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자주 들르는 '까칠부' 라는 닉네임을 가진 블로거의 글을 접하고서
머리에 스파크가 튀어서 이렇게 글을 퍼왔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나시면 안철수가 왜 자꾸만 모순덩어리처럼 보이는 행보를 가는지 이해하시는 데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첫 글로 '안철수는 계급갈등을 이해하지 못 하는 사람' 이라는 주장을 세웠는데
이 분은 제 주장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새정치를 거의 완벽히 이해한다고 보여집니다
저는 이 분이 대한민국 어느 정치평론가보다 훨씬 뛰어난 안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짧지 않지만 꼬오오오오옥!! 한번씩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의당 영입인사들을 보면서...
문득 안철수가 자신의 새정치를 말하며 언급한 '전문성'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되었다. 하기는 이공계다. 사실 프로그래머에게 인성이란 그렇게 크게 상관할 바가 못된다. 주어진 시간에 주어진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만 있으면 되지 그 이상의 정직함이나 성실함까지 요구한다는 것은 무리다. 사람 살리라는 의사인데 사람만 잘 살리면 되는 것이지 그 이상 무엇을 요구하겠는가.
당시 아직 새정연에 몸담고 있으면서 비리와 관련해서 기소만 되어도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특정한 몇몇 강력범죄를 제외한 모든 대상에게 제한없는 경선을 치르자는 오픈프라이머리도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 이번 '국민의당'이라는 당명을 발표하면서 함께 공개한 영입인사들을 보더라도 결국은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했는가의 여부만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설마 몰랐을 리 없다. 그렇게 언론에서 시끄럽게 떠들었고 당사자의 이름만 인터넷에서 한 번 검색해봤어도 모를 리 없는 전력들이었다. 더구나 그나마 문제가 되어 입당이 취소된 3사람을 제외하고도 나머지 가운데 한 사람은 국정원 선거개입과 관계가 있는 인사였다.
정치는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 경험을 두루 갖춘 전문적인 인사들이 해야만 한다. 오로지 그 전문성만을 본다. 어디서 무엇을 배웠고 어떤 분야에서 어떤 활동들을 했었는가가 무엇보다 중요한다. 그것이 얼마나 옳은가, 어떤 문제들이 있었는가는 둘째 문제다. 바이러스를 만들어 수많은 컴퓨터를 파괴했어도 그 실력만 인정받는다면 얼마든지 거대기업이나 국가기관에서 막대한 연봉을 받으며 일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안철수의 인물론과도 통한다. 그런데도 어째서 새정연의 - 아니 친노와 운동권에 대해서만 엄격했는가. 그들에게는 전문성이라는 것이 없다.
남들 공부할 때 데모나 하고 돌아다녔다. 남들 유학도 갔다오고 취직해서 기술과 경험을 쌓을 때도 정부에 반대하느라 경찰과 드잡이질이나 하고 있었다. 심지어 제대로 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만 경우도 적지 않다. 그에 비하면 남다른 학력에, 경력에, 능력에, 그런 인물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게 된다면 얼마나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원래 안철수에 대해 국민들이 기대하는 것도 그런 것이다. 2007년 당시 이명박에게 기대했던 것도 그런 것들이다. 기업인으로서도 크게 성공한 그 실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나라와 국민들을 위해 큰 일을 해달라. 그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정치란 것을 해야만 한다.
사과하고 물렸다고 끝이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아무리 정치에 관심이 없었어도 모를 리 없다. 아주 조금이라도 영입하려는 대상들에 대해 검증해보려는 생각만 있었어도 어떻게든 알게 되었을 것이다. 괜찮을 것이라 여겼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지 않았다. 아니 아예 적대적이었다. 논란이 일었어도 최대한 자신이 영입한 대상을 믿어주고 지켜주려 했던 더민주에 비해서 행동이 너무 빠르다.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최소한의 시도나 노력도 없이 바로 행동에 들어가 버린다. 무엇을 말하겠는가. 그리고 국정원의 선거개입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 증인으로 청문회에 출석해서 쪽지를 주고받았던 당사자는 여전히 입당자로 남아 있다. 그것은 전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몇 번이나 당을 박차고 나가 당적을 바꾸었다. 그리고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합당 등의 형식을 띄며 돌아와 당권을 잡았다. 정치인으로서 도의를 저버린 행동이다. 정당이란 유권자와의 약속이다. 한두번은 그럴 수 있다. 도저히 정당의 이념과 지향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행동들을 반복한다. 범죄는 아니지만 정치인으로서 해서는 안되는 파렴치한 행동인 것이다. 역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가이 맞는다.
하기는 새정연을 박차고 나가 자신만의 정당을 만들면서부터 더이상 안철수나 그 지지자의 입에서 새정치라는 말이 들리지 않고 있다. 현실이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현실정치를 하려면 어느 정도 타협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런 식으로 문제삼으려면 걸리지 않을 인물이 어디 있겠는가. 새정연에 몸담고 있을 때도 그리 말했다면 지금과 같은 분열상은 없었을 것이다. 아니 이제 분열이 아니다. 입당하는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더이상 야권이라 부르리도 어색하다. 최소한 야권과는 분리된 제 3의 세력이다. 결국은 친노와 마찬가지로 야당이기에 문제삼은 것이었다.
김종배가 아무래도 정확히 본 모양이다. 안철수가 말하는 새정치란. 안철수가 추구하는 자신만의 정치란. 모순되지 않는다. 오히려 한결같이 일관되다. 실력과 경험을 두루 갖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정치다. 각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해 행해지는 전문적인 정치다. 그 앞에 개인의 도덕성은 그렇게 크게 의미가 되지 않는다. 주제도 되지 않는 것들에게만 문제가 된다. 주제도 안되는 더민주와는 더이상 연대란 없다. 충분한 실력과 경험, 명성만 있다면 가리지 않고 연대할 수 있다. 역시 전혀 한결같고 일관되다.
선거에만 이기면 모든 것은 해결된다. 총선에서 지더라도 대선만 이기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 역시 지극히 합리적인 판단이다. 정치란 기술이다. 지식이고 경험이다. 옳고 그름은 오로지 선거의 승패에서 갈리게 된다. 국정원을 비롯한 공권력의 선거개입조차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 이길 수 있으면 이긴 것이다. 진 것은 진 것이다. 새삼 야권으로 묶으려는 시도들이 미안해진다. 확실히 탁월하다. 이해했다.
출처 | http://blog.daum.net/goorabrain/37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