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보복운전'까지는 아니더라도 난폭운전을 하면 앞으로는 징역 1년 이하의 형사 처벌을 받게 된다.
그동안 난폭운전에 대한 직접적인 처벌 규정이 없어 경찰은 안전운전의무 위반 등으로 수만원 가량의 교통범칙금을 물려 왔다.
31일 경찰청에 따르면 난폭운전에 대한 처벌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최근 소속 상임위원회인 안전행정위원회에서 통과돼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안행위가 여아 의원들이 대표발의한 법안을 통합, 위원장 대안으로 제안한 만큼 개정안은 법사위와 국회 본회의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안은 다음의 9가지 행위 중 둘 이상을 연달아 하거나 하나의 행위를 반복해 다른 사람에게 위협을 가한 것을 난폭운전으로 규정했다.
해당 행위는 ▲ 신호 또는 지시 위반 ▲ 중앙선 침범 ▲ 속도위반 ▲ 횡단·유턴·후진 금지 위반 ▲ 안전거리 미확보, 진로변경 금지 위반, 급제동 금지 위반 ▲ 앞지르기 방법 위반, 앞지르기 방해 금지 위반 ▲ 정당한 사유없는 소음 발생 ▲ 고속도로에서의 앞지르기 방법 위반 ▲ 고속도로 등에서의 횡단·유턴·후진금지 위반 등이다.
난폭운전을 하다 적발되면 형사 입건돼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운전면허도 취소 또는 정지되고, 특별한 교통안전교육도 받아야 한다.
기존 도로교통법에 난폭운전에 대한 직접적인 규정이 없어 지금껏 난폭운전 행위는 안전운전의무나 급제동 금지 등 개별 교통법규 위반에 따른 가벼운 처벌을 받는 데 그쳤다.
안전운전의무 위반은 4만원, 급제동 금지 위반은 3만원 등 범칙금 규모도 2만∼6만원에 불과했다.
특히 운전자가 저지른 비슷한 행위가 '보복운전'으로 인정되면 1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는데 반해, 난폭운전은 범칙금을 내는 데 그쳐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보복운전은 도로교통법이 아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처법)이 적용돼 엄벌을 받는다. 최근 보복운전이 사회문제로 부상하자 보복운전 차량을 폭처법상 '흉기나 위험한 물건'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가 우세해졌다.
하지만 보복운전으로 처벌하기 위해 필요한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아 난폭운전으로 간주되면, 처벌수위가 범칙금 부과로 크게 낮아진다.
경찰청 관계자는 "고의성이 명백하게 입증되면 보복운전이 돼 징역형을 받게 되고 고의성이 애매하면 난폭운전으로 범칙금을 내는 데 그쳐, 양자 간 처벌 수위의 간극이 크다"며 개정안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보복운전이 아닌데도 '욱'한 마음에 끼어들기를 한 행위를 보복운전으로 간주, 처벌할 때 과도한 단죄로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는 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상임위를 통과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자전거 운전자가 밤에 도로를 다닐 때 전조등과 미등을 켜거나 야광띠와 같은 발광장치를 착용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개정안은 또 화물차 운전자가 적재중량 및 적재용량의 안전기준이나 화물 고정조치 의무를 세차례 이상 위반하면 운전면허를 취소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