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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밤의 썰(안무서움 주의)
게시물ID : panic_642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한글의날
추천 : 1
조회수 : 63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2/16 22:04:34
우리 집은 반지하로 집 밖에서 보이면 문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 가족은 여름에 항상 그 문을 열어 놓고 생활을 했었다.
열어 놓아도 상관이 없었던게 어차피 밖에서는 여기에 집이 있는지 조차 모를 것이니까..

그 날도 어김없이 우리집은 문을 열고 자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열어 놓은 것 보다는 살짝 아주 살짝 덜 닫힌 정도??
아빠가 집에 항상 늦게 들어오시기 때문에 문을 잠그지 않는다는 걸 실수로 제대로 닫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엄마와 동생은 안방에서 나는 내방에서 자고 있었다.
아니 사실 잤어야 했지만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여름방학의 밤을 잠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아마 폰으로 오유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덜컹'

아! 아빠가 오셨나보다. 나는 그동안 연마해온 그 스피드로 불을 끄고 침대를 정리하고 자는척을 했다.
아빠가 거실에 계시니까 좀 있으면 엄마가 내방으로 건너 오시겠구나
이 생각을 하다가 살짝 잠이 들었다.

갑자기 이유없이 눈이 확 뜨이며 잠에서 깼다.
옆에 누워 계셔야할 엄마가 안계신다.
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니 새벽 4시...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문을 열었는데 거실 불이 켜져 있지 않았다.
이상하다;; 아빠가 들어오셨는데 어디 가셨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문이 활짝 열린걸 발견했다.
아.. 아까 그 소리가 문이 열리는 소리였구나;;
중얼중얼 문도 안닫았냐고 궁시렁 대면서 문을 닫고 화장실에 갔다와서 다시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일 나가신 엄마가 전화를 하셨다.
받았더니 지갑을 놓고 온 것 같다며 찾아보라고 하셨다.
하지만 아무리 집을 뒤지고 뒤지고 또 뒤져도 지갑은 나오지 않았다.
악세사리를 넣어 놓는 상자에서 딱 하나 있던 진짜 진주귀걸이가 사라졌다.

그 날 그 소리는 아마 도둑이었을 것이다.
문이 열려있는 집에 들어와 도둑질을 하려다가 안방에 자고 있는 엄마와 동생을 보고 그냥 보이는 것만 챙겨 나갔었나보다.
그걸 깨닫고 소름이 돋았다.

나는 항상 아빠가 돌아오시면 방문을 열고 거실 불을 켜주며 '다녀오셨어요.' 인사를 하는데..
그 날도 내가 문을 열고 불을 켰더라면 어떻게 됐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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