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와서 술좀 마시고 잠들었다가지금 일어났네요...
새벽에 일어나서 베오베 글을 돌다가 소개팅 오유남글이 올라와 있더군요.
저도 오늘 1시에 소개팅을 했었고 친한 선배의 소개를 받아서 소개팅을 하게 되었고
키도 173정도 되기 때문에
처음엔 제 이야기인줄 알고 깜짝 놀랐으나
저의 상대분으로 나오신분은 치마를 입었었고
카페에서 만난게 아니라 역에서 만났기에 제 이야기가 아닌 것에 안도했습니다.
제가 쓰는 이 글은 그분의 소개팅남을 옹호하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니라
소개팅을 처음나간 사람의 심리도 이럴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글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베오베글의 대화와 매우 비슷했거든요.
저의 소개팅은 이랬습니다.
약속시간이 1시였기 때문에 11시에 칼기상해서 몸 씻고 면도도 깔끔하게 하고
좋아하지 않던 린스질도 하고 동기들이 저의 뿔테 안경좀 버리라고 해서
돈은 없었기에 안경테만 간신히 골라서 12시 50분쯤에 도착했습니다.
안경테만 골라왔기 때문에 앞이 잘보이지 않았고(0.3정도입니다.)
자세히 보기위해서 눈을 좀 가늘게 뜨고 그러긴 했습니다.
어쩄든
1시에 역내의 분수대에서 만나서 밥을 먹으러 가게 되었습니다.
역을 나오니 많이 복잡하기도 했고 처음만나서 두근거리기도 하고
분명 준비해간 화제가 많았는데도 말이 나오지 않았고 단답으로 하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우리의 소개팅은 파스타집으로 향했고 파스타집에서 파스타를 먹게 되었습니다.
파스타를 먹으면서 한 이야기가 딱 저의 상황과 반대이더군요.
저는 영화보는걸 좋아했기 때문에 화제가 그쪽으로 흐르게 되더라고요.
"관상봤니?"(제가 1살 더 많았습니다.)
"아.네."
(쓰고보니 베오베글과 반대군요.)
이런 대화가 오고가고 떨려서 준비해간 화제는 기억도 안나지
이야기 해보니 저랑 취미가 맞지도 않는 것 같고
( 법학과라서 혼자 조용히 공부하고 책읽고 그러는걸 좋아하는 편인데
그분은 이것저것 대외활동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둘다 단답으로 이야기 하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둘다 할말이 없으니 그분도 핸드폰을 만지시고 저도 핸드폰을 만지게 되더군요.
그렇게 파스타 집에서 1시간정도를 보내고 상대방이 그만 일어나자고 하길래
그분은 화장실에 가시고
저는 계산을 하고 윗층에 있는 남자화장실에 갔고 5분내에 내려왔습니다.
(원체 안먹던 파스타를 먹으려니 손목이 떨려서 포크를 떨었뜨려서 바지에 묻었거든요ㅠㅠ)
그렇게 상대방과 저는 후식으로 커피를 마시게 되었고
밥을 먹을 떄도 안열리던 말문 커피집에 온다고 열릴리가 없겠죠.
상대방분은 계속 핸드폰을 쳐다보시고 전 떨리니 말은 안나오고...
단답형식으로만 대화를 좀 하다가
그렇게 30분 정도 있다가 헤어졌습니다.
사실 제가 못한게 맞으니 빨리 간다는 사람 말릴수도 없고...
지하철 타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상대방에게 조심히 돌아가라고 카톡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소주좀 사다가 마시고 잠들어서 2시쯤에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이게 제 오늘의 소개팅이었습니다.
쓰고보니 그분에게도 또 미안해지고 눈물이 나려고 하니 이만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