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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획자에 대한 오해
게시물ID : humorbest_6505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aeringFil
추천 : 50
조회수 : 7003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3/26 15:41:51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3/26 09:07:52

게임 기획자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가득한 글이 베스트 간 걸 보고, 화도 나고 안타깝고 해서 글을 써 봅니다.

게임 기획자라는게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직종일까? 기획자를 희망하는 분들이 갖는 흔한 오해를 풀어볼까 합니다.

이 글에서 정확히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저거 필요하다 등등은 적지 않을 겁니다. 

그런건 그냥 검색만 해도 다 나와요. (이게 최고의 tip)

너무 글이 길어서(난잡해서) 보기 힘드신 분들은 맨 밑에 5번만 보셔도 돼요.


1. 게임업계는 인맥이다?

인맥이 없는 직종 있으면 말 좀 해주세요. 이 세상에 그런 것도 있었구나 하면서 같이 좀 놀라보죠.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그 인맥에 대한 무수한 이야기들, 그냥 사회의 보편적 사례 중 하나일 뿐입니다.

게임업계만의 특수한 단점이 아니예요. 인맥 때문에 신입 기획 자리에 못 들어갈 정도면 그냥 능력이 없는 겁니다.


프로그램 지식을 쌓기 위해 국가 보조금으로 다니는 학원도 다니고, (집에서 2시간 30분 거리)

월 4,50 받으면서 아는 형 밑에서 웹기획을 배웠습니다. (주말 출근 잦고, 거의 매일 철야)

면접만 10번 넘게 봤고, 이력서는 더 많이 썼으며, 입사 지원할 때마다 포트폴리오 새로 만들었고 

그때마다 처음 보는 개발자들한테 검토 부탁하고 수없이 지적질 받고 고쳤습니다.

학원 다니기 전엔 하루에 9시간씩 책 읽고, 인터넷으로 기획자가 되기 위한 방법 찾고, 익히는데 투자했습니다.

이렇게 1년을 수능 공부하는 고3처럼 준비했어요. 그래도 부족해서 제 자신에게 화를 내다 눈물이 났습니다.


인맥? 인맥이요? 본인이 기획자가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돌아보세요.

게임 신입 기획은 인맥이다, 라는 말은 노력해서 입사한 사람들에게 대단히 실례되는 말입니다.

자기가 떨어지면 인맥인거고, 합격하면 실력인건가요?


2. 게임 기획자는 단순 스크립터나 테스터가 아니잖아요?

제가 보고 제일 화가 났던 거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내용입니다.

"만든다"라는 것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발상이겠죠. 그리고 치사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기획자란 직업에서 창의, 창조적 업무는 기대하면서 

없던 걸 만들어내기 위해 반드시 겪어야 하는 무수한 실패와 노력은 왜 피하려 하는 걸까요.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개발하기 위해 겪었던 무수한 노가다는 창의, 창조와 다른 걸까요?

한글은 과연 노가다 없이 만들어졌을까요? 노가다가 하찮아 보이나요?

개발은 1%의 창의력과 창의력을 완성시키는 99%의 노력이 더해졌을 때 완성됩니다.


스크립터 << 이 말을 되게 하찮게 여기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건 밑에서 다시 이야기 해볼게요.


3. 신입의 조건

이번엔 기획을 지망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적어볼까 합니다. 가장 궁금해하시는 거, 어떻게 하면 입사할 수 있을까?

시스템 기획 파트장 자격으로 면접을 몇 번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신입을 뽑을 때 뭘 기대할까요?

신입 때 보통 오해하는게, 자신에게 뚜렷한 포지셔닝이 준비되어 있을 거란 기대입니다.

경력자를 뽑는게 아닌 이상 신입 기획에게 대단한 일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신입을 무시해서가 아닙니다.

신입은 "긁지 않은 복권"이기 때문이죠. 본인 스스로도 자신의 능력을 잘 모르는데, 타인은 오죽하겠습니까. 

이것도 시켜보고 저것도 시켜보고, 아에 모르는 것도 가르쳐 보고 하면서 팀 내 포지션을 잡아주는 겁니다. 

때론 스스로 포지션을 잡아버리는 루키가 있긴 하지만, 

이런 사람은 입사 전에 준비가 정말 철저해서 신입이라고 부르기엔 민망할 정도로 노력한 사람들 뿐입니다.

신입에게 기대하는 건, 


1) 일을 빠르게 배울 수 있는 능력 

2)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가? (이건 1번과 비슷하네요. 준비된 자가 빨리 배웁니다.)

