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직입적으로..

요리게 게시글 댓글에 어떤분이 중국산 콩나물 어쩌고 하시길래 저희 공장을 기준으로 삼아 콩나물에 대해 말해 드릴게요.

저희는 지방 소도시에서 하루 40~50시루의 콩나물과 숙주나물을 생산하는 공장입니다. 주 거래 납품처는 재래시장 도매상 혹은 식당일부구요.

 

1. 중국산 콩나물콩은 무조건 안좋다.

중국산 콩이 수입산 중에선 가장 품질(발아율)이 나은 축에 속합니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공사)에서 주로 수입하는 미국산 콩보다도 더 낫구요.

국내산 콩은 생산량이 적어 구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비싸고 품질이 좀 들쑥날쑥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콩나물 공장에선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콩나물 콩의 단가의 경우 중국산과 미국산은 kg당 3000~4000원 선이고, 국산은 수입산 대비 최소 2배이상 하는 가격입니다.

한 시루에 15000원씩 받는 저희집 입장에선 국산보단 중국산을 쓸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한 시루당 2kg 정도의 원료 콩이 들어감)

 

2. 잔류농약?

아무래도 중국산이다 보니 잔류농약 같은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재배과정상 잔류농약은 사실상 남을 여지가 없습니다. 저희 집 재배 과정의 경우 콩을 2번정도 초벌 세척을 거치고, 30여분 뒤 물에 완전히 침수시켜서 물콩을 건져내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농약이 씻깁니다. 그리곤 또 한번 세척과정을 거치고 본격적인 발아과정을 거친 다음 시루에 콩을 나눠서 안칩니다. 안치고 나서는 매일 3시간 마다 물을 주는 과정이 여름철 6일, 겨울철 8일간 반복됩니다. 세척아닌 세척만 20번 넘게 진행되는데 잔류농약이 남을 여지가 거의 없죠. 실제로 시청에서 종종 실사를 나오는데 잔류농약이 검출된적은 없었습니다.

 

3. 재배과정에서 농약을 사용한다?

엄밀히 따지면 맞습니다. 다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농약이 아니라 소독 및 살균제와 영양제입니다.

과거에 전문적인 약품이 없던 시절에는 표백제와 흑설탕으로 주로 사용했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지금은 식약청의 허가를 받은 제품을 사용하고, 그 양 또한 수십배 희석해서 사용합니다. 이 역시 콩나물 재배과정에서 물에 씻겨나가므로 안전합니다. (위와 같이 검사결과 불검출)

이건 저희 공장뿐만 아니라 전국 대부분의 콩나물 공장에서 영양제 종류만 다를뿐 똑같이 사용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단, 군인공제회에서 길러서 군용으로 납품하는 콩나물은 그런작업을 전혀 하지 않아보입니다. 군대에 납품되는 콩나물은 시중에서 나오는 콩나물과 다르게 완전 실처럼 가늘죠. 저희공장에서 일하다가 실수로 영양제를 전혀 주지 않았을때와 완전히 똑같더군요.

 

4. 굵은 콩나물이 좋은 콩나물이다?

찜용으로 많이 쓰이는 굵은 콩나물은 식감면에선 아삭아삭하게 맛있는 콩나물임은 맞습니다.

다만 콩 품종 또한 다른 콩보다 알이 굵은 것을 사용하고, 영양제가 다른 종류 대비 조금씩 더 들어간다는 점은 참고하시면 되겠네요.

 

5. 마트에 납품되는 봉지콩나물이 신선하다?

저는 이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기가 힘드네요. 마트에 납품되는 봉지콩나물은 따로 포장하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배송 및 진열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죠.(한 15년 전에 저희 집에서도 마트 납품을 하다가 남은 제품의 반품 문제와 대금 지급문제로 납품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재래시장의 경우 당일날 수량을 맞춰서 딱딱 납품하고, 길어도 그 다음날까지는 모두 소모됩니다.

그리고 콩나물은 빛을 오랫동안 쬐게 되면 콩대가리가 시퍼렇게 변하는데, 마트 제품과 재래시장에 들어가는 제품 어떤게 색깔이 노란지 판단은 여러분께서 하시면 될 듯 합니다.

 

요 정도로 마무리하며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달아주세요 ㅎㅎ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부 한마디..

콩나물 시루를 물이 잘 빠진다는 이유로 화분이나 음식물 쓰레기 통으로 가져가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거 하나에 4천원씩 합니다. 15000원에 콩나물 팔아서 6000원 재료비, 시루 4000원 빠지면 저희는 그냥 공짜로 장사하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제발 가져가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