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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평화로운 공팟나라 2
게시물ID : dungeon_6501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마1은중천0
추천 : 4
조회수 : 645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6/12/22 07:49:44
매 레요일마다 썰풀일이 생기면 연재 재개하는 공팟나라 시리즈입니다.
본인으로써는 썰풀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합니다만, 너무도 인상깊은 소재를 내버려둘 수가 없군요.

---

공팟나라에도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듯 공팟나라로 모여들었다.

발 디딜 곳 조차 없을 정도로 성황인 공팟나라에는 친구들끼리, 길드원끼리, 혹은 솔로로, 세트로 온 사람들로 가득했는데,

그들은 모두 만족할만한 무언가를 기대하며 오늘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여기에,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려 하는, 어느 커플도 있었다.

이 이야기는 그 커플의 이야기이다.


-


그들은 함께 공팟나라에 입국했다.

그리고 내가 있는 공팟에 들어왔다.

일반 취업비자로 들어온 나와 달리, 그들은 커플 취업비자였으므로 같은 숙소를 쓰게 되었다.

나는 함포호텔이었고, 그들은 격전호텔이었다.

만약 우연이 겹쳐 나 또한 그들과 같은 격전호텔이었다면, 그들의 행각을 주의깊게 볼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않은게 못내 아쉽다.

그 커플은 참 사이가 좋아보였다.

음양의 조화 그 자체였다. 

양검 소마와

음검 워크쳐

그들은 우리네 전통스러운 옛날 부부상을 닮아 있었다.

남편이 밭일을 나가 땀을 흘리며 일과를 보내면, 아내는 집안일을 정리한 뒤 새참을 내어 가는, 서로의 역할에 충실한 부부상이었다.

"오빠만 믿어, 자기는 내 옆에 있기만 해."

"응 >_< 됴아써!"

라는 애정 섞인 대화들이 오고가지 않았을까, 함포 호텔에 홀로 투숙하고 있는 나는 외로움에 사무쳐 망상을 하곤 했다.


-


자,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격전지는 터지지 않았다.]

[무난히 저지 성공했다.]

위의 두 문장을 보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가?


1. 격전지 파티가 클린한가 보다.
2. 무난히 저지에 성공한 것을 보면 토벌 또한 무난할 것이다.
3. 작성자는 격전팟에 함께 있는 커플에게 쓸데 없는 질투심을 품고 있다.

등등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 저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틀렸다. (특히 3번)

요즘 안톤이 어떤 안톤인가, 

편안할 안(安)에,

느릿할 톤(噋) 자를 써서

噋(안톤) 

즉, 안전하고 느릿한 거북이라는 뜻의 안톤 아니겠는가

어찌하면 격전지를 무리 없이 클리어 한 파티가 토벌때 10분이 되도록 에게느 한번 조차 클리어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겠는...(아차 스포일러)
.
.
.
.
.


그랬다. 

기왕 스포일러를 해버린 김에 결론부터 말하겠다.

어째서 게임을 할때 커플을 배제해야 하는가?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이 결론이다. 혹은, 안전불감증이 가득한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하나의 메세지가 결론일 수도 있다.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유명한 법칙이 있다.

"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반드시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힌 것으로,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 일정 기간 동안 여러 번의 경고성 징후와 전조들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다시 말하면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분명 저지 때도 경미한 사건사고들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저지하는데 크게 지장을 주는 사고는 아니었을 것이다. 

사소한 문제점, 징후와 전조들을, 안전불감증에 걸린 우리 모두는 무심코 외면한 것이다.

그 모든것이 쌓이고 쌓여, 터졌다.


모든 파티가 2클을 챙겼고

화산 파티가 보스방 입장을 한 가운데,

음양검 커플이 속해 있는 2팟은 0클이었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1클이 아니다. 0클이다.

첫 5게느 입장한 후부터 다른 파티가 2클을 완료할 때까지

2팟은 계속 에게느와 눈싸움을 하고 있었다.

특히 워크쳐, 이 뇬이...

워크쳐 : "야, 에게느, 눈깔을 왜 그렇게 떠?"

에게느 : "아니아니."

