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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해군훈련소 #2
게시물ID : military_649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박주현朴珠鉉
추천 : 15
조회수 : 2985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6/11/25 21:23:01

추억의 해군훈련소 #2




그렇게 지루하던 가입소기간 5일이 끝나고 다음날 집으로 갈 친구들은 군용버스를탔다.

그때 그녀석들이 얼마나 부럽던지,.... 

버스 창문 안에서는 남은 우리를 놀리듯 손을 흔들고 군대에서 X뺑이나 까라~! 하고 웃으며 가는친구들도 있었고, 신체검사에 떨어져 울면서 집으로 가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해군기초교에 남겨졌다. 

그날로 해군훈련병이된 우리는 파생풍에 걸리지 않도록 주사를 맞았는데,.. 훈련소가 끝나는 내내 아침에 텐트를 치지 않았다. 다들 파생풍주사가 아닌 성욕감퇴제 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했다. 가입소기간에 일주일동안 화장실을 한번도 가지 않은 친구들도 많았는데,.. 나 역시 처음 화장실을 갔을때 깜짝 놀랬다. 응가가 토끼똥 처럼 단단하게 나왔었다. 이건 비단 나뿐만아니라 다들 그랬다.. 

입영시 입었던 사복을 일주일 입었는지 아닌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아무튼 우리는 그렇게 진해 경화동 바닷가가 보이는 그늘이 있는 연병장에 모여 보급으로 재활용 전투복을 받게되면서 DI(빨간모자교관)으로부터 이런 소리를 듣게되었다.


DI : 앞으로 너그들의 집은 여기야 알겠어?
훈련병들 : 네!!

DI : 자..이시간 이후로는 "네. 혹은 네 알겠습니다.란말이 없어.." 무조건 소대장이 말하면 "악!" 이라고 짧게 대답하면돼 알겠어?
훈련병들 : 네!!

DI : 해상병 413기 전부 대가리박아.. 네..라고 하지말라고 했는데 왜 자꾸 "네"라고 하는거야!


그렇게 우리 동기들은 단체로 머리를 박았다.  

해군훈련소에서는 악끼바리를 키우기 위해서 "악!" 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었다. 그외에는 크게 이야기할것이 없었다.

그리고나서, 보급으로 받게된 재활용 전투복을 입고, 사회에서 입고온 옷은 누런 종이에 꽁꽁 싸서 집으로 소포로 보내는줄 알았으나,.. 6주인지 7주인지를 훈련소에 박아놨었다... 아마 소포로 보냈으면 부모님 또 한번 울으셨을듯 싶다.

내가 입대했던 97년도에는 해군은 순검이라는 용어를 사용 하지 않았지만, 원래는 해군/해병 순검(점호)이 산전초목이 벌벌 떨만큼 힘들었다고한다.<-해병대 순검이 산전초목이 벌벌 떨었다는 말 또한 진해에서 해군/해병이 같이 훈련받았을때의 이야기이고, 해병대가 포항으로 독립하면서 부터 해병대는 순검을 하다가 해군과 같이 점호로 변경이 되었다고한다.

아무튼,... 이날부터 밤마다 얼마나 굴려댔는지...

훈련병이된 첫날부터 소대장(DI)은 악마로 돌변했다. 그들은 인간이라고 볼수 없는 로보트 같은 존재였다. 해군은 아침마다 구보를 하는데,.. 뜀박질도 힘든데, 소대장들은 호루라기를 불면서 앞에서 뒤에서 뛴다. "삐빅~ 삐빅~ 삑삑삐빅~ 삐빅~ 삐빅~ 삑삑삐빅" 

해군훈련소는 육군이나 공군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만큼... 군기가 쌨다. 해군훈련소는 야간반이라고 봐도 좋을듯하다.  타군의 경우 점호 후 별다른 훈련이 없지만, 해군에서는 빵빠레(야간비상훈련)을 거의 매일했다. 

점호때도 얼차례를 얼마나 받았는지,.. 소대장(DI)가 흰장갑을 껸채 각내무반과 화장실을 돌며, 먼지를 훑고 다녔다. 훈련소 점호시간은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밤이면 밤마다 소대장들이 훈련병들을 얼마나 괴롭혔는지 밤에 얼차례를 받지 않으면 불안해서 잠이 안올정도였다.

점호가 끝나고 10시쯤 되면 내무반 스피커에서 "아아.. 6중대 자나?" 라는 소대장 목소리가 나오고 "아닙니다!"라는 소리를하면 "X쉑히들 안자고 뭐하나? 왼쪽발에 딸딸이 오른쪽발에 워커신고 병사집합 5분전!" 이 나온다. 그럼 밤에 나가서 한두시간씩 PT체조하고 앉았다 일어섰다.. 좌로굴러 우로굴러,머리박고있기..등등을 했다..

특히나, 점호를 받거나 빵빠레(야간비상훈련)를 할때 DI는 중앙복도에 서서 "가~~악~~ 소대 그대로 들어~~!" 라는 소리를 질렀고,.그 목소리는 쩌렁 쩌렁 내무반에 울려퍼졌으며, 훈련병들은 제~~X소대! 라고 복창을했다.

밤새 잠을 제대로 재우지 않는게 해군훈련소의 지옥과 같은 훈련이 시작된다.  대답을 안하면 안한다고하고 대답하면 대답한다고하고... 소대장이 심심할때마다 야식을 먹을때마다 비가올때마다 새벽에 나가서 비를맞으며 하늘쳐다보며 어머니 은혜를 불렀다. 어머니의 은혜라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 어느새 우는 동기들이 많았다. 울면서 노래를부르다가 조용해지기도했지만,... 어머니의 은혜 하일라이트에서 아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은혜를.. 불러서 또 뒤지게 뺑뺑이를 돌기도했다.



한여름의 진해가 그렇게 추웠을 거라곤 상상하지도 못했었다.


 




- 3편은 다음에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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