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마을에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가 있었다.
성격은 이상했지만, 재주가 좋아서 그림을 많이 그렸다.
어느 날 화가는 영주에게서 최고의 그림을 그리라는 명령을 받게 되었다.
영주는 화가가 자신만의 독자적인 그림에 관한 자부심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러 예술가의 영혼을 흔들게 하는 표현으로 최고의 그림이라는 도발을 한 것이다.
완벽주의자였던 화가는 훌륭한 그림을 그리려는 마음에 미치고 말았다.
어떤 때는 제자를 묶고 몸에 뱀을 올려서 공포에 떠는 모습을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납득 할만한 작품은 완성되지 않았다. 뭔가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화가는 고민 끝에 자신의 딸을 그리기로 했다.
화가에게, 딸은 유일하게 마음 놓을 수 있는 존재였다.
다른 사람들이 [평소에는 귀신 같은 남자인데, 딸 앞에서는 부처가 된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딸은 당연히 주위 평판도 좋았고, 성격도 상냥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그림을 즉석에서 그려 보겠습니다.]라고 화가가 영주에게 제안했다.
영주는 과연 어떤 것을 그릴지 흥미진진해하며 화가를 지켜보았다.
그러자 그곳에 나타난 것은 소달구지였다. 달구지가 보기 좋은 장소에 멈췄다.
그러자 화가가 달구지에 불을 놓도록 명령했다. 그러자 불은 순식간에 번져갔다.
그때 갑자기 안에서 비명이 들리기 시작했다. 딸의 목소리였다.
활활 타는 무너진 달구지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고통스러워하는 딸의 모습이 보였다.
모두가 아연실색하는 가운데, 딸이 타 죽어 가는 모습을 눈물을 흘리며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완성된 그림은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완성품을 영주에게 바친 화가는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 자살.
화가의 딸이 죽는 모습을 보던 영주는 미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