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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뼈 아픈 후회
게시물ID : lovestory_601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모도리
추천 : 1
조회수 : 70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0/14 02:42:33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모두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바람에 의해 이동하는 사막이 있고
뿌리 드러내고 쓰러져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리는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돌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그 고열의 
에고가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음으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 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 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도덕적 경쟁심에서
내가 자청한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헌신은 아녔다.

나를 위한 헌신, 나를 위한 나의 희생, 나의 자기 부정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걸어 들어온 적 없는 나의 폐허
다만 죽은 짐승 귀에 모래알을 넣어주는 바람 뿐

이 세상 꼭대기에 서있는
아신에게도 내게도,
누구에게나
인생은 가시밭길이기 마련이지만,
때로는 그렇기 때문에
걸어갈 가치가 있지 않을까
그 길을 피하지 않고 걸어간다면
적어도 이 세상을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 정도는
마음 껏 느낄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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