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글에 댓글을 보니 공감가는 글, 안타까운 글, 반가운 글 참 많네요.
참 고생하신 분도 많은데 안타깝고 ㅜ
공감가는 것도 있어서 옛날 생각 났네요 ㅎ
놀랐던건 같은 건물에 살았던 전경 아저씨! 심지어 같은 부대원(;) 까지 있는걸 보고
세상 참 좁고 너무 반가웠네요 ㅋㅋ 오유는 참 여러 사람이 하기도 하고 -_ -;
제 군생활을 미화하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군요 흐흐
혹시 해서 말씀드리는 거지만 2편은 일반적인 의경의 모습은 아닙니다, 참고하시려면 1편을 보시면 크게 다르지 않을겁니다.
내무 생활은 별로 적지 않았으니.. 대강의 근무나 생활을 아시는데 도움이 될겁니다.
아마 내무 생활은 지금 엄청 다를거에요 ㅋㅋ
촛불 시위부터 이어서 써야겠군요.
뭐 기억나는 것을 몇개 더 적어보면.. 종일 버스에 있거나, 방패들고 길바닥에 앉아서 대기하거나, 그런 경우가 많았어요.
서울 중대들이 일선에 서서 잘 막아준 덕에 지방 중대들은 후방에서 혹시 모를 대비 차원에서.. 뭐;
여름이라 비도 참 많이 왔죠, 징그러운 여름, MB -_-
서울 이곳저곳을 다니긴 했는데 딱히 기억에 남는 것은 없네요. 제대하고 서울에 놀러갔을때 봤었던 가로수길이 촛불때 가서
기억이 났는데 이름이 기억이 안나는군요 ㅋㅋ
그렇게 한달을 체류하다가 돌아왔습니다. 일경 말호봉, 상경을 몇일 안남긴 때였죠.
경찰서에서 운전병을 뽑는다는 말이 있어서 싱숭생숭했습니다. 중대에서 경찰서로 파견나가는 그런 형태인데, 서장차와 과장차 2명이 있죠.
1호차와 2호차로 칭하겠습니다. 마침 2호차 운전병이 제대하게 되서 어찌어찌 제가 가게 됩니다.
아주 짐싸서 그쪽 내무반으로 가는거죠.
촛불 때 고생했다고 삼겹살 회식을 한 다음 날이었던것 같네요. 몇몇 친한 선임하고 후임들이 나와서 배웅해주는데 기분이 묘하더군요,
제대하는것도 아닌데 ㅋㅋㅋ 걸어서 10분 거리고 매일 교통 지원도 나오고, 시위 때면 저도 나갈테니 자주 보겠지만 미안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그랬네요.
짐싸들고 혼자 슬슬 걸어서 경찰서에 갔습니다. 그 다음날이 상경인가 그랬던, 일경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가서 신고하는데 경찰서라 그런지 각잡고 신고하는 거 자체를 좀 웃겨 하시더군요 ㅋㅋㅋㅋㅋ
신고는 많이 받으실텐데...-_ -a
경찰서 내부에 있는 작은 내무반으로 가서 짐을 풀었습니다. 교통의경4명 + 운전병2명 + 전경 10몇명 이 같이 생활하는 20명 규모의
작은 내무반입니다. 하두 어두침침하고 악명높은 2층 구조라 처음에 잔뜩 쫄았네요.
누가 선임인지 후임인지 모르니 신병같은 기분으로 그냥 닥치고 있었습니다. -_ -;
슬슬 와서 후임은 후임대로, 선임은 선임대로 소개도 하고 말을 걸어주더군요.
신기한건 전경, 의경 다 같이 사니까 그냥 선후임 하라는군요 ㅋㅋㅋㅋ
뭐 그래서 중대있을때 꼬인 군번과 달리 경찰서에서는 비교적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특별히 모나보이던 사람은 없길래 살짝 긴장이 풀리는 듯했으나.. 저녁 점호 및 청소부터 만만치 않더군요.
오히려 중대보다 군기가 센 느낌이었고 다시 신병으로 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마침 신병 하나가 와있던 참이라 더 바짝 조이는 시즌이었고 운.좋.게. 저도 걸려든 거죠 ㅋㅋㅋ
상경이 걸레질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불어서 경리계(경찰서 안의 돈과 장비등을 관리하는 부서) 소속이었던 저는 인수인계를 받기 시작했고
여러모로 정신없는 한달을 보냅니다. 이것저것 잡다한 행정업무 + 차관리 + 시위나 행사때 과장님 모시고 운전!
이게 제 업무였죠. 애초에 한두달 정도는 신병의 마음으로 달리자고 다짐을 했었고 그럭저럭 잘했던 것 같습니다.
내무생활과 사무실에 적응하다보니 한달 정도는 훌쩍 가더군요 ㅋㅋ
여유가 생기고 부터는 쉬는 시간에는 교통 지원온 중대 사람들을 만나러 가기도 했죠.
