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아고라에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관련된 가족의 청원이 올라왔네요.

[아고라 청원 동참부탁드립니다]피도 눈물도 없는 국정원을 고발합니다. 아버지는 중앙정보부 피고인, 우리가족은 국정원 피고인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petition/read?bbsId=P001&articleId=144476

아버지는 중앙정보부 피고인, 우리 가족은 국정원 피고인
누가 법정에 서야 하겠습니까?

저의 아버지 김종대 님은 39년 전인 1974년 4월 “인혁당재건위사건”에연루되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섰고,
지금 아버지와 어머니, 저를 포함하여 두 동생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저는 북한의 사주를 받은 인혁당재건위원회가 적발되었다는 신문기사 제목과 그 밑에 나와 있는 아버지의 사진을 보았습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셨던 어머니가 학교에서 쫓겨나는 모습도 보았고,
우리 집을 가리키며 빨갱이집이라고 수군대는 시골 동네 사람들도 보았고,
아버지가 빨갱이라고 손가락질하며 놀려대는 친구들의 모습도 보았습니다.
우리는 고향을 떠나 서울로 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른 아침에 일터로 나갔다가 밤늦게 들어와 쓰러져 누운 어머니의 모습과
수시로 전셋집을 찾아와 집주인에게 어머니의 동향을 물어 수첩에 적어가던
형사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유신독재가 끝나고 8년 만에 아버지께서는
집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세월이 흘러 정권이 바뀌고 민주화가 더 진행되자, 인혁당재건위 사건으로
사형당한 분들이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고, 국가를 상대로 배상청구를 하여
배상금을 받았습니다. 정부와 검찰은, 과거를 사과하고 반성하는 의미에서
형사든, 민사든 항소를 하지 않았습니다.

살아남은 아버지께서도 32년 만에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전셋집을 전전하다 제가 취직해서 모은 돈에 빚을 보태어 어렵게 장만한
다세대주택에서 살던 우리 가족들은 국가로부터 배상금을 받아 빚도 갚았습니다.
그리고 손자들과 한 곳에서 살게 되었다며 기뻐하시던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은 무척 행복해 보였습니다.

다시 정권이 바뀌었습니다.
그동안 이자 계산을 잘못해서 많은 돈을 지급했다고 대법원이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서울고등검찰청은 이미 받은 배상금에 이자까지 붙여서 반납하라고 ‘최고서’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한 동안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다시 정권이 바뀌었습니다.
새로 대통령이 된 사람은 인혁당재건위사건을 만들어 8명을 사법살인하고 수 십명을 감옥에 보냈던 사람의 딸입니다.
지난 8월 법원으로부터 “부당이득금청구의 소”소송서류를 받았습니다.
소장에 소관청이 「국정원」으로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이 소송은 국정원이 제기한 것입니다.

피고인 란에 아버지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아버지 이름 밑에 어머니와 저희 남매들의 이름도 적혀있습니다.
39년이 지난 지금 아버지는 다시 피고인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저희들도 피고인이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가 마치 부당하게 이득을 취한 범죄자처럼 파렴치한이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무런 잘못도 없이 박정희 정권의 중앙정보부에 의해 고문을 받아 없는 죄를 뒤집어쓰고 피고인이 되어 징역을 살았는데, 이제는 국정원이 우리 가족들 모두를 피고인으로 만들었습니다.
저희 가족들 뿐만 아니라 인혁당재건위사건 관련자 16명의 가족 80여명이 피고인이 되었습니다.
피고인 중에는 심지어 미성년자인 어린 손자, 손녀도 있으며, 국정원은 부동산도 가압류하였고, 법원의‘화해권고 결정’도 거부하였습니다.

가해자인 중앙정보부(현 국정원)가 피해자에게 사과와 반성은 커녕 다시 피해자를 욕보이고, 범죄자처럼 만들었습니다. 대한민국 국정원과 법무부는 이번 소송을 즉시 취하하고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빌어야 할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
과연 누가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야 하겠습니까?

[아고라 청원 동참부탁드립니다]피도 눈물도 없는 국정원을 고발합니다. 아버지는 중앙정보부 피고인, 우리가족은 국정원 피고인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petition/read?bbsId=P001&articleId=1444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