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게시물을 보다가 김냠냠씨의 글이 추천을 20개나 받은걸 보며 통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한국에서 게임을 만든다는 것이 이런 위치라는게 참 슬프네요.
아래는 김냠냠님의 글 원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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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재미없어서 그래요
rpg게임은 칼들고 몹써는게임이 아니라 게임의 주인공이 돼서 게임의 장면을 느끼는건데
우리나라 rpg은 그냥 다 칼들고 몹써는거밖에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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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RPG게임시장에서 패키지, 콘솔을 만드는 회사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으나 거의 대부분 RPG하면 온라인게임을 떠올리므로
온라인RPG게임을 떠올리며 글을 쓰겠습니다.
위의 말은 조금 어폐가 있습니다.
게임을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반드시 다르게 느껴야 하는 말이거든요.
칼들고 몹써는 게임이 아니라
> 맞습니다.
> 하지만 칼들고 몬스터를 죽이는 게임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 전 위의 말에서 한가지 단어가 빠졌다고 생각합니다.
> 위의 말을 순화해서 하면 다음과 같아질 것 입니다.
'단순히' 몬스터를 죽이는 게임이 아니라
게임의 '주인공'이 되서
> 게임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RPG는 말 그대로 역할수행게임입니다.
> 만들어진 게임 세상에서 각 주인공들에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게 하는 것이죠.
> 거의 대부분이 강하고, 비중이 있다고 생각되는 영웅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며 그 속에서도 여러 롤에 따라 역할이 분류되게 됩니다.
> 그러므로 위의 말은 다음과 같이 말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게임 내의 영웅이 되어서
게임의 장면을 느끼는 건데
> 역시 게임의 장면을 느끼기만 하면 시청각자료일 뿐입니다.
> 게임이라는 것은 입력이 있으면 반드시 출력이 있으며 플레이 하는 유저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 즉, 게임의 장면을 느끼는 것이 아닌 상호작용하는 형태로 적어야 합니다.
여러 행동들을 하는 건데
우리나라 rpg은 그냥 다 칼들고 몹써는거밖에 없음...
> 그냥 재미없다는 말이겠죠.
> 사실 많이 알아보지 않고 주위에서 주워들은 블리자드사의 위대한 스토리만 보고
> 한국산 게임들은 그 스토리 조차 쳐다보지 않았으리라고 확신합니다.
위의 글을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아질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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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재미없어서 그래요.
RPG게임은 단순히 몬스터를 죽이는 게임이 아니라 게임 내의 영웅이 되어서 여러 행동들을 하는 건데
우리나라 RPG는 몬스터를 죽이는 것 밖에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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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업계에서 최초로 방대한 워크래프트시리즈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 나왔을 때도 나오던 말입니다.
사실 그 속을 살펴보면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가 방대한 스토리를 가지게 된거지 워크래프트1이 나오던 시절에는 그 역시 그렇게까지는
크지 않은 (다른 게임들과 비슷비슷한) 스토리라인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님 아님ㅋㅋ 블리자드 게임들은 원래 스토리가 짱짱임
이라고 생각되시는 분들은 '길 잃은 바이킹'이라는 게임을 한번 검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3명의 바이킹을 왔다 갔다 거리면서 저도 참 재밌게 했었던 퍼즐류의 게임인데요
빈약하기 그지 없는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죠.
자 여기서 봐야 할 것은 '스토리가 좋은 게임'이 성공하는 것이냐는 것을 한번 살펴봐야 합니다.
스토리만 따져 봤을 때 와우보다 훨씬 더 나은 스토리를 가졌다고 생각되는 게임이 터바인사의 에쉬론즈 콜 시리즈입니다.
당시에 3대 온라인 RPG라고 불렸던 게임들은
미씩의 다옥
SOE의 에버퀘스트
터바인의 에쉬론즈 콜
3가지 였으니까요.
물론 블리자드의 와우가 나오면서 위의 판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스토리가 좋아야 한다는 말은 "게임의 성공 = 유저가 많이 플레이 함 = 돈을 많이 범 = 스토리가 좋음"
이라는 공식이 성립해야 한다는 건데 에쉬론즈 콜2, 에버퀘스트2는 한국에서 무참히 흥행에서 실패했지요.
또한, 더 방대해진 세계관과 스토리를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위의 2 게임은 세계시장에서도 그렇게 까지 흥행하지는 못했습니다.
즉, 스토리라는 것만 좋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는 것은 이미 2000~2010년의 게임들에서 증명된 바가 있습니다.
그럼 과연 한국 온라인RPG들은 스토리가 좋지 않느냐를 살펴봐야 겠죠.
