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 '평화통일 3.1선언'(종합)
보수.진보 망라 900여명 남북관계 개선 촉구
"교회가 이념대결.정파분열 심화한 점 참회"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김성진 기자 =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와 김삼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대표회장, 김성수 성공회 주교 등 기독교계 인사 900여 명은 27일 '평화와 통일을 위한 3.1 선언'을 발표하고 남한과 북한 당국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 3.1선언 실행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제 치하에서 이뤄진 한국교회의 기미독립 선언문 낭독 90돌에 맞춰 이러한 '3.1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A4용지 6쪽 분량의 선언문을 통해 "한국교회가 선열들의 위대한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지 못한 부끄러움과 아직 독립을 완성하지 못한 채 분단 상태로 3.1절 90주년을 맞이하는 무능함 가운데 있음을 통회한다"고 밝혔다.
선언문은 이어 "한국교회가 일반 사회의 이념 대결과 정파적 분열에 더 나은 해답을 주기보다는 같이 휘말려 내부 대립을 심화시켜온 부덕을 인정하고 참회한다"고 밝히고 나서 "북한 및 평화통일 관련 사안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존중하되, 민족 전체 이익의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다뤄 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교회는 민주주의의 본질이 관용과 타협에 있음을 강조하며, 북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지나친 공격적 태도를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선언문은 한국 정부에 대해 역사적 과제인 한반도 평화정착과 민족통일에 전념해줄 것과 6.15 선언과 10.4 선언을 계승해 발전시켜 줄 것, 북한과의 경제협력에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줄 것 등을 호소했다.
특히 매년 정부 예산의 1%를 배정해 인도적 대북지원 및 개발 협력 기금으로 사용하도록 입법 추진하고 헌법 4조의 통일 지향 명령을 법과 예산으로 실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북한 당국을 향해서는 "남한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것과 남한을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것은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므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남북협력에 진지한 자세로 임하고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경청하며, 이산가족과 납북자, 국군포로 송환 등 인도적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선언문은 한반도 주변 4국과 국제사회에 대해서도 "한반도가 일제의 침탈과 세계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로 분단됐음을 확인하면서 결자해지 차원에서 일본을 비롯한 중국, 러시아, 미국 등 국제사회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해줄 것"을 호소하는 한편 "북한을 탈출한 동포들에게 난민지위를 부여하고 인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선언문은 '실천결의 사항'으로 ▲정부예산과 각 교회 예산의 1%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사용되도록 노력하고 ▲이번 선언이 실행되도록 노력하며 기도하는 한편 ▲평화와 통일을 위해 서로 대화하고 단결하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 등을 다짐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 3.1선언 실행위원회'에는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와 김삼환 NCCK 회장, 권오성 NCCK 총무, 옥한흠 사랑의교회 원로목사, 길자연 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김성수 성공회 주교, 김명혁 복음주의협의회장, 손봉호 전 동덕여대 총장, 최희범 한기총 총무 등 보수와 진보 인사 55명이 공동 대표로 참여했다.
또 선언문에는 이날 오후 현재 3.1 선언 실행위원 23명, 목회자 408명, 기독법조인 28명, 기독교수 52명, 신학대교수 45명, 기독교사 13명, 기독활동가 64명, 기독시민 239명 등 총 927명이 서명했다고 위원회 측은 밝혔다.
위원회 측은 실행위원들이 주축이 돼 가칭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 기독인 연대'라는 모임을 구성해 8월15일까지 100만인 서명을 받을 계획이며, 인터넷상의 모임인 '통일기도연대'가 오는 4월 중 발족할 수 있도록 추진해 선언문 서명 작업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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