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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게문학] 너의 닉넴은
게시물ID : dungeon_6521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마1은중천0
추천 : 4
조회수 : 35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7/01/09 18:19:05
레이드를 뛰기 위해 아침 6시에 눈을 떠보니 캐릭이 바뀌어 있었다. 

원래 내 직업은 레이븐이었는데, 거울 앞에 선 내 모습은 암제가 되어 있었다. 

길드 채팅을 켜보니 난생 처음 보는 길원들이 나보고 얼른 고정 공대 참가 하라고 재촉을 하고 있었다. 

어리둥절 잠이 덜깼나 싶어 채널을 바꿔보고 창고도 열어봤지만 온통 낯선 것 뿐이었다. 

"뭐 하세요. 암제님, 지각하면 막토 벌금 내야 돼요. 얼른 오세요."

"암제님? 암제님!!"

멍하니 있다가 암제라는 말이 나를 지칭하는 것임을 깨닫고 허둥지둥 레이드 채널에 접속하여 고정 공대에 들어갔다. 

나는 화산팟에 배정되었다. 

같은 파티에 있던 엘마가 말했다. 

"오늘도 잘 부탁해요. 암제 언니."

"아, 아아, 네네. 잘 부탁드립니다."

"?? 언니? 갑자기 왜 존댓말 해요 ㅋㅋ"

당황하여 입을 다물자 엘마는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아직도 꿈만 같았다. 같은 파티원인 소울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망무셋 스위칭을 하고 있었다.  
 
본래 직업인 레이븐으로는 화산도 많이 타보고 패턴도 빠삭하게 알고 있었지만 문제는 내가 암제를 플레이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에라 모르겠다. 패턴 봐가면서 스킬 쓰면 어떻게든 되겠지.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레이드에 임했다. 

그리고 거하게 말아먹었다. 홀딩을 해본적이 있어야 하지. 홀딩은 개나 줘버린채 패턴 피해가며 디스트로이어를 꽂아버린 탓이다. 

"언니? 오늘 왜 그러세요. 홀딩이 자꾸 새잖아요."

"내가 대신 했으니 됐어."

엘마는 엘번 스위칭을 바삐 하면서도 내게 타박을 주었고 소울은 정마반을 발동시키며 지그 쿨타임을 초기화 시켰다. 

나는 채팅창에 한 마디밖에 칠 수가 없었다. "ㅈㅅㅈㅅ"

저지 토벌 클리어 시간은 무난했지만 정신적으로는 꽤나 지치고 말았다. 

엘마는 "홀딩 같은거 안 해도 언니가 나보다 딜 세다고 자랑하는거 맞죠? 흑훅 엘마 야캐요 ㅠㅠ"

울면서 뛰쳐나갔다. 

나는 그녀를 붙잡고 사실 나는 암제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만큼 피곤하고 지쳤기 때문이다. 나는 보상으로 받은 응토를 인벤에 넣어두며 우편함에 메모를 남겼다. 

"너, 누구야?"




 그리고 레요일이 지난 다음 날이 되었다. 

나는 원래대로 레이븐으로 돌아와 있었다. 

거울을 보며 기뻐하고 있는데 길드 챗은 난리가 나 있었다. 

"레이븐 형! 어제 격 터질뻔 했다면서요 ㅋㅋㅋㅋ 아무리 노홀리로 갔다고 해도 형 스펙이면 캐리 가능하잖아요. ㅋㅋㅋ 음주 레이드 뛰셨어요?"

"저 형 나이가... 로오레를 졸업해야 할 때가 된 걸지도"

시끌벅적한 채팅창을 뒤로한 채 나는 무언가 달라진 것이 없는지 인벤과 창고를 뒤적거렸다. 

그리고 나는 영조 한 개가 늘어난 것을 확인하며, 옆에 놓여진 우편을 들어올렸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당신, 뭐 하는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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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을 패러디해봤습니다. 

반응 괜찮으면 연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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