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에서 방금 가져온 자연산 생굴
횟감용 생굴이요, 생굴,
맛이 기가 막힌 싱싱한 자연산 생굴이요, 자연산 생굴,
두 근에 6천 원에 무지무지 싸게 팝니다
라는 목소리가 담긴 테이프를 틀어놓고 트럭을 몰고 다니는 아저씨인데
내가 수원에 있을 때에도, 부천에 있을 때에도, 우이동에 있을 때에도 지금 살고 있는 방화동에서도 듣게 됐다,
한 번도 굴을 사거나 그 차를 보지는 못했지만
목소리를 안 잊고 기억하는 이유는 뭔가 목소리에 간절함과 처절함이 뭍어나서일 게다,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팔고 있는 저 아저씨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팔고 있을까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 기름값은 나올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간절한 목소리
10년이 넘는 동안 듣게 되는 저 목소리,
미안해서라도, 또 열심히 사는구나 하는 생각으로 한 번쯤 나가서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몇 번 나가본 적이 있지만 그때마다 차는 멀리 가고 있었다,
내일도 또 저 목소리가 들린다면 사와서 굴전도 하고, 굴밥도 해서 먹어야겠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참 열심히 사는 아저씨에게 그의 가족들을 대신해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을 만큼 간절한 목소리,
어쩌면 저 목소리 덕분에 손님들이 더 많이 사갈지도 모르고,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저 목소리가 들리는 겨울마다 하게 된다,
다른 계절에는 무얼 파는지 잘 모르겠지만 겨울철이 가까워지게 되면 듣게 되는 저 목소리,
날이 쌀쌀해지고 추울 때조차 들리는 저 목소리,
아직은 철이 안 돼 위험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무조건 살 수도 없는 일이니...
날이 조금 더 추워지고 쉽게 상하지 않을 11월 중순이 넘어서도 저 호소 짙은 목소리가 들린다면
한 번쯤 사와야겠다, 폭설이 내리던 날에도 들었던 저 목소리,
열심히 살아가는 그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