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공부한다고 늦게 잤는데 눈을 떠보니 아홉시 삼십분이다.
분명 알람은 여섯시에 맞춰져 있는데..
침대 위에서 미적거리며 핸드폰을 본다.
엄마의 문자 한 통이 들어와있다.
- 용돈 보냈으니 밥 잘 사먹어라. 감기 조심하고~
남들 다 다니는 대학, 그 대학에 다니는 게 벼슬이라고
오늘도 엄마는 용돈을 부쳐주며 딸 걱정을 하신다.
바로 전화하고 싶었지만 잠긴 목소리에 늦잠 잤다는 타박을 들을까봐 휴대폰을 내려놓는다.
엄마에게 나는 부지런하고 열심히 생활하는 똘똘한 딸이니까. 그런 딸이고 싶으니까.
오후 늦게야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 내가 알아서 잘 챙기는 데 엄마는 괜한 걱정이야.. 나야 감기 잘 안 걸리는데
엄마는 작년에도 감기 달고 살았으면서.. 엄마 몸이나 챙겨.
괜히 툴툴대는 목소리로 투정을 부렸다.
엄마는 오냐 하시면서도 마지막까지 내 끼니 걱정을 하신다.
남들 다 다니는 대학, 그 대학에 다니는 게 벼슬이라고
- 아이 참, 알았어 그만 좀 해.
전화를 끊고 나서
무언가 묵직한 것이 가슴을 눌러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