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가 '자대복귀'를 하면서 힌트를 줬다. 그 다음은 안철수다. 대통령직 5년으론 턱없이 부족한 정치적 식탐의 MB쪽 지원을 받아 창당하여 총선 이후에 새누리와 합당한다. 20석이상으로 원내 교섭 단체에 성공하면 개선장군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그림을 그렸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야권후보 단일화의 반대구도였다. 하지만 새누리와 더민주 사이에서 약간 더 더민주쪽에 자리잡고 선거를 치뤄야 하는데 안철수가 너무 일찍 본색을 드러내는 바람에 새누리보다 더새누리스러워졌고 더민주가 분발하는 바람에 현재로선 5석 이상을 바라보기 힘든 형편이다. 가장 확률이 높은 그림은 첫째의 경우다. 새누리가 과반석을 무난히 넘기고 안철수가 5석 정도에 머물렀지만 수도권 등지에서 더민주의 표를 잠식하는 바람에 새누리에게 어부지리를 안겨 주게되면 야권 분열의 책임이 안철수에게 돌아간다. 이 비난에 독박쓰고 저주를 안은 채 살 수는 없다. 더민주는 정권교체의 능력이 없다고 뒤집어 씌우는 반전밖에 방법이 없다. 그래서 새누리로 간다. 둘째, 더민주 과반석이고 안철수가 5석 정도라도 할 말이 생긴다.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으니 큰소리치며 새누리로 갈 수 있다. 셋째, 안철수의 5~10석 때문에 새누리와 더민주가 모두 과반석이 안 될 경우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아니 더 몸값이 올라간다. 어떠한 경우의 수도 새누리와 합당하여 김무성과 대권후보 타이틀 매치를 치르는데 안될 건 없다. 안철수만 원하면 합당이 가능할까? 충분히 가능하다. MB가 강력히 종용하는 상황에서 MB에게 정치적 빚을 지고있는 박근혜가 손에 쥘 카드는 많지 않다. 김무성이 너무너무 싫어서 반기문을 키우고 있지만 아직은 정치인 시험을 통과 못했고 둘이 충성경쟁을 하는 것도 괜찮다. 안철수가 마음에 쏙 안들어도 굳이 내칠 일은 아니다. 적(김무성)의 적이니까 친구인 셈이다. 한국정치사에서 보듯이 소선거구제하에서 제3당이 성공하기는 매우 어렵다. 자력 집권의 예도 없다. 결과적으로 이번 총선에서 성공을해도 제3당에 불과한 안철수의 선택은 하나밖에 없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안철수가 탈당을 결행할 수 있던 건 야당 대통령 단일 후보자리가 여의치 않다고 이미 파악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의 성향이 보수적인 여당 스타일이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꼭 지적해 두자. 김한길과 새정치민주연합을 꾸밀 때, 518정신을 강령에서 빼자 했고 한상진이 이승만을 국부라 할때도 바로 옆에서 아무 소리 안했다. 공부만 잘해서 성공한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시대적 슬픔을 극복하는 방법을 고민하거나 현장에서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향이 짙다. 세월호나 역사교과서, 위안부 현장에 안철수는 없었다. '낡은진보'를 혁파해야 한다는 정치적 구호는 그가 진보적이지 않다는 자기 고백에 다름 아니다. 반칙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힘없고 소외된 자들의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흉내만 정치인인 안철수는 의사 아버지를 둔 부잣집 도련님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