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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글 - 하늘 아래 무궁화 한 송이
게시물ID : readers_64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곡두
추천 : 3
조회수 : 35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2/27 23:28:57



나는 마침 무궁화 아래에 자리를 잡는다

수없이 날아온 벌레들에 얼굴을 찌푸리기 일수요

진딧물에 범벅이 된 모습이 일상이라

피고지는 날에 수없이 주기만 하고 가버린다

그 많은 계절을 두고 햇볕이 따가운 날에 피어

붉디 붉은 장미의 가시도 없는 채로 

뿌리만 깊어 한 없이 그곳만 지키고 있는다


그럼에 마침 무궁화를 등지고 일어난다

하얗디 하얀 잎 속에 붉은 속을 훤히 보이고

질 적에도 꽃잎은 날리지 않은 채 

보기 싫은 모습으로 쭈글어 들어 말라버린다

줄기마다 산이며 강을 누비던 세월이 지나

담장마다 피고지고 주는 것 없이 지겨운 채

날이 깊어 담장도 나뉘어서 지킬 자리도 없다


나는 마침 무궁화 아래에 자리를 잡는다

언제 피고지는 지도 잊은채로 살던 날들에

일찌감치 잊으라 속삭이던 장미의 향기에

누구를 막론하고 주기만 바쁘던 너의 향기를 

찾으려 나 오늘 그 아래에 누워 향에 취한다

지고나면 다시 피겠거니 너의 여름 속 나를 두고

나의 겨울 속에서나마 너를 피워 보련다


by. 곡두 


작년 광복절에 썼던 글을 삼일절이 다가오는 가운데 다시 한번 업해봅니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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