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카타르 알이티하드 클럽으로부터 감독직 제의를 받고 있는 브뤼노 메추 감독이 자신이 놓은 덫에 걸린 꼴이 됐다. 메추 감독이 연봉 200만달러(약 24억원)의 러브콜을 보낸 카타르 알이티하드 클럽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현 소속팀인 UAE 알아인 클럽과의 이적 절차를 위반해 발목이 잡힌 것이 확인됐다.
대한축구협회의 가삼현 국제국장은 3일 "현지 언론에서도 보도가 된 사안이지만 메추가 카타르의 클럽팀으로 옮기려면 150만유로(약 21억원)의 위약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 하듯 메추 감독은 3일 새벽(한국시간) UAE가 아닌 카타르 도하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메추 감독은 이 자리에서 "다음 행선지에 대해 장담할 수 없게 됐다"며 "알아인에서 '위약 조항'을 내걸어 알이티하드 클럽에 150만유로를 요구하고 있다"고 위약금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다.
아울러 메추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자리를 옮길 경우에는 위약금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UAE 영자신문인 걸프뉴스의 아라릭 고메스 기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위기에 봉착한 메추 감독의 탈출구는 있다. 만약 한국대표팀으로 이적한다면 위약금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상황이 반전돼 메추가 '한국행'을 택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으며 궁지에 몰렸던 대한축구협회도 주도권을 가지고 협상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메추 불가론'도 만만치 않아 최종 계약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 김성원 기자 newsme@>
메추감독 인터뷰 "알아인이 내 미래를 결정할 것" 행보 결정 소속팀 의지 따라… "한국과 협상은 정체상태"
브뤼노 메추 감독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은 채 자신은 "소속팀인 알아인의 결정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메추 감독은 3일(한국시간)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한국이나 카타르 어느쪽도 갈 수 있고, 알아인에 남을 의향도 있다"면서 "그러나 나에 대한 권리는 알아인 클럽이 전부 가지고 있으며, 알아인이 허락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들의 뜻에 따라 내 미래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메추 감독은 또 "알아인이 계속 이적료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봐서는 내가 남기를 원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메추 감독의 이같은 발언은 알아인과의 순조로운 결별을 점쳤던 자신의 예상과 현재 진행되는 상황이 판이하게 다르며, 결국 자신의 의지보다는 구단의 의지에 더 좌우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한편, 메추 감독은 중동지역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 스포츠TV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금액을 두고 협상을 벌였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현재 한국과의 협상은 정체상태에 있으며,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금액부분에 대한 나의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또 중동지역 축구포털사이트인 '미들이스트풋볼닷컴'은 3일 알아인의 공식입장을 인용, '알아인이 카타르측의 80만유로(약 11억원)에 달하는 위약금 지급 제의를 150만 유로로 명시돼 있는 계약상 위약금 조항에 따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 추연구 기자 pot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