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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편돌이의 일상1
게시물ID : freeboard_7188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로버트콜만
추천 : 4
조회수 : 34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10/08 05:30:00
한사람의 이야기를 또 듣고있다.
사업을 3번 말아드셨지만. 배우고 해왔던 일이 건물을 짓는 일이라, 이번에는 조금 규모를 작게해서 인테리어 사업을 시작하셨다는 사장님.
머릿속에는 이미 건설은 하양세인데.., 라고 맴돌고 있지만 입밖으로 말하진 않는다. 그 업계에 있는 사람이 모를리가 없으니까.
이러한 분일거라 예상은 했었다. 기본적으로 사람을 부릴줄 안다는 인상때문이였다.
예를 들면, 지금 내 앞에 놓인 음료수이다. 1+1상품을 사서 하나를 건네받고. 어느새인가 이분에게 붙들려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을떄.
내가 말렸음을 꺠닫고 헛웃음을 지었고. 이 분이 사람을 자기마음대로 유도하는게 가능한 사람이란걸 알 수 있었다.
이야기는 자신의 말에서 어느새인가 너도 그렇게 살란말야 짜샤.. 로 넘어가고 있었다.
따분함과 불편함이 공간을 지배할때쯤, 사장님이 전화를 받고 다시 사무실로 향하신다.
편의점일을 시작한지 2달째지만, 여전히 이런 사람들을 응대하는건 쉬운일이 아니다. 내가 자라온 환경에서 마주할 수 없었던 다양한 사람을 만날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용하는 단어하나도 서로 이해하는 바가 다르고. 관심하는 바도 다르다. 같은 나라, 같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지만 어찌나 이렇게 다른지 모르겠다.
차라리 산수같으면 참 편할텐데. 카운터에서 계산을 해주면서 혼잣말을 했다.
물건을 받고, 물건값을 이야기하고. 돈을 받고. 거스름돈을 건네어준다. 이 사이에는 어떠한 오해도 생기질 않는다.
다른 한편으로는, 부딛힘이 있기에 사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숫자같은 일상이라니. 이 얼마나 숨막히는 삶일까. 모든게 딱 떨어지고 잘 돌아가면 그것만큼 재미없는 일도 없을 것이다. 맞는게 하나 없다가 맞는 순간의 쾌감은 아무 흥분되는것 아닌가.
좋아하던 사람들중, 나를 좋아해주던 한사람을 만났을떄. 그 마음을 확인했을떄의 두근댐이 문득 떠올랐다. 곰곰히 추억을 되짚다가, 나지막히 한마디를 내뱉는다.
"나쁜년.."

손님이 없는 5시. 앉아서 딱떨어지는 삶과 부딛힘이 있는 삶을 혼자 생각해봤다. 우린 어느삶을 추구해야할까 하면서.
한국정치는 아무래도 후자쪽일테다. 뭔가 하나도 이치에 맞는게 없다시피하다. 답답하다. 속터진다. 속터지는 과정과 속터지는 결말을 계속 맞이하고 있다.
내 삶에 이 속터짐과 딱떨어짐이 어우러질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런 생각을 하며 분리수거를 한다. 캔대로. 플라스틱대로. 유리병대로.
속터지는 삶도 이렇게 정리가 잘되면 좋을텐데 하면서.
그렇다. 이정도가 딱 좋은것 같다.
속터지는 정도가, 아직 정리할만해 보이는 희망있는 현실에. 더러워지는걸 두려워하지 않는 달려듬 아닐까. 하면서.
우리의 문제도 이랬음 좋겠다면서 한숨을 푹 내뱉어본다.
속터지는 현재를 모두가 공감하고. 모두가 협력해 해결하는 삶을 언제쯤 경험할 수 있을까.
낑낑대며 분리수거한 쓰레기, 음식물들을 버리고 다시 편의점으로 향한다.
이른새벽부터 옆에있는 골프연습장에 사람들이 벌써 몸을 풀고 있다.
부지런하시구나 하며 아주머니의 스윙폼을 구경하며 편의점에 오고 보니, 어느새 하늘의 푸른빛이 눈에 들어왔다.
아. 아제 다시 아침이구나. 하며 내 근무시간이 끝나감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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