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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돌이의 일상2
게시물ID : freeboard_7190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로버트콜만
추천 : 0
조회수 : 21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0/09 03:10:51
우리 가게에는 테이블이 3개가 있다.
하나는, 건물기둥쪽에 붙어 비를 맞지않는 자리이다.
이 테이블에 앉는 손님은 보통 정기적으로 오시는 손님이 대부분이다. 홀로 매일 맥주3캔, 자가비하나. 혹은 커피한잔.
외국인노동자. 가정집. 부자의 숨겨둔 애인. 술집 아가씨, 호스티스등 다양한 인간군상이 있지만.
이 자리를 이용하는 사람은 하나같이 얼굴에 가득 고독을 가지고 있다. 어떠한 대화를 원하지도 않고. 그저 그 맛. 혹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인 것이다.

또 한자리는 천막의 아래자리로서, 오늘처럼 비가오는 날이면 한사람은 비를 맞게 되어있다.
이 테이블에 혼자오는 사람은 누군가를 기다린다. 혹은 나를 부르기도 한다.
홀로 있는 시간에 멍하니 있는 손님들의 표정은, 사뭇 메말라 있다.
그 누구도 천막 바깥의 의자에 앉지 않는다. 모두 천막 아래에 앉아, 무엇인가를 말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한자리는 천막 안쪽의 자리이다. 이 자리는 두자리 모두 비를 맞지 않는다.
특유의 포근함이 있는 것인지, 홀로온 손님은 오랜시간을 보내거나, 술손님은 잠을 자기도 한다,
두사람이 앉는다면 오랜친구, 혹은 단체손님일 경우가 많다.

자리가 사람의 성격을 규정하지는 않을것이다. 하지만 이 차이를 만들어내는건 다름아닌 '빛'이다.
바깥에는 별다른 조명이 없다. 세자리 모두 이 가게에서 나오는 빛을 조명삼아 식사와 시간을 해결하곤한다.
아무래도 사람은 자신의 감정에 맞추어 어떠한 공간에 머물기를 원하는것 같다.
홀로 바깥에 나와봤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어, 어쩔줄을 모르는 직원을 응원하는 회사 동료들의 왁자지껄함.
새벽에 스포츠 자전거를 세워두고 커피한잔을 즐기는 할아버지.
사무실 사장님이 핏줄을 세우고 계산기를 두둘기고 있다. 우앗. 무서워라..
어김없이 말씀하신다.
'야! 마실것좀 가져와. 술깨는걸로!'
또 외상이겠지.. 투덜대며 헛개차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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