 차량 중엔 유일하게
 
이 차 무섭게 빠르다!
 
라고 체감이 왔던 자동차였습니다.
 
사실 y00 이니 z00 이니 해도 체감속도적인 면에서 보면
 
100cc 레이싱카트로 고속코너에 진입할 때보다는 훨씬 안전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무섭다는 느낌을 받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차가 앞바퀴가 빠질 것 같다든가 조수석에 앉아있는데 운전자가 신통치 않다든가 하는 경우 제외)
 
 
그런데 이 차는 정말 무섭습니다.
 
코너탈출 직후에 풀악셀을 하면
 
순간 피가 뒤로 몰리면서 시야 가장자리가 흐려질 정도로 가속합니다.
 
이보다 더 빨라지면 몸이 못 따라가서 컨트롤 할 수 없다는 게 느껴집니다.
 
 
다만 이 모든 조건은 고rpm 을 유지할 때만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On, off 모드가 있는 것 처럼
 
5000 rpm 이상을 유지하고 코너에서 나왔을 때와
 
3000 rpm 정도까지 떨어졌을 때 탈출가속이
 
320d m3 수준으로 차이가 납니다.
 
 
문제는 on off 가 전이되는 데 꽤 공백이 길다는 점입니다.
 
터보랙이고 나발이고 다 포기한 것 처럼 셋팅된 엔진은
 
3000 rpm 정도까지 실속해서 코너를 나오면
 
? 계속 달리게? 난 피트인 하는 줄 알았지. 좀 기다려, 풍차 좀 돌리게
 
이런 느낌으로 완전히 무드가 다운되어 버립니다.
 
 
누군가
  
"911 터보를 유지할 수 있는 건 재력이 아니라 신앙’ "
 
이라고 평한 글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이정도 가혹조건에서만 진면목을 드러내는 차를 몰려면
 
확실히 차량 트러블은 달고 살게 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신내림을 받아서 곡예운전을 해야겠죠.
 
 
또 다른 특징은 섀시 혹은 서스펜션 부분입니다.
 
다른 스포츠카들처럼 911도 굉장히 짧은 서스펜션 스트로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몰아보면 묘하게 스트로크가 다른 차 두 배쯤 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풀브레이킹을 하면
 
이만큼 내려갈 공간이 없을 텐데?
 
싶을 만큼 코를 박고 들어가고
 
가속하는 순간 확실히 뒷바퀴에 하중이 넘어간다는 느낌이 전해집니다.
 
이 와중에 좌우 쏠림 없이 파고들어가는 앞바퀴는
 
좀 전에 느낀 노즈다운의 느낌이 허상인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마치 어떤 마술로
 
하중이동을 두 배 쯤 증폭된 스펙트럼으로 보여주는 이 느낌은
 
본인이 하중을 얼마나 잘 움직이고 있는지 보다 객관적으로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차량의 이미지는 영화 아저씨의 원빈처럼
 
데일리로 탈 땐 좋은 이웃이었다가
 
신내림을 받으면 칼리아르니스의 달인이 눈을 뜨는 느낌이었습니다.
 
 
 
530.jpeg
 
 
슈퍼카 잡는 스포츠카 GT-R 입니다.
 
3800cc 6기통 530 마력입니다.
 
제로백은 911 터보와 비슷하지만 그정도로 체감이 되진 않았습니다.
 
제로백을 단축하기 위한 런치 컨트롤을 쓰면 그때부터 보증 수리 불가라는데....
 
아마 다른 리미트도 걸려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차량을 처음 탔을 때
 
몇년만에 울컥!!’ 하고 출발했습니다.
 
마치 으르르르릉....’ 하고 있다가 손 뻗는 순간 !!!!’ 하고 무는 개처럼
 
발 냄새를 맡는 순간 코를 번쩍 들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이후 가속이나 브레이킹 모두
 
무조건 예상치의 120% 란 느낌으로 날뛰는 자동차는
 
정말 트랙 위에 있는 다른 슈퍼카를 잡아먹으려고 날뛰는 사냥개 같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주행 느낌으로는 개별 차량 셋팅의 문제인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극단적인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묘하게,
 
언더가 나서 코너 밖으로 밀리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조금 더 악셀에 발을 가져가게 하는 느낌이 있더군요.
 
마치 코너 안쪽에 앵커 같은 걸 박고 있어서
 
밖으로 밀리다 보면 언젠가 코너 안쪽으로 휙 파고들 거라는 확신을 주는
 
기묘한 횡방향의 가속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 GT-R의 사륜구동이
 
그런 느낌을 주도록 셋팅 되어 있는 건 아닌가 싶네요.
 
 
차량 이미지는 핏불이나 비글 같은 느낌......
 
나 달린다!!! 으아아아아아아 !!!!!”
 
나 코너 돈다!!!! 으아아아아아아 !!!!!!”
나 선다!!! 으아아아아아아!!!!!”
 
이런 개들과 함께 숨이 턱 끝까지 차도록 뛰는 게 산책이라고 생각하신다면
 
GT-R 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정말 디자인 빼고는 다 가진 차라고 느꼈습니다.
 
 
 
560.JPG
 
 
BMW m6 그랑쿠페.
 
4.4 리터 8기통 560 마력입니다.
 
