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이 알제리에 참패하며 16강 탈락의 위기에 처했다. 지난 러시아전과 달리 수비진이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하지만 단 한 선수만큼은 빛났다. 고군분투하며 팀을 살리려 노력한 대표팀 막내 손흥민(22, 레버쿠젠)이다.
손흥민은 23일 4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의 에스타디오 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예선 2차전 알제리와의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며 1골을 기록했다. 비록 팀이 2-4로 피하면서 빛이 바랬지만, 막내 손흥민의 고군분투는 대표팀과 국민들에게 위안이 되기 충분했다.
경기 후 망연자실한 손흥민. /AFPBBNews=뉴스1
한국은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0-3으로 뒤졌다. 다소 충격적인 결과였다. 1차전 러시아전에서 탄탄함을 자랑했던 수비진은 이날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단 한 경기 만에 전혀 다른 팀이 된 것 같았다. 이날 한국의 경기력을 감안하면 분명 따라가기 만만치 않은 점수차였다.
하지만 손흥민만큼은 아니었다. 굳은 표정에 독기가 넘치는 눈빛을 뿜어내던 손흥민은 후반 5분 한국대표팀에 첫 골을 안겼다. 수비 진영에서 넘어온 동료의 패스를 상대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받아낸 뒤,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왼발 슈팅을 때렸다. 이 공은 골키퍼 다리 사이로 들어가며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월드컵 데뷔골이었다.
손흥민의 분투로 한국 대표팀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후반 14분 기성용의 벼락같은 중거리 슈팅이 나오는 등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후반 16분 알제리에게 4번째 골을 내주며 다시 찬물이 끼얹어지고 말았다.
그래도 손흥민의 투지는 꺾이지 않았다. 왕성한 활동량을 선보이며 드리블 돌파와 정확한 패스로 팀에 기회를 살리고자 노력했다. 후반 26분, 후방에서 올라온 롱패스가 김신욱의 머리를 거쳐 손흥민에게 왔다. 그리고 다시 이근호가 받아 낮게 크로스를 올렸고 구자철의 골까지 연결됐다. 팀의 두 번째 골에도 관여한 손흥민이다.
이후 손흥민은 후반 47분에는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올라온 지동원의 땅볼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받았지만, 상대 수비수에 걸려 넘어졌다. 하지만 심판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아쉬운 장면이었다. 그래도 끝까지 골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손흥민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결국 경기는 한국이 알제리에 2-4로 패했다. 이로써 1무 1패를 기록한 한국은 16강 진출을 위해 남은 경기에서 벨기에를 큰 점수차로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험난한 16강길이다. 하지만 적어도 손흥민만큼은 한국에 위안이 됐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다른 것이 필요 없을 것 같다. 벨기에전이 얼마나 중요한 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준비를 잘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과연 손흥민이 벨기에전에서 팀을 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한국과 알제리의 경기를 지켜본 축구팬들은 "손흥민만 보였던 경기", "손흥민 덕분에 위안이 된다", "손흥민, 진짜 수고했다", "손흥민, 막내인데 고생 많았어", "손흥민, 한국-벨기에전 잘 부탁한다", "손흥민, 이제 너만 믿는다", "손흥민, 잘했는데 진짜 결과가 아쉽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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