또한, 분명히 자잘한 국산 게임들을 이야기해봐야 와우등의 외국산 온라인RPG대작들과 비교를 하실테니
비슷한 급의 한국산 온라인 게임들을 꼽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테라', '아이온' 2가지의 게임만 봐도 한국에서도 엄청난 노력을 하고 스토리를 잘 꾸며 놨다는 것을 알 수 있을겁니다.
분명 이 내용에 대해 모르는 분들은 한국산 온라인 RPG를 할 때 퀘스트 따위 보지 않고 그냥 무작정 레벨업만 하는 분들이겠죠.
김냠냠님이 게임을 어떻게 플레이 하시는지, 성향이나 스타일이 어떤지 모르지만
위의 2가지 게임을 즐겨보지 않으셨거나, 즐겨보셨다면 한번도 재대로 읽지 않았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디아블로의 한가지 아이템 이름에 대한 디아블로2와의 스토리를 연계한 내용이 나오더군요.
아이온에서도 하나 말씀드리자면 베르드폴니르의 무기가 있습니다.
저도 아이온에 대해 정확히 아는 건 아니지만 얼마 전 술자리에서 들은 이야기라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베르드폴니르의 무기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설명드리면
베르드폴니르는 홀홀 단신으로 인간이였을 당시 데바의 환상에 젖어 열심히 노력하여 데바가 되었으며
데바가 되어 용족을 처단하는 일을 했지만 현재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환멸을 느끼는 중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종족이 아직 이기길 원하며 퀘스트를 진행하며 자신의 종족을 응원하는 바를 열렬히 보여줍니다.
테라타크 대행자가 천족과 싸울 때 힘을 보태 달라고 한다던지, 주신을 위한 기도를 위해 재물을 바친다던지 하는 행위를 유저에게 대신 시키죠.
현실에서 우리들이 충분히 느낄법한 내용으로 유저에게 직접 스토리의 일부분이 되게 만드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도 바보가 아닙니다.
그들도 정말 재밌는 게임을 만들기 희망하고 제작자에 내 이름이 걸려 있는 게임이 성공한다면 그만큼 환희에 젖게 되거든요.
저도 모 게임에서 제가 만든 인스턴트 던전 안에 유저들이 플레이 하는 모습을 직접 보았을 때 그때의 희열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 글을 읽는 게임제작에 매진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그럼 어떻게 만들어야 하냐'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요즘 게임 제작의 트랜드는 집중입니다.
어떤 것에 집중 할거냐는 거죠.
스토리? 액션성? 분대전술? 전략? 전쟁? 자유도?
게임의 재미를 이루는 것은 무수히 많습니다.
그 중의 하나를 포커싱해서 만들게 되죠.
또한, 스토리 보다는 유저들이 좀 더 좋아하는 (말이 좋아한다는 것이지 액션성이 올라가거나 화려한 이펙트, 타격감등을 원하는 유저들이 스토리가 좋아야 한다는 유저보다 더 많습니다.)것을 제작하는 것은 회사의 기본이거든요.
오죽했으면 유저가 하는 이야기를 듣지 말고 통계를 믿어라 라는 이야기 까지 나올까요.
앞으로도 김냠냠님과 같은 이런 글들은 많을 것이고, 또 무수히 들을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이야기 해 주시면 안될까요?
전 스토리를 참중시하고 있는 유저 중 한명입니다.
제가 요즘 플레이 하고 있는 게임은 A인데요 스토리를 봐도 뭘 잡아라, 뭘 해라는 내용만 있지 세계관이나
그 일을 왜 해야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습니다.
하루아침에 와우같은 스토리를 만드는 것은 무리가 있겠죠.
하지만 저 같은 스토리를 중요시 하는 사람을 위해서 스토리가 탄탄한 게임을 만들어 주시면 안될까요?
유저가 원하는 사람이 많으면 그것을 포커싱으로 한 게임 반드시 나옵니다.
축구처럼 자국 K리그를 즐겨보지도 않으면서 월드컵만 열광하고 성적이 나오길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외치는 것 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이 잘 된 게임의 매출이 잘 나오지 않으면 다른 매출을 올릴만한 게임을 만들게 됩니다.
게임개발자들도 사람이여서 월급받으면서 회사가 망하지 않게 해야 하거든요.
연봉 3천만원만 계산해도 RPG 30명정도의 팀이라면 인건비만 9억이거든요.
거기에 서버비, 사업부, 마케팅, 차기작준비를 위한 팀 등등을 견디려면 엄청난 돈이 소모됩니다.
그러니 매출이 안나오면 매출이 나오게 하려고 기를 쓰게되고 (회사를 잃기 싫으면) 그러면 회사가 돈만 밝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죠.
그냥 어느날 슬퍼서 오유분들에게 올리는 게임기획자의 푸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