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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인간에 대한 상상
게시물ID : freeboard_1835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無無
추천 : 1
조회수 : 36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5/10/09 03:14:02
어느 식물인간이 된 아내를 돌보는 할아버지의 기사를 읽고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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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SBS ‘세상에 이런 일이`에 소개된 한 할아버지의 끝없는 아내 사랑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 

방송에 따르면 한일산(66)씨는 식물인간 아내 김복례(65)씨를 8년 째 돌보고 있다. 그동안 한씨는 아내가 깨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모든 정성을 다해 아내를 돌보고 있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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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식물인간이 된 아내를 돌보는 할아버지의 기사를 읽고 
글을 쓴다. 

나는 어느 감동적인 이야기를 하려는게 아니다. 
현실적인 인간의 고통을 이야기하려는것이다. 
또한 의학적인 윤리,생명윤리와도 상관이 있겠지만 
현실적인 지옥 혹은 아픔에 대한걸 말하고 싶다. 

글을 읽고있는 당신이 

갑자기 다리 한쪽이 마비가 되었다고 치자. 
그때부터 당신의 인생은 달라진다. 
일단 장애인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우며 
24시간 내내 불편함은 당연하고 인생관마저 달라지며 
평생 우울함에 시달리게 된다 물론 극복하며 사는사람도 있지만 말이다. 

그래도 자신의 의지를 표현할 수 있고 말도 할수 있고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충분한 사회생활도 할 수있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식물인간이라면 당신이 만약 식물인간이라면 어떤기분일까? 

어느날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하여 뇌를 다쳐 전신마비가 되었다 
말도 할수없고 할수있는건 눈알돌리기 깜빡이기밖에 할 수없게 
되었다고 하자.. 

당신의 느낌은 어떻겠는가? 

일단 식물인간이 되어보지않는 이상 느낌을 알 도리는없다.. 
최첨단과학으로도 알수가 없다..어떤 고통을 겪는지 
어떤 느낌인지.. 

식물인간이면 인지기능과 생각하는 능력,의식적인 반응능력이 
없다고 의학에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증명할것인가.. 그가 어떤 느낌일지 
조금이라도 느낌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고통을 느낀다면 말이다... 
최첨단 과학으로도 알수가 없다 내자신이 식물인간이 되어보지 않는이상.. 

나는 절대로 그가 행복하다고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매우 고통스러우리라 상상한다..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영역에서.. 
다른 형태의 지옥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위와같은 기사를 볼때마다 소름이 끼친다.. 

상상할 수없는 지옥의 상태를 몇년 혹은 몇십년동안 유지하고 있다.. 

간병하고있다? 다시 깨어날때를 꿈꾸며? 

이건 또하나의 엄청난 폭력이 아닐까? 
살아있는자의 꿈? 혹은 희망을 위해 식물인간, 
의지를 말할수 없는자에게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생각과 행동으르 
무지막지한 폭력을 휘두르는건 아닐까? 

차라리 깨끗하게 보내주는게 미덕이 되지 않을까? 

몇해전 브래드피트 주연의 "세븐"이란 영화중에 이런장면이있다.. 
내용은 기억이 안나고 브레드피트는 한 침대에 놓여있는 
시체를 발견한다.. 살들은 썩어가는 냄새가 날정도였다.. 
손수건으로 코를 막고 주변을 검사하는도중 
죽어있는줄 알았던 시체가 기침을 한다.....살아있었던 것이다.. 

피해자는 몇백일? 동안 사지를 묶인채 영양주사 혹은 먹여주는 
식사로 연명하며 죽음아닌 죽음상태로 살아있었던 것이다.. 

상상할수 있는가? 나의 사지가 묶여 전혀 움직일 수 없고 
혀는 잘려서 말도 할수 없고 소리도 낼수 없는 상황에서 
난 죽을수도 없다.. 같은 곳을 바라봐야 하고 목도 돌릴수 없다. 
침대와 닿아있는 피부는 욕창으로 문드러지고 썩어간다. 

엄청난 고독과 절망같은 지독한 시간과의 사투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시간 시간 시간들..... 
죽음의 고요도 맛볼수 없는상태 

차라리 죽음의 희망이라도 주어져야할 순간순간들.. 
그런 시간을 몇년? 몇십년? 

상상만 해도 치가 떨린다... 


영화의 그런상태와 식물인간의 상태는 같지 않을것이다.. 
하지만 또다른 형태의 지옥이란건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것 같다.. 

난 식물인간이 되어보지 않았기에 정확한 말은 할 수없다.. 
하지만 또다른 형태의 지옥속에서 살아있을 
수많은 식물인간분들을 생각하며 
또 그들을 간병하는 간병인들을 생각하며 
공포에 젖어가기만 한다... 

난 저런 기사를 볼때마다 

간병인의 지극하고 간절한 간병의 수고와 감동 이전에 
혹시나 식물인간이 겪고있을 상상할 수없는 
고통이 있을까봐 공포에 젖는다.. 

제발 나의 상상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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