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한게 없다고 생각하는 모든 20대 여러분께 제가 느낀점 하나.
게시물ID : gomin_8686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야간피도리
추천 : 12
조회수 : 500회
댓글수 : 97개
등록시간 : 2013/10/15 04:04:03
현재 22살. 내 닉네임처럼 피시방에서 야간아르바이트를 하고있다.
 
낮에는 영화를 찍고 있다. 11월 중에 있을 교내 학술제에 제출하려고 한다.
 
시나리오는 웬만한 상업영화 급으로 써놓고, 스텝은 나 포함해서 두명.
 
쉽지않다. 아니, 그런 정도가 아니라 어려웠다. 이게 가능한건가 싶을정도로...
 
아르바이트 월급받은지 3일만에 70프로를 제작비로 써버리고, 나는 밥조차 제대로 먹지 못한다.
 
학교에서 어느정도 장비를 빌려준다. 조명이나, 카메라나 마이크 등등...
 
어젠 촬영할 수 있는 사람이 나혼자여서,
 
촬영지로부터 택시타고 10분정도 거리를 두번 왔다갔다해서 장비를 반납했다.
 
택시가 안잡혀서 왔다갔다하는데 1시간 조금 안되게 걸렸다.
 
조교님이 사유서를 쓰라고 하신다.
 
사유서는 반성문같은것이다.
 
할 말이 없었다.
 
고민하다가, 반성이 아닌 하소연을 했다.
 
스텝도 없으면서 영화한다고 설친 내탓이라고.
 
사람 부를 능력도 안되면서 영화찍겠다고 설쳐댄 내잘못이라고 장황한 두 장의 사유서를 써냈다.
 
설움이 턱끝까지 차올랐다. 울지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결국 조교님 앞에서 눈물을 터뜨렸다. 22살짜리 남자놈이 바보같이...
 
그리고 그날 거의 하루종일 울었다. 집에가는길에 소주한병을 사서, 병나발을 불었다.
 
그만두기에는 너무 많이 와버려서 엎어버릴수도 없는 현실이 너무도 힘들고 지쳐서.
 
공모전에도, 영화제에도 낼 수 없는 이 애물단지를
 
나는 왜 만들고 있는 것인가 고민했다. 후회하고 또 후회하고, 눈이 엄청나게 부었다.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 잠만 자다가
 
출근했다. 밤 열시에. 그리고 평소처럼, 이번주에 찍을 장면들을 체크하고, 찍은 장면들을 체크했는데.
 
생각보다 많았다. 끝이 보였다.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던 촬영에 끝이 보였다.
 
 
 
 
어쩌면, 20대의 삶도 그런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까지 20대라고 하기에도 어린 나이지만.
 
아무것도 안하고 사는 인생은 없지 않을까 싶다. 벽만 보며 하루를 보내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 아닐까.
 
면벽수행이라는 것 말이다.
 
태어나서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미 태어나버렸기때문에, 엎을수는 없는 것 아닐까.
 
돌아보면 분명 내가 이루어낸 무언가를, 누구든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듯이, 나도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중 하나이고, 분명 쓸모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스물두살 야간알바의 똥글..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맘껏 일 벌이고, 후회하고, 수습하세요. 그게 성장이라는 겁니다...
 
 
 
 
그냥 생각이 났어요..두서도없는글이되었군요
행복하세요. ^^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