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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성은 큰 문제가 됩니다.
게시물ID : sisa_6430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에페
추천 : 7/18
조회수 : 975회
댓글수 : 58개
등록시간 : 2016/01/03 18: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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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타 커뮤와는 다르게 오유는 존댓말을 기본 베이스로 깔고 도덕지향적인 인간상에 호의를 보냅니다.
이는 험한 말이 나오더라도 어디까지나 사람 대 사람으로서 이해가능한 수준의 욕설만 용납된다는 의미이며
지나치게 저열한 방식이나 비인륜적인 언어 사용이 절제되는 이유기도 합니다. 실제로 논쟁이 생기더라도 상대방이 끝까지 예의바르게 나오면
그 상대방에게 심한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되려 역풍을 얻어맞게 됩니다. 이 '도덕지향적'이라는 것은 그 어느 인물에서도 똑같이 작용합니다.

하지만 이게 해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공의 적"으로 낙인 찍히게 되면 그 허용범위가 확 올라가버리지요. 이를테면 독재자나 안면몰수한 범죄자나 사회적으로 끔직한 인식을 가지는 인물에 대해서는 평상시의 조심스러운 행동거지에서 벗어나 대단히 저급한 형태의 언어사용도 거침없어집니다. 상대방이 욕설을 쏟아붓거나 이성을 잃거나 하면 그렇게 "공공의 적"이 되어서 온갖 종류의 공격적인 언사의 대상이 되는 것이지요. 이런 사람들은 말그대로 [사람취급]을 못 받게 됩니다. 평상시의 조용조용하고 존댓말을 사용하는 모습들과 확연한 대비가 되지요. 그 예시는 제가 굳이 찾아볼 필요도 없이 오유 이용자라면 누구나 마음 속에 하나씩 가지고 있을 겁니다.

평상시에 그냥저냥 유머사이트에서 드립치는 사람들이고 하면 이런 건 문제가 될 일이 없습니다. 유머사이트에서 공공의 적이 나타날 일도 몇 없을 뿐더러 그렇게 공분을 끌어모으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적당히 선을 지켜가면서 좋은 이야기 하는 것이라면 "자정활동 규율이 빡세다" 수준에서 끝날 수 있었을 겁니다.

근데 문제가 있다면 오늘의 유머는 지나치게 적이 많습니다.

국가기관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솔직히 알바들이 댓글을 풀어 오유를 조직적으로 공격한다는 사실에 대해서 확신을 하지 않는 편이고, 설령 그런 징조가 보이더라도 물증이 확실하게 잡히기 전까지는 의심을 풀어놓아선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저 같이 생각하는 분들이 여론을 형성하느냐 하면 그건 아닌 듯 합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사람은 각자 생각이 있고 그걸 하나하나 제어할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공격성을 속 안에 감추고 누군가를 [사람취급] 안해버릴 준비가 되어 있는 유저들 앞에서 실제로 "공공의 적"이 무수히 드러난다는 것이지요. 여성시대니 일베니, 국정원이니, 그리고 이 사이트 내부에 잠복해 있는 [도덕적이지 못 한 짐승들]또한 많습니다. 정말로 있는가? 정말로 내 눈앞에 그들이 있는가? 그건 확신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런 정황증거가 있다고 생각되고 그런 의심을 품을만한 어느정도 이유가 주어져 있는 것도 사실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상대방에 대한 공격성이 화끈하게 올라갑니다. 평상 시엔 그렇게 도덕지향적인 이야기들이 오가다가도 공공의 적이 등장하게 되면 일치단결해서 다 같이 욕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 모습에서 누군가 "비도덕적인 행태"를 느껴서 이건 잘못되었다며 나서게 될 수도 있는데, 그런 "비도덕적인 행태에 대한 일침을 가하는 듯 보이는 비도덕적인 금수"에 대한 분노가 치솟는 사람도 등장하는 겁니다. 이런 것들이 형태를 갖추어 유저들의 머릿속에 들어차게 되면 그야말로 믿을 놈 하나 없는 [비상식적인 놈들] 투성이인 장소가 마련됩니다. 그럼 유저는 이렇게 생각하지요. "이건 용납할 수 없어" 왜냐, 도덕지향적인 사람이니까요. 그래야 하니까요. 그게 사람탈 쓰고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한 번 쯤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적들을 구별할 것이며 그러한 기준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격성"을 드러내는 것이 어떠한 문제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요. 네이버 뉴스를 가져와 의견표현을 권장하는 운동이 실행되는 동안, 스스로에 대한 사유는, 그리고 행동의 당위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잡하고 감정의 흐름에 맡기는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에도 시민운동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왜곡된 정보제공을 막는 '자발적인 참여'는 대단히 눈부신 행동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 감사의 말씀과 응원을 드리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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