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동물들이 자폐증의 일반적 증세로 알려진 정형행동을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정형행동이 비좁은 우리 안에서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동물들의 정신적 장애라고 보고 있다.
건국대 수의학과 김진석 교수는 “정형행동이나 상동증은 학술적으로 ‘반복적이고 지속적이지만 목적이 없는 행동’을 말한다”며 “동물이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 보니 지속적인 스트레스나 고통·통증에 노출될 때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정형행동은 나중에 자연적인 행동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어도 평생 지속되는 경향이 높다”며 “정신적 장애에 의한 행동장애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원은 흔히 관람객들이 우거진 숲과 동물들을 보며 즐거워하고, 아이들의 감수성을 키우는 공간이다.
하지만 동물의 입장에서 본 동물원은 거대한 감옥이자 정신병동이었다.
전 대표는 “비좁은 우리에서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멀쩡한 동물도 미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야생에서의 행동반경에 비해 턱없이 좁은 우리, 관람객에게 수시로 노출되며 받는 스트레스, 놀잇감도 없이 멍하니 시간을 보내야 하는 환경이 동물들을 고통스럽고, ‘미치게’ 만든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