3) 경력자에게선 찾기 힘든 신입 고유의 열정

4) 인성 (특히 기획자에겐 인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라고 끝을 맺으려다가, 비꼬아서 생각할 분들이 있기에 사족을 붙입니다. 그 열정이란게 야근 말하는거 아니냐? 라는 분들.

전 이런 질문 받으면 솔직히 좀 의심이 갑니다. 저 사람은 열정을 가지고 무언가를 해본 적이 있긴 할까?

열정을 가진다는 말은, 만족과 포기를 모른다와 같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입 개발자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고 마인드입니다.

만족을 모르니 스스로 개발한게 마음에 안들어 스스로 야근하면서 머리 싸매고 고민합니다. 아 뭔가 부족한데, 하면서.

포기를 모르니 다음날 해결해도 될 버그를 끙끙대며 해결합니다. (내 버그 아니기만 해봐라, 다 죽었어....)

이 과정에서 지식이 쌓이고 경험이 생기며, 커뮤니케이션이 생기고 팀을 이해하고 발전합니다.


그리고 개발실마다 다르지만(이 점 중요합니다.), 어차피 야근과 철야는 하는 사람만 합니다.

그리고 야근과 철야의 빈도는 팀에 따라 매우 크게 차이납니다. (야근과 철야가 싫다면 회사 잘 고르란 말입니다.)


4. 단순 스크립터?

스크립트는 "우대" 능력입니다. 실질적인 업무에도 도움이 되지만, 신입이 이걸 알고 있다는 것은 시스템 기획의 가장 중요한 능력인 "추상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죠. (추상화에 대한 이야기는 http://blog.daum.net/gdocument/310 이 글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프로그래머와 기획자가 뻑하면 싸우는 이유는 프로그래머가 원하는 추상화와 기획자가 원하는 추상화의 괴리인 경우가 많습니다. 추상화를 잘하는 기획자는 프로그래머와 싸울 일이 별로 없죠. 그리고 이런 싸움은 둘 중 한명이 신입일 때 자주 생기는 일이고, 경력자끼리는 투닥거리지 않고 알아서들 잘 해결합니다. 희박하게 그냥 인성이 문제인 경우가 있긴 하지만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최고봉을 달려야하는 기획자가 그것도 하나 해결 못한다면 가오가 안 살아요. (라고 위안을 삼으면서 병나발을 붑니다.)

이야기가 샜네요. 스크립트 능력은 "경력자"에게도 우대 능력입니다. 얼마나 귀하고 개발에 도움이 되는 능력이면 "우대"란 말이 붙나요?

"난 단순한 스크립터 같아 흑흑"

전 lua 배우기 전에 저 말이 미치도록 부러웠습니다. 얼마나 스크립트를 잘 다뤄야 스크립트 업무를 저렇게 많이 해낼 수 있을까?

전 자신이 할 줄 모르는 능력을 비웃고, 가볍게 여기는 마인드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5. 정리

...정리라고 쓰고 위에서 안했던 것도 쓸게요.


1) 게임 기획 관련 자료는 인터넷에 널려 있습니다. 보면서 배우고, 해보면서 익히세요.


2) 컨텐츠를 희망하든 시스템을 희망하든 제발 프로그램 공부는 꼭 합시다. 기획에 엄청난 도움이 됩니다.


3) 게임 좀 많이 해보세요. 와우 만렙 캐릭 10개, 이런거 말고.... 다양한 플랫폼, 장르를 구별하지 말고 많이요.


4) 개발은 1%의 창의와 99%의 노가다의 결합입니다. 라이트 형제도 비행기 하나 만들려고 인생을 노가다에 헌납했어요.


5) 우대 사항 갖춤이란 말을 풀어쓰면, 

"희망 연봉이 얼마라고요? 다른 회사 지원하신건 아니죠? 

어이쿠 식사시간이네요. 요 앞에 고깃집 맛이 기가 막혀요. 식사 같이 하시죠."


6) 게임잡


기획을 지망하시는 분들은 이 자료 한번 읽어보세요.

정말 좋은 내용이네요.

http://www.slideshare.net/YoungKeunChoe/ss-8607251


여기는 현업에서 활동 중이신 어느 기획자 분의 블로그입니다.

기획 지망일 때 여기 있는 글을 빠짐없이 읽었던 걸로 기억하네요.

http://sstorm.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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