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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뒷북/죄송요;;;] 축의금 1만3천원과 사과한봉지...
게시물ID : lovestory_646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산토리아빠
추천 : 3
조회수 : 89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3/15 20:01:30


오늘 제 아내의 학창시절 친구의 결혼식을 함께 다녀왔습니다.

조금 늦게 도착하기는 했지만, 기쁜 마음으로 행복한 결혼을 축하해주었네요.

맛 있는 식사도 하고,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이야기'라 쓰고 '뒷담화'라 읽는다.)를 나눈 아내는 무척 즐거운 시간을 보낸듯 합니다.

저도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네요. ^^


오늘 식장을 가보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축의금의 금액으로 고민을 하는 모습을 우연찮게 엿보게 되었습니다.

"우리 결혼식때 얘가 얼마 냈었지?"

"둘이 와서 얼마면 너무 적은거 아냐?"

"그래도 걔도 우리때 얼마만 냈단말이야..."

등등....

남의 얘기입니다.(라고 적고 우리 얘기가 아니라 마음속으로 부정해봅니다. ㅡ.ㅡ;;;;)







아내를 집에 모셔다드리고(?) 일하러 나왔습니다.

잠깐의 여유에.. 오래전 인터넷에서 주워 읽었던 글이 생각나더군요...

다시금 그 글을 찾아 읽어봅니다.

눈물이 납니다.... (감성적이지 않습니다. 그냥 눈물이 헤픕니다. ;;;; - 버스에서 이어폰으로 바이브의 '해운대'를 듣다가 울기도 합니다.. ㄷㄷㄷ;;;) 




물론 중복이고.. 뒷북이라.. 100% 장담하지만...

욕 먹을 각오로 다시금 올려봅니다...




오늘은 부랄친구들에게 전화나 한통씩 해 볼라합니다....








-----------------(중복 예고선)--------------------------








1234.jpg



'행복한 고물상'의 저자 이철환 님의 실제 겪은 이야기라고 합니다.
친구간의 우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가장 친한 친구가 리어커 사과장수인데.. 친한 친구 결혼식에 장사 때문에 가지 못하고..
아내를 통해서 축의금 1만3천원과 사과 한봉지, 편지를 보냈는데.. 그것을 받은 친구가 
마음이 아파서 눈물을 흘리는 그런 내용이네요.



 <가장 친한 친구가 보내준 축의금 1만 3천원과 사과 한 봉지>



10년 전 나의 결혼식이 있던 날이었다. 




결혼식이 다 끝나도록 친구 형주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이럴 리가 없는데... 정말 이럴 리가 없는데...’ 


식장 로비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형주를 찾았다. 


 


형주는 끝내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때 형주 아내가 아이를 등에 업고서 토막숨을 몰아쉬며 


예식장 계단을 허위적 허위적 올라왔다. 


“철환씨, 어쩌죠. 고속도로가 너무 막혔어요. 예식이 다 끝나버렸네.” 


 


초라한 차림으로 숨을 헐떡이면서 땀을 흘리며 


나타난 친구의 아내가 너무 안쓰러워 보였다. 


 


“석민이 아빠는 오늘 못 왔어요. 죄송해요.” 


친구 아내는 말도 맺기 전에 눈물부터 글썽였다. 


 


엄마의 낡은 외투를 덮고 등 뒤의 아가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친구의 아내를 통해 친구가 보내온 편지를 읽었다. 


     


 


철환아, 형주다.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만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커 사과장수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할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석민이가 오늘 밤 분유를 굶어야 한다.


철환이 너와 함께 할 수 없어 내 마음이 많이 아프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 종일 추위와 싸우며 번 돈이 만 삼 천 원이다.


하지만 슬프진 않다. 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을 너와 함께 읽으며


눈물 흘렸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기에 나는 슬프지 않았다.


  


아지랑이 몽기몽기 피어오르던 날


 흙 속을 뚫고 나오는 푸른 새싹을 바라보며 너와 함께


희망을 노래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나는 외롭지 않았다.


 


사자바람 부는 거리에 서서 이원수 선생님의 ‘민들레의 노래’를


읽을 수 있으니 나는 부끄럽지도 않았다.


 


밥을 끓여 먹기 위해 거리에 나앉은 사람들이 나 말고도 많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철환이 장가간다....  철환이 장가간다.... 너무 기쁘다.”



 어젯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밤하늘의 
오스스한 별을 보았다. 
개밥그릇에 떠 있는 별이 돈 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 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 들려 보낸다.


지난 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 가서 먹어라.


 


철환아, 오늘은 너의 날이다.


마음껏 마음껏 빛나거라. 친구여....


 


이 좋은 날 너와 함께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해다오.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다.


  


- 해남에서 형주가 -


====================================================================


 


편지와 함께 들어 있던 축의금 일만 삼천 원....


만 원짜리 한 장과 천 원짜리 세장.... 
형주가 어젯 밤 거리에 서서 한 겨울 추위와 바꾼 돈이다.


 


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한 개를 꺼냈다. 
“형주 이 놈, 왜 사과를 보냈대요. 장사는 뭐로 할려고.....”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새 신랑이 눈물을 흘리면 안 되는데.....


다 떨어진 구두를 신고 있는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할 텐데..... 이를 사려 물었다.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 형주가 마음 아파할까 봐,


엄마 등 뒤에 잠든 아가가 마음 아파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버렸다.



사람들이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가운데에 서서... 
행복한 고물상의 저자 이철환 님의 실제 이야기랍니다. 


 


 


출처: 좋은사람 좋은글 월간지 2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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