가끔 큰 시위나 훈련있어서 고생하고 나면 꿀빨아서 좋겠다고 하는데 할말이 없더군요 -_ -;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이면 퇴근하는데, 바쁠땐 바쁘고 한가할땐 널널한 편이었죠.
중간에 운전할 일 있으면 하고.. 가끔 시위가 늦게 끝나면 밤에 들어가는..
오히려 내무반 생활이 묘하게 무거운 편이었습니다.
간부들끼리 회식을 할때는 운전병들이 운전해서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맛있는걸 많이 먹고다니게 되서
그게 참 좋더군요. -_ -; 오히려 제대하고서 더 못먹고 다니는 느낌일 정도였으니까요 음;
초반에 몇몇 고참들이 나가기 전에는 분위기가 무거워서 이런 회식 자리있을때가 참 좋았네요.
이젠 새로운 생활도 일상이 되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몇몇 고참들이 나가니 분위기가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이제 짬을 인정해주는지 막내에서 벗어나서 중간이 되었네요. 이제 애들을 관리해야 한다는데 성향상 잘 맞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20대 꼬꼬마들 모아놓고 선임 후임 만들어놓는다는 것에 큰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어요.
게다가 다 대전 사람인데 어디가서 만날지도 모르는거구요. 덕분에 까이든가 말든가 최소한의 역할만 합니다..
덕분에 앞선 글에 있던.. 교통 의경 선임들과 트러블이 많았습니다. 물론 어리버리하다가 잘못한 것도 있었죠 -_ -;
신병이 왔을 때 한 3일 정도 일반적인 고참마냥 한적이 있었는데.. 군생활 최악의 흑역사라고 생각이 드네요..
그 후임이 동갑인 교통의경이었는데 나중에 걔는 별 생각없는 것 같은데 저는 왠지 미안하더군요.
참 군대 늦게와서 고생도 많은 놈이었는데..
그렇게 겨울이 오고, 1호차를 몰던 사수가 나갑니다. 4달 정도 차이였는데.. 사람 귀찮게만 안하면 배울 점도 있고 괜찮은 사람이었죠.
개인사역시키는걸 끔찍하게 혐오하는데 자꾸 부려먹을려고 하는 것이 마음에 안들어서 거의 반년간 노이로제에 시달렸네요.
그래서 새로 하나 뽑아옵니다! 사수가 제대하기 한달전이죠, 참 마음에 드는 놈이었는데 데려와서 한 이주 있었나요..?
하나 사고를 쳐서 도로 중대로 갑니다 -_ -; 생각해보면 그닥 큰일도 아니었는데.. 후.... 할말이 많지만 그 분은 현역인가..?
은퇴했을 것 같군요 -_ -
그래서 하나 도로 데리고 옵니다. 근데 이놈이 여기가 싫다네요? 중대가 좋데요 돌아가고 싶데요.
세상에.. 설득하는 것도 웃기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사수의 제대가 얼마 안남았고 어찌어찌 설득해서
눌러앉힙니다. 하여간 남은 네달동안 여러모로 골때리는 놈이 됩니다 ㅋㅋㅋㅋㅋ
엇, 그런데 서장님이 새로 오신다네요?
서장님이 저보고 1호차를 몰으라고 하시네요? 저 곧 수경인데요..? 다섯달 남았는데요..?
말년에 1호차라니.....-_ -; 싱숭생숭한 와중에 열외가 됩니다.
그냥 하던 일 하다가 별다른 일없이 제대하고 싶었는데 계획은 틀어집니다. 2차휴가도 나중에 몰아서 가랍니다.
2009년이 되었고, 드디어 올해 제대한다는 기쁨도 잠시 새로운 일에 적응하기 시작합니다.
2호차는 그냥 경리계에서 일하다가 가끔 일있으면 운전하는 그런 느낌입니다.
그런데 1호차는 서장님의 전속 운전병이죠. 출근부터 퇴근까지 왠만한 일을 모두 함께합니다.
항시 언제나갈지 모르니 준비해야하고, 항상 차 반짝반짝하고(제대하고 이렇게 제 차를 반짝반짝하게 닦아본적이 없습니다)
말그대로 전속 비서가 되는거죠. 그리고 호랑이(..)라고 소문난 분이라서 저는 초 긴장하게 됩니다.. 말년에...ㅜㅜ
간단한 양복도 두어벌 사고.. 구두도 신고.. 예전에는 잠바에 청바지였는데 말이죠 -_ -;
예상했던 것과 달리 매너있고 자상하신 분입니다. 철두철미하고 계획적이신 분이라 그에 맞춰서 초긴장은 풀지 않습니다.
지방 경찰서의 서장님이 이렇게 많은 곳을 다니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주5일제였는데 주6일이 됩니다.
그렇게 짜증내던 사수의 마음이 아주 조금 이해가 갑니다. 그래도 저는 절대로 부사수를 부려먹지는 않습니다.
정신없이 적응하다보니 시간이 잘갑니다, 틈날때 운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골때리는 부사수와도 친해지고, 직원들 말로는 저랑 닮았다고 구분이 안간다고 하더군요.
