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4시간 자고 새벽 5시 일어나 신문부터 … 하루 한 시간은 러닝머신 2009년 2월 25일(수) 3:02 [중앙일보]
[중앙일보 서승욱.오종택]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서울 가회동 한옥마을에서 청와대 관저로 이사한 지도 꼭 1년이 됐다. 청와대 입주 1주년을 맞은 이 대통령 부부의 생활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 신문 깊이 보기=이 대통령의 기상시간과 수면시간은 달라진 게 없다. 수십 년째 몸에 밴 얼리버드(Early Bird) 습관이 여전한 때문이다. 보통 오전 1시쯤 잠자리에 들어 5시 전후 잠을 깨니 평균 수면시간은 4시간 정도다.
기상시간은 그대로지만 출근시간은 많이 늦어졌다. 현대건설 근무 시절엔 오전 5시 이전에 집을 나섰고, 서울시장 퇴임 후 ‘백수 시절’에도 오전 7시면 안국포럼 사무실로 출근했던 이 대통령이지만 요즘엔 보통 오전 7시40분이 넘어야 관저를 나선다. 임기 초 새벽부터 출근하려던 이 대통령을 김 여사가 “너무 일찍 출근하면 부하직원들이 고생한다”며 말렸다는 게 청와대 내에선 정설이다.
늘어난 아침시간 덕분에 신문을 읽는 시간은 더 길어졌다. 종합일간지와 경제지의 1단짜리 기사까지 챙겨 읽는 이 대통령의 꼼꼼한 신문읽기는 이미 정평이 나있다. 분·초 단위로 시간을 쪼개 쓰던 대통령 당선인 시절, 오전 7시10분 가회동 자택으로 출근한 전속 코디에게 이 대통령이 “오늘 아침 신문에 났더라”며 경제신문 구석에 실린 박스 기사를 언급했던 일화가 유명하다. 퇴근시간은 전보다 빨라졌다. 그래서 주로 관저에 머물러 있는 김 여사나 가족과의 식사 기회가 늘어났다.
관저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TV의 8시 종합뉴스를 시청하는 게 저녁 일상이 됐다. 방송사들의 뉴스가 모두 끝난 뒤엔 이 대통령이 직접 수석비서관들에게 전화를 걸어 해당 분야의 현안에 대해 묻는 일도 있다.
◆ 등산과 자전거타기=취임 전 즐겼던 테니스 대신 등산과 자전거타기가 건강 유지를 위한 최고의 취미가 됐다. 격렬한 운동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주변의 권고도 작용했다.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찾은 결과이기도 하고, 청와대 뒷산이 워낙 산책하기에 훌륭한 코스라는 점도 고려됐다.
주말이면 김 여사와 함께 청와대 뒷산에 오르고, 손자·손녀들과는 관저에 비치돼 있는 전기자전거를 함께 탄다. 전기자전거는 절반은 페달을 돌리는 힘으로, 절반은 전기로 움직이는 자전거다. 언덕길을 오를 때 힘이 덜 드는 장점이 있다. 이 대통령이 헬스기구를 통한 운동을 빠뜨리는 날은 거의 없다. 시간만 나면 평일 저녁과 새벽에도 한 시간씩 러닝머신 위에서 보낸다. 러닝머신 앞에 설치된 TV는 보통 뉴스채널에 맞춰져 있지만 영화광인 이 대통령답게 케이블 영화 채널의 한국영화나 외화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TV 프로그램 중에서 ‘동물의 왕국’과 휴먼다큐 프로그램인 ‘아름다운 동행’은 이 대통령이 일부러 찾아 보는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흔하지는 않지만 김 여사가 즐겨보는 최신 인기 드라마를 함께 시청하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취임 전에 비해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어난 셈이다. 이 대통령 부부는 취임 초 가족과 청와대 외부에서 가끔 외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을 번거롭게 한다는 생각에 최근엔 가족행사로 청와대 문을 나서는 일은 거의 없다. 대신 청와대 부근에 거주하는 맏딸 주연(38)씨 부부 등 출가한 자녀들이 평일에도 관저를 찾아 김 여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