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가 폭격당하는 광경을 구경하기 위해 이스라엘 각지에서 가자지구에 인접한 이스라엘의 국경 언덕 지대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공격 상황 소식을 들을 수 있는 휴대용 라디오, 망원경, 간이의자, 도시락 등을 준비해 오는 등 마치 ‘전쟁이라는 공연’을 관람하는 듯한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전투 피해를 직접 입고 있는 가자지구와 달리, 비교적 안전한 장소에 앉아 폭격을 지켜보고 있는 이스라엘 국경 상황에 대해 보도했다. 이스라엘인 모티 다니노는 매일 아침 북부 가자지구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에 올라 자리를 잡는다. 이스라엘군 보병으로 공격에 참여하고 있는 아들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아들과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전투 장면을 보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 일주일 가까이 전투를 지켜보면서 지금은 준전문가가 됐다고 자신한다. 가자지구의 텅 빈 농지에 폭탄이 떨어져 연기가 솟아오르면 “아니지, 온실을 공격해야지”라고 훈수도 둔다. 예루살렘에서 가자지구 인근 국경까지 ‘장거리 여행’을 온 10대 청소년 4명은 치즈 샌드위치와 다이어트 콜라를 먹으면서 공격 상황에 따라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근처에 있던 이스라엘 경찰관 일행은 공격당하는 가자지구를 배경으로 서로 돌아가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일행 중 한 명은 “전쟁의 일부라도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에 가까운 국경지대 스데롯에 살아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빈번히 받았다는 조슬린 츠나티는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이 연달아 이어지자 “브라보, 브라보”를 외쳤다. 그는 “우리가 살기 위해 다른 사람의 목숨을 뺏어야 한다는 것이 이상하긴 하지만 로켓 공격을 한 하마스에 적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미안하지만 (가자지구가 폭격을 당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인들의 이 같은 분위기와 달리 가자지구에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도주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분노와 침울한 체념의 분위기가 가득하다고 WSJ는 전했다. <임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