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호~, 그런 방법이 있었군"하고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며칠을 벼르다가 어제 과일가게를 들를일이 있어 그 방법을 떠 올리고는 비장한 마음으로 배운내용을 되집으며, 실행을 했드랬죠.
이제 몇 시간후면, 이빨을 시큼하게 해줄 얼음바나나를 먹겠구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마음은 들떴습니다. 그리곤, 몇 시간을 기다렸다가, 바나나를 꺼냈습니다. 맑은 노란색이던 바나나는 얼면서 거무튀튀하게 변했더군요. 뭐, 어차피 껍질을 먹을것은 아니니까 괜챦겠지 하면서 약간 녹기를 기다려 껍질벗기기를 시도했습니다.
근데, 이게 웬일, 껍질과 속알맹이가 함께 얼어서 좀처럼 분리해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시다시피 바나나껍질은 섬유질로 구성되어 있어서, 벗겨내어도 실처럼 조금씩만 벗겨질뿐, 속알맹이에 끝까지 붙어있는겁니 다. 마음을 다시 진정시키고, 껍질이 완전히 녹기를 기다렸습니다.
아, 이럴쑤가. 세상에 껍질이 다 녹자, 내용물도 녹아서 흐믈거리는것이 숟가락으로 떠먹을수도 없는것이. 진득진득하니 흘러 내리고 있는겁니다.
비로소, 저는 그 여자후배에게 완전히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속으로 욕이 튀어나올려고 하는것을 겨우 참았습니다. 나중에 만나면은 이 질퍽거리는 바나나아이스크림을 얼굴에 떡칠을 해 주고 싶었습니다.
이 요리법은 사기입니다. 더 이상 저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단, 한가지, 껍질을 벗기고 얼리는 방법은 있을수도 있겠군요. 혹시라도 시도하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껍질을 벗기고 제조하는 방법을 권하고 싶지만, 이 역시 녹는 과정에서 질질흐르는 것은 어차피 해결이 안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