그 뿐만 아니라 워크쳐는 자신의 우월한 패시브 스킬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했다..

에게느한테 안겼음에도 불구하고 죽지 않고 되살아나는 패시브는 파티원 뿐만 아니라 공대원 전부에게도 부러움을 사는 스킬이었다.

이에 함께 있던 버복치와 염제의 멘탈은 바사삭 무너져내렸다.

조치가 필요했다.


공대장은 화산파티에게 대기를 요청했고 급히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2파티를 둘로 찢은 뒤 다른 멤버들을 집어 넣는 식으로 구조를 시작했다.

버복치와 염제는 다른파티 멤버들과 새로 파티를 맺어 처음부터 2클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고

함포호텔에 투숙 중이던 내가, 다른 파티의 얼디와 함께 그 커플들과 합류하게 되었다.

나는 카이 140에 그라6, 이기통파를 들고 있는 염제였다.

따라서 맵에 입장하자마자 스위칭 셋을 입은 채로 카이 버프를 준 뒤, 딜 세팅으로 갈아입을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 커플들은 내가 스위칭 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카운트를 셌다.

이 때부터 고난의 시작이었다.

"오빠 이 길이 맞아? 내비 켜야 되는 거 아냐?"

"오빠 못 믿어? 이 길이 맞다니까 ㅡㅡ" 라며,

그들은 아랫길로 갔다.

에너지차단.png
(던린이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하자면, 보스방에 가기 전에 에너지 전송기 3개를 부숴야 합니다. 따라서 시작지점 기준으로 윗길로 올라가서 에너지 전송기 3개를 부숴야 보스방 입장이 가능합니다.)

내가 딜세팅으로 스위칭하느라 맵을 보지 못한 채 카운트에 쫓겨 그들의 뒤를 따라간게 통한의 실수였다.

그랬다. 아랫길로 가서 에너지 전송기 두개를 부순 다음, 보스방 입장이 안 되니 윗 길로 돌아 가는 대참사가 벌어지고 말았다. 

화산 파티가 마테카와 구슬 놀이를 하며 재촉하는 가운데 말이다. (아니 X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고!)


우리 조합은 염제, 얼디, 양검소마, 음검워크쳐였다. 

안 그래도 다리팟에만 홀리를 배정한 터라, 홀리가 속한 파티들은 꾸준히 부화장을 클리어 하느라 바빴다.

여차저차 에게느 입장 후, 헛잡을 유도하고, 얼디가 능숙하게 홀딩함으로써 눈캔에 성공하고 치열한 사투를 벌였다.
워크쳐 빼고.

우리는 에게느의 벽꿍과 끌어안기를 회피하며 계속 딜을 넣었다.
워크쳐 빼고.

하다하다 빡친 얼디가 말했다. 
"아니 가이아님. 딜 넣으시라고요. 제가 계속 홀딩 연계 하잖아요."
"아니 소마님, 패턴 다 안다면서요. 각성기도 안 쓰고 대체 뭐하세요."

하도 닥달하자 워크쳐가 스킬을 쓰며 화답했다.
">_< 됴아써!"


1분 1초를 다투는 사투였다.

화산팟의 인내심이 극에 달한 가운데,

우리 팟과 화산 팟은 치킨런 게임을 벌이게 되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공대장의 애원과,

2클을 향해 이 악물고 에게느에게 딜을 넣는 우리와,

금 구슬만 가지고 5분 넘게 마테카와 구슬치기를 하는 화삿팟의 애환이 교차했고


에게느 처치에 성공하기 직전, 0.5초 전에,

실로 피 20줄을 남겨두고 '겨우 이 노답 커플들에게 2클을 챙겨주는구나.' 라는 안도감이 드는 순간,

화산을 클리어 했다는 문구가 공대 챗 전체에 뿌려졌다.



결국 토벌 카드 보상은,

커플을 제외한 솔로 18명에게 제공 되었다.





그렇다. 

게임을 하다가 커플을 만나면 커플을 죽여라.

이 이야기는 그런 교훈을 담고 있다.




차라리 라이언 일병을 구하고 말지.

쓸데 없이 우리와 상관 없는 커플들은 죽든 말든 관심을 주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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