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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주의] 회사, 오유, 집, 회사, 오유, 집...
게시물ID : freeboard_7195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가을장마
추천 : 1
조회수 : 36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0/11 02:14:49

퇴근하고 이제 집에 왔습니다. 새벽 1시 반. 종종 하는 야근인데 처음에는 그렇게 싫다가
이제는 일찍 퇴근하면 뭐하나 싶은 마음까지 듭니다.
그렇게 많던 친구들은 다 뿔뿔이 자기 살길 찾아서 떠나고 가끔 오는 연락도 안부 반, 부탁 반입니다.
짬나는 틈틈이 한다는 건 오유 눈팅이 전부네요.

세상에 나와보니 기대했던 것보다 실망하는 것들이 많고
너무 많은 유혹들과 또 너무 쉽게 부패하는 모든 것들이 위태롭게 공존하는,
아슬아슬한 줄타기 같은 인생만 남은 느낌입니다.

삶의 반경은 자꾸 좁아져서 이제는 회사-집 만 남았고
스트레스 푼답시고 안부를 묻는 답시고 하는 건 술, 술, 술.
마지막으로 사랑을 해본 건 또 언제였나 싶습니다.
취업난을 뚫고 이제는 웃고 즐기는 일만 남을 줄 알았는데
더 외롭고 쓸쓸해지기만 하네요.
그나마 그런 감정들에도 무뎌진게... 안타까운 생각만 맴돕니다.

직장 동료들이라고 해봐야 안이든 밖이든 만나면 결국 또 일 얘기고
어쩌다 하는 소개팅이라고는 짧은 시간에 감정 소모가 너무 큰 탓인지 쉬 지쳐버리고,
비즈니스 관계는 말 그대로 비즈니스를 빼곤 뭐라 할게 없는...
혼자서 뭐라도 해보겠다고 여행도 가고 책도 읽고 영화도 보지만 잠깐일 뿐입니다.
저같은 직장인들 많겠지요, 감정의 과잉이 부러울만큼 천천히 소멸해 가는 매일...

낯선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는게 점점 더 어려워 집니다.
편하게 둘러 앉아서 같이 식사를 하고 소소한 농담따먹기에서 이런저런 세상돌아가는 만사들을
나눌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네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는데도 말 한 마디 걸 존재가 이렇게나 적다는 건 늘 아쉬운 일이에요...

마음같아서는 근처 직장인들끼리 한번씩이라도 모여서 따뜻한 밥한끼, 차한잔 하고 싶네요.
그냥 오유인들이라면 좋지 않을까, 문득 돌아오는 택시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목질은 망조에 지름길이라기에 희망사항일 뿐이지만
점심시간 그 큰 대로변에 서 있는 비슷한 표정들의 많은 직장인들 중에서
사람과 인정이 고픈 오징어들이 있지 않을까. 당신들도 나랑 비슷할텐데,
저나 당신이나 꿋꿋한 척 그럴듯한 표정으로 서있는거 다 똑같을 텐데...
그래요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도 수고 많았습니다! 잘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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