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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에 대해서 울엄니의 말씀
게시물ID : sisa_6419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유쾌한대나무
추천 : 13
조회수 : 936회
댓글수 : 40개
등록시간 : 2015/12/31 17:45:13
우리엄마는 노영동에 가입하신 분입니다. 노무현과 영원한 동행.
아버지는 골수박정희 빠돌이구요. 두분다 58년생 개띠입니다.

10대때는 정치얘기만 나왔다하면 집안이 살얼음판이 되거나 쌈판이 됐지요.
그때마다 이해가 안 됐어요.
왜 우리집얘기가 아닌 이야기에 부모님 두분이 목숨을 걸까.

나중에 엄마한테 물었어요.
그냥 정치얘기하지 말고(518이나 박정희 등) 화목하게 지내면 안되냐고.

엄마가 그러시더라구요.

"딸. 엄마는 광주사람들한테 죄의식이 있어. 
아마 우리나이 대 사람들 대부분이 그럴꺼야. 
광주학살때 엄마는 대학생이었어. 
모든 언론매체가 통제되던 시절 암암리에 들리던 믿기 힘들만치 끔찍한 사실들.
그리고 나중에 사실로 밝혀지는 그 사실들.
그때 광주학살이 일어났을 때 20대에서 50대까지 이 나라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성인들은
아마 암묵적으로 광주에 대해서 죄의식이 있을거야.
정부에서 주도하긴 했지만 몰랐다는 죄책감. 
그리고 내가 그동안 알고 학습한 틀을 깨야한다는 무시무시함.
데미안에서 그러잖아. 알은 또 하나의 세계라고.
그 알을 깨기 위해서, 박정희정권부터 이어진 세뇌를 깨기 위해서 엄마도 무척이나 노력했어.
처음에는 부인했단다. 너무도 끔찍했으니까. 
헌데 김대중죽이기 라는 책을 처음보고 그 책을 기반으로 이것저것 자료수집을 하면서 결국 납득할 수 밖에 없었어.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건 전부 거짓이었다는 걸.
광주사태는 광주학살이었고 박정희는 그야말로 개호로잡놈이었고 전두환 노태우는 지금당장 광화문 한복판에서 
능지처참해야할 살인자들이라는 거.
딸. 아빠가 지금 저렇게 무조건 빨갱이거리는 것도, 박정희가 결국 경제살리지 않았느냐하는 것도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서야.
받아들이면 자신의 세계가 무너지는 것 같으니까.
기성세대 꼰대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거야. 나이가 들면 바뀌는 게 너무도 어렵단다"

예전에 이모가 그러셨어요.
너희엄마 술먹고 취하면서 그랬다고.
"내가 조선일보에 속았어!!"

그야말로 비명을지르다시피 그러셧대요.
베오베간 경북꼰대 글에서 댓글로 콜로세움열다가 광주에 대한 자료보고 엄마와의 썰이 떠올라 오유에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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