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우 고려대 전 총학생회장은 6일 페이스북에 띄운 글에서 “어제 고용노동부 청년고용기획과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노동개혁과 관련해 청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했다”며 “담당자가 ‘내부보고용 자료인데, 인터뷰 내용은 정해서 드릴 것’이라고 해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고 밝혔다. 서 전 회장은 이어 “나는 현 노동개혁에 찬성하지 않을뿐더러 고용노동부로부터 정해진 틀로 인터뷰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거절했다”고 덧붙였다.그런데 고용부는 하루 뒤인 6일 서 전 회장한테 “노동개혁이 한시라도 빨리 마무리돼 청년들에게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으로 미리 짠 인터뷰 각본을 문자메시지로 보냈다. 지난해 12월 임기를 마친 서 전 회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본인들이 정해진 틀대로 해달라고 하는 것은 인터뷰라고 보기 어렵지 않냐”며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실천하겠다’는 정부 표어와 모순적일뿐더러 비논리적인 인터뷰 내용을 보니 헛웃음이 나오더라”고 비판했다.고용부는 서 전 회장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의 전직 총학생회장한테도 같은 요구를 했다. 심민우 홍익대 전 총학생회장도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나도 어제 같은 전화를 받았는데 ‘노동개혁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내용으로 인터뷰를 요청해 느낌이 좋지 않았다. 나는 노동개혁에 대해 시각이 다르고 찬성 인터뷰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고 말했다. 심 전 회장은 “고용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하기보단 개혁이란 이름으로 마치 노동개혁이 되면 일자리가 엄청나게 창출될 것처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포장된 목소리를 내부보고 한다는 게 한심하다”고 말했다.고용부가 전화를 돌린 대상은 지난해 6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주최한 ‘청년일자리 타운홀미팅’에 참석한 대학 총학생회장, 학보사 편집장 등 4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현옥 고용부 청년고용기획과장은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