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에 정말 실감한건 장준환은 정말 영화를 잘 만든다는 것.
이거에 관해서 주저리주저리 쏟아내고 싶은데 너무 길어질것 같아 딴건 다 생략하고 하나만 말하겠음.
지구를 지켜라! 때에도 그랬지만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정말 엄청나게 많은 장르가 들어가 있는데
전작에서는 사실 그게 티가 많이 났음.
이음새가 불안정했다고 해야 하나. 다듬질이 덜 됬다고 해야하나 그런 느낌이 있었죠.
그래서 장면이 넘어가고 갑자기 다른 장르가 개입됬을때 뭔가 위화감 같은것이 느껴져 몰입을 방해하기도 했었는데
이번엔 진짜 너무 자연스러워서, 곱씹어 보면서 아 이런 장르도 넣었었구나 싶었을 정도.
이 아래로는 미리니름 주의!
2. 결국 화이가 죽인 사람은 아버지, 석태뿐이었다.
두뇌파 진성, 운전수 기태, 칼부림꾼 동범, 쿨남아 범수.
이 중에 화이가 살해의지를 가지고, 직접적으로 죽인 사람은 한명도 없음.
따져보면 동범과 범수는 난동 속에서 조폭?들한테 죽은 것이고
기태는 따지면 사고사임. 아니 희생사라고 해야하나?
그럼 진성은? 진성은 화이가 죽였잖아! 라고 하실지 모르겠으나
떠올려보면 진성이 죽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음. 화이가 총을 겨누고 있었고, 총성이 울렸을 뿐이지.
근데 다시 떠올려보면, 총성이 울리기 바로 직전, 화면 전환이 일어나기 바로 직전에 진성이 화이가 쥔 총을 만지며 드륵? 하는 기계음이 들림.
즉, 진성 자신이 트리거를 당긴 거임. 이라고 나는 생각함.
내가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은 기태의 사망 시퀀스를 보면서 였음.
기태가 화이를 말리러 왔을때, 화이는 분노하며 기태를 거부하며 밀쳤지만
결정적인 순간엔 자기 목숨까지도 위험해지는 상황에서 기태를 붙잡고 있았음.
1회차때는 단순히 화이의 이중적인 모습을 담아 낸 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자신을 속인 아버지와 아빠들에게 분노하고 있지만 결국 자신이 직접적으로 죽일 만큼의 결심은 못하고 있던 것이었음.
아무리 원망스러워도 자신을 길러준 부모들이었기에 도저히 죽일 수가 없던 것이었음!
그런 모습이 기태의 사망씬에서 이중적인 모습으로 표현이 된 것이고.
그렇게 생각하면 그 이전에 있었던 진성의 사망은 만약 화이가 죽인 것이라면 모순적이게 되버리는 거임.
그럼 진성은 왜 자기 자신을 향해있는 방아쇠를 당긴 것이냐.
석태의 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진성은 나머지 아버지와 아빠들과는 다름.
원래 태생이 그런 작혹한 사람이 아니었고, 최대한 화이를 깨끗하게 키우고 싶어했던 사람임.
자신이 저지르는 범죄들이 정말 무서운 짓이라는 걸, 정말 추악한 짓이라는 걸 언제나 알고 있었을 거임.
그렇게 살아오면서 느꼈을, 그리고 쌓여왔을 죄책감이 화이와의 대면에서 터졌던게 아닐까 하고 난 생각함.
화이의 울부짖음에, 도저히 더이상은 자기 자신을 용서 할 수가 없었던 거지.
이렇듯 결국 화이는 단 한명의 아빠도 살해의도를 가지고, 직접적으로는 죽이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잇음.
그럼 화이가 석태를 죽였던 부분은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나, 하는 것은 아직 저는 수준이 부족하여 그 의미를 분명히 알 수가 없을 것 같음.
3회차에선 알게 되겠찌..
3. 괴물의 의미는 '더러움'.
1회차때 가장 신경 쓰이고 가장 알쏭당쏭했던 것은 도대체 저 괴물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엿음.
그리고 이번에 다시보면서 1회차때 듣지 못했던, 의미를 알지 못했던 대사들을 캐치하여 알게 됨.
그 대사들은 모두 석태의 것이었는데, 몇번에 걸쳐 그 괴물을 '더러운 것'으로 표현하엿음.
물론 더럽다는게 비위생적이라는 뜻은 아님.
그리고 석태가 화이에게 몇번이나 말해왔던 대사에도 "아빠가 더러워?"라는 말이 있었음.
1회차때는 깨닫지 못했지만, '더러움'은 석태의 핵심 키워드임.
석태는 자신이 더러워 짐으로써 그 두렵고 무서웠던 괴물을 사라지게 만들었다고 믿었고
화이도 괴물을 보며 괴로워하자 자신이 썼던 것과 같은 방법을 화이에게 강요함.
