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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고양이는 커서 인간이 됩니다
게시물ID : readers_91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르다
추천 : 5
조회수 : 25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0/09 03:10:52
아빠가 웁니다.
아빠는 내가 좋아하는 참치도 하루에 몇 번이나 주었지만 난 못 먹고 토해냅니다.
"오래 살지 못할거야."
아빠와 삼촌은 나를 옆에 두고 이야기합니다.
아마 내가 알아듣지 못하리라 생각하는 듯 합니다.
그것은 그들이 나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아는 채 않은게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섭섭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미안합니다.
좀 더 표현할 걸. 손톱 내밀지 말 걸. 바쁠 때 앵기지 말 걸. 잘 씻을 걸.
잘 때 안아주면 피하지 말 걸.
아빠는 아픈 나를 안아주지 않습니다. 내가 평소 싫어하는 표현을 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아빠한테 안기고 싶어요.
하지만 나는 나를 쓰다듬는 아빠의 손가락을 물려고 듭니다. 
평소처럼, 다른 날과 같은 날처럼 말입니다.

난 알고 있습니다.
나는 이제 곧 인간이 됩니다.
아기에서 청년으로, 청년에서 중년으로, 중년에서 노인이 되는 것처럼.
이 성장통이 끝나면 인간이 되는 것입니다.
내가 인간으로 큰다면
아빠가 한창 바쁠 때 옆에서 도와주고 같이 앉아 밥도 먹고 여행도 다니고 싶습니다.

아빠는 근데 울고 있습니다.
이제 곧 사람이 되서 두 다리로 걸어다니고 글도 쓰고 싶습니다.
우리 아빠 외롭고 불쌍한 사람인데 
자꾸 우는 모습에 맘이 아픕니다.

자꾸만 잠이 옵니다. 아빠 냄새를 가득 맡고 싶습니다.
나는 아빠를 향해 두 손을 허공에 뻗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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