마력은 높지만 덩치도 큰 탓에 가속감이나 기민함의 임팩트는 떨어지지만
 
4도어의 5미터짜리 몸체를 생각하면 충분히 훌륭하게 움직인다고 보입니다.
 
 
솔직히 이런 차량을 타면
 
모든 차량의 성능평가 기준이 스포츠 드라이빙 성능은 아니다
 
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m3 m5 보다 확실히 비싸 보이고,
 
뒷자리도 넓고,
 
적당히 동승자한테 미안하지 않을 만큼 말랑말랑한 서스펜션과
 
엔진음이고 배기음이고 그다지 시끄럽지 않은 실내,
 
가속감은 좀 떨어져도 브레이킹은 발군.
 
나는 스포츠카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데
 
눈 떠 보니 애가 둘이고 와이프는 세컨카 구입을 반대.... 뭐 그렇다면
 
그나마 협상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카드 중 하나
 
라는 인상이네요.
 
이 차를 논하려면
 
파나메라나 같은 경쟁차종들을 좀 두루 타봐야
 
비슷한 맥락에서 비교 대조가 될 것 같습니다.
 
 
나중에 짬이 좀 더 쌓이면
 
따로 묶어서 자세히 비교해보고 싶네요.
 
 
 
562.jpeg 
 
 
 
 
다음은 최신형 슈퍼카의 대표주자 페라리 458 이탈리아 입니다.
 
4500cc 8기통 562마력 입니다.
 
F430 이 성격 지랄 맞은 섹시도발녀 였다면
 
458은 전지전능한 섹시 비서 같은 느낌입니다.
 
 
기어를 올려줘!”
 
이렇게요~♡?”
 
기어를 낮춰줘!”
 
이렇게~ 이렇게 말이죠? 전 다 알고 있어요.”
 
아흥!”
 
 
F430 이 핸들 하나 쥐어주고 나보고 어쩌라고?!
 
라는 느낌이라면
 
458은 핸들하나로 이 차를 온전히 컨트롤하고 있다는 도취감을 줍니다.
 
 
손을 엇가르는 건 고사하고
 
90도 이상 돌릴 일도 없이 타이트하게 돌아가는 핸들,
 
손가락만 살짝 펴면 닿는 패들 시프트,
 
혹시 변속시점을 놓칠가봐 핸들에 표시되는 LED 램프까지,
 
페라리 특유의 콤팩트한 조작감이
 
발바닥 바로 밑에 있는 것 같은 앞바퀴와,
 
앙칼진 엔진음과,
 
끈적하게 몸을 감싸는 가죽의 질감과 어울어져
 
드디어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난 솔직히 드라이빙스킬은 모르겠고
 
페라리고 나발이고 속 씨원~!!! 하게 나 타고 싶은대로 타련다!!!
 
라고 한다면,
 
튕기는 소개팅녀보다 언제나 도발적인 눈웃음을 짓는 비서가 필요하다면,
 
처음 핸들을 잡은 순간부터 페라리의 감동을 느껴보고 싶다면,
 
그때는 458 이 정답일 것 같습니다.
 
 
563.jpeg
 
 
마지막 차량은 SLS AMG 입니다.
 
6200 cc 563 마력 입니다.
 
타본 순정 차량 중에선 가장 고출력 차량이었습니다.
 
 
SLS 에 첫 시동을 걸었을 때 그 소름끼치는 소리는
 
지금도 생생하네요.
 
 
 
배기음으로 유명한 마세라티가 미스터 올림피아의 근육이라면
 
SLS 의 근육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신톨을 아낌없이 퍼부은
 
사람이 아닌 것 같은 볼륨감.
 
 
K-63.jpg
 
 
SLS 는 인간의 모든 욕심과, 지나침의 미학을 담은 차량이라고 생각합니다.
 
 
600마력에 가까운 스포츠카이면서도
 
럼버서포트 높이에 버킷 폭까지 조절되는 시트는
 
세단류를 통틀어 탑3 안에 꼽을 정도의 밀착감을 보여주었고,
      
손가락 하나로 돌릴 수 있는 핸들은
 
마치 노면의 피드백은 스트레스일 뿐이라는 듯
 
가볍게 걸러서 이런 게 있었습니다라고만 전해주었습니다.
      
극단적으로 뒤로 빼내서 뒷바퀴에 가져다 붙인 시트는
 
노즈다운도, G도 느껴지지 않는
 
차량의 가장 안락한 위치에 나를 올려놓았다는 느낌입니다.
 
이미 코너에서 턱인을 마친 다음에야 몸이 코너로 돌아가는 것 같은 그 지연감은
 
SLS는 저렇게 묘하게 생겼나....
 
라는 걸 단번에 이해 시킬만큼 인상 깊었습니다.
  
차가 빠르게 달리는 데
 
드라이버가 바빠야 할 필요는 없다는 여유.
 
사람들이 어떤 스포츠카를 원하던, 벤츠가 만든 스포츠카는 이렇다는 여유.
 
가장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절실하게 와닿았던 차량이 SLS amg 였습니다.
 
 
차량 이미지로 본다면
 
만화에나 나올 것 같은 무적의 근육질 보디가드 아저씨.
 
한순간 나를 가문의 부활을 꿈꾸는 오만한 츤데레 금발의 미소녀로 바꿔줬던
 
그 든든함이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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