1차적으로 맹인을 쏘라고 한것. 2차적으로 이경영(캐릭터 이름 까묵)을 쏘게 만든 것.
물론 화이는 석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석태로써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행동을 하게 된 것이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조차, 화이가 만든 피바람 휘몰아 치는 난리극을 지나와 자신 조차 너덜너덜 해지면서도 절대 화이를 포기하지 않았음.
석태는 정말로 화이를 아들처럼 생각했었기 때문에, 화이 역시 더러워 지면 자신과 같아질 것이라는 그 잘못된 믿음 때문에
끝까지 화이에게 설득을 했던 거지.
그리고 이 '더러움'이라는 키워드는 석태라는 캐릭터의 성격을 해석하는데도 정말 중요하다고 봄.
이부분에 대해서도 길게 설명하고 싶지만 명확하지 않음으로 3회차에 신경써서 봐야겠음.
아차, 괴물에 대해서 얘기 하려 했는데 '더러움'에 대해서만 얘기 해버렸네.
음, 분명치 않지만 아마 화이의 괴물과 석태의 괴물은 달랐을 거라 생각함.
화이의 경우는 첫장면에서 나오듯이 현재에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지만
자신이 납치당할때 느꼇던 두려움과 어두움 공간에서의 공포같은게 뒤섞여서 만들어진 트라우마가 원인임.
석태의 경우는 '더러움'이 원인이고.
"내가 더러워지니까 그 더럽던 괴물이 사라지드라고"라는 자신의 말처럼.(정확한 문장은 아니고 비슷한 대사)
그리고 또 하나 괴물과 관련해서 정말 중요한 장면은, 화이가 아버지와 아빠들에게 폐건물로 오라고 전화한 직후의 씬.
괴물과 화이가 당당히 대면하는 바로 그 장면임.
처음엔 그냥 환상이기 때문에 화이를 건들지 못하고 으르렁컹컹 대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
그 장면을 자세히 보면 괴물의 몸에 화이목이 감겨 괴물이 화이를 어쩌지 못하고 있던 거였음.
그 말인 즉, 화이가 더 이상 자신안의 괴물을 두려워 하지 않는. 혹은 괴물을 삼키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임.
사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화이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죽인 사람이 없음. 이경영 빼고.
근데 이경영의 경우는 자신이 살해의도를 가지고 있던것이 아님. 심적으로 떠밀려서 하게된 거지.
아 그러고보니 한명 더 있구나. 그 병원에서 암살자.
근데 그것 역시 화이가 죽이려 해서 죽였다기 보다는, 자기방어에 가까움.
암살자를 죽이고 난 후의 화이 표정을 보면 자신이 더 당황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음.
그러니 이 괴물을 삼키는 장면은 화이가 더이상 더러워 지는걸 겁내지 않게 된다는 것을 의미함.
맹인을 저격할때와 대조가 되는 장면이죠.
4. 영화가 끝난 후, 화이는 어떻게 됬을까.
1회차 때는, 문성근씨를 저격한 후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엔딩을 보며 혹시 화이가 이 후에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었음.
하지만 이번에 다시 보며 그 생각이 바뀌었음.
화이 ost인 Alice in Weird Land는 화이가 포장마차의 풍경을 그리는 장면에서 처음 등장함.
내 생각엔 화이가 그림을 그리면서 느끼는 행복함을 청각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함.
그 후, 엔딩에서 다시한번 이 노래가 흘러 나오는데 이어지는 스텝롤을 봤을때 화이는 결국 화가의 길을 걷게 된게 아닐까 생각함.
너무 확대해석이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영화에서 음악이라는게 음악감독이라는게 따로 있을 정도로 중요한 요소임.
엔딩처럼 중요한 부분에서 음악이 깔리는데 절대 아무 의미없이 넣었을리는 없음.
5. 벌레의 의미. 영화 중에 장수풍뎅이가 총 두번 나오죠.
지하실에 갇혀 울부짖던 그 장면 바로 다음에 유경이의 전화를 4번이나 씹으면서 화이가 짓이겨 죽이던 때와
엔딩 즈음에 유경의 학교를 그리던 때.
내 생각엔 아마 벌레의 의미는 순수함같은게 아닐까 싶음.
이에 대한 해설은 귀찮아서 pass.
10. 의문점. 단순히 해석이 명확하지 않은게 아니라 아예 알수가 없는 것들이 몇가지 있음.
첫째, 진성의 왼쪽팔의 화상자국. 관련된 장면이 하나도 없는 걸로 보아 단순한 캐릭설정이거나, 삭제된 장면일듯?
진성을 설명하는 꽤나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은데 매우 궁금함.
둘째, 는 까먹음. 몇가지 궁금한 점이 있었는데 당최 기억이 안남;
역시 영화 감상 후기 같은건 보고 난 직후에 글을 써 둬야 함.
의문점 뿐만 아니라 말하고 싶었던 것도 더 있엇는데 까무금.
그러므로 디 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