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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이 좋아하는 장석남시인의 시 한 편
게시물ID : readers_92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눈을감아요
추천 : 3
조회수 : 55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10/10 23:46:38
물의 여정

장석남

어느 호젓한 돌 틈서리에서 생겨나서
한동안은 해와도 달과도
또 한동안은 팬 고사리 그림자와도
겸상을 하고 앉았다가
출출한 낯으로
등허리엔 야윈 빛들을 태우고 남몰래
국경을 넘어가는 노역이여
어미 아비가 간 길을 그리 그렇게
형제와 자매와 손 붙들고
어깨동무 혹은 강강술래로 꾸며가는
물의 여정이여

한겨울 시퍼런 얼굴을 씻는 절간 수좌의 손가락 사이에선
그만 냉기도 성씨도 놓고 마는,
이민자가 되는



-시집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에서

.
장석남시인의 시는 제가 느끼기엔, 자연의 소재가많아서 소박하다 싶으면서도 다채로운 표현 덕에
항상 신선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사실 다른 시인 분들 시를 읽어본 적이 많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ㅋㅋ


읽다가 나누고 싶어서 가져왔는데 시 전체를 올리는 게 혹시 문제가 되나요?
알려주시면 수정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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