제대하고도 너 나간지 몰랐다는 직원분도 있고 -_ -........
바로 아랫기수의 형, 경비계의 두 전경과 친하게 지냅니다. 한국 예술 종합 학교라는 것을 그때 처음 들어봤는데
예술쪽에서는 스카이 수준이라네요. 그런데 둘다 한예종이라길래 신기했네요.
사실 몇명 있지도 않은데 선후배가 같은 부대에 있다는게 더 그랬죠. 참 재밌는 사람 많았는데 이제 터치도 없고
마냥 재밌는 군생활이 되기 시작했어요. 같이 야식도 엄청 먹고 뭐 그리 할얘기가 많은지 맨날 붙어있었던 것 같네요. 참 즐거웠는데..
이래서 제대하고 나면 다시 돌아가고 싶어하는건가 싶네요.
그때부터 그나마 남아있던 무쓸모의 규제 따위는 다 내다버리고 할일만 하면 정말 평화로운 내무반이 되었죠.
이경들도 틈나면 공부하게 해주고 낮잠자고 싶으면 맘대로 자고, 같이 게임 찾아가지고 게임하고.. 보드게임 가져와서 하고
남아도는 컵라면은 유통기한이 다되서 매일같이 점호끝나면 모여서 컵라면 끓여먹었죠. 가위바위보해서 지는 놈이 치우고 ㅋㅋㅋ
컵라면이 질리면 먹고 싶은 놈만 갹출해서 치킨시켜먹으면서 드라마보고.. 탁구도 치고.
나중에는 헬스장이 경찰서 내부에 생겨서 거기서 운동도 하고 그랬네요.
겨울이라 딱히 큰 시위는 없이 지나갑니다. 생각해보면 지금 댓통령이 카이스트에 온적도 있었고 MB도 왔었던 것 같은데..
엄청 바빴던 것 같은데 지나고 나니 기억도 가물가물하군요. 상당히 큰 행사라 모든 직원과 전의경이 동원되었었죠.
몇달 초심으로 열심히 모시다보니 서장님께서 너만한 놈이 없었다고 칭찬해주십니다. 제 군생활 최고의 찬사였어요.
제대하고도 가끔씩 찾아뵙습니다. 혹시 나중에 경찰이 된다면 또 한번 모셔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경찰이 되진 않았네요 ㅋㅋ
봄이 되면서 제대가 가까워져 옵니다. 정확한 전역은 6월이지만 2차, 말년, 외박 붙여서 나가기로 되어있어서 사실상 5월이면 끝입니다.
봄이 되면서 시위도 늘어나고 마라톤 행사가 특히 많아집니다. 제대하면 나도 반드시 한번 뛰겠다고 생각했는데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네요.
그 와중에 골때리는 부사수가 사고를 칩니다.. 돌려보내느니 어쩌네 그 와중에 저도 찍혀서 같이 보내느니 하는데
서장님이 보내실리가 없으니 전혀 신경쓰지 않았죠. 중대에는 이상하게 소문이 돌아서 말년에 제가 가는줄 알았나봅니다 -_ -;
어찌어찌 잘 넘어가고 한달 쯤 남았을 때 이제 저를 대신할 사람을 뽑으러 갑니다.. 기분이 묘하더군요.
예전에 오려던 후보 중에 한놈을 도로 데리고 옵니다. 골때리는 부사수보다 한달 선임이네요 -_ -;
개인적으론 별로였지만 어짜다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그러다가 막판에 의무 전투 경찰 순경의 꽃, 검열이 시작됩니다.
물론.. 경찰서는 안하지요. -_ -;
2년 내내 안하고 있었는데 말년에 한다고 넌 꿀빨아서 좋겠다고 동기들과 가까운 선후임들에게 엄청나게
욕을 먹었죠 뭐 할말이 있겠습니까(..)
거기다가 대전에서 드문 과격 시위가 벌어졌는데.. 동기가 죽창에 찔려서 다쳤답니다.
다행이도 눈 바로 아래여서 실명은 면했는데.. 참 말년에 고생 많이한다 싶어서 더 미안하더군요 ㅜ
그렇게 정신과 시간의 방도 지나고 마지막 휴가를 나가고, 다녀왔다고 부모님께 큰절부터 드렸습니다.
글썽글썽하시는데 저도 눈물이 나더군요. 기억에 라면 끓여먹고 낮잠 늘어지게 잤던 것 같네요 그날은..
그냥 특별한 거 없이 평범한 일상이 그리웠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3일 전에 제대한 카오스 멤버와 재회한 후로.. 그 뒤로 한달 내내 카오스만 하다가 복귀해서
전역했군요 -_ -;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하지...
긴 얘기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노파심에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1편과 달리 2편은 일반적인 의경의 모습은 아닙니다;
참고하시려면 1편을 참고 해주시면 됩니다! 궁금하신것은 댓글로!
(--)(__)(--) 꾸벅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