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는 그간 제1야당 속에서 '미운오리새끼'였다. 우화 '미운오리새끼'는 괜히 미움을 받을 뿐이지 실제로는 미워하는 자들보다 월등한 자가 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기에, 오리 속에서 오리들의 '모자란 시기심' 때문에 장차 백조가 될 녀석을 미워하는 것과 조경태가 미운오리새끼였던 것과는 달라도 한참 다르다.
조경태는 말 그대로 미움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고 결코 백조가 아니었다. 또한, 야당 사람들이 조경태를 미워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조경태가 장차 백조가 될 것을 시기한 것이 아니라, 안맞아도 너무 안맞고, 달라도 너무 다르며 완전 새누리스럽기 때문이었다.
몸은 야당에 있었으나 마음은 여야 모두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던 조경태가 왜 탈당후 새누리로 갔을까?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김한길 단독체제, 김한길 안철수 공동체제, 문재인 체제를 거쳐오면서, 이들은 거의 모두가 물렁팥죽이었고 '새누리당 2중대'라는 말을 공통적으로 듣고있었다. 그렇기에 조경태가 새누리스러운 말을 해도, 새누리당 2중대 소리를 듣는 '원죄'가 있어서도 그랬지만, 만만한 구석들이 많은 대표들이었기에 조경태는 조경태스러움을 유지하고 즐길 수 있었다.
그런데, 만만했던 문재인이 기타 최고위원들과 더불어 최고위 동반사퇴를 결의했고, 모든 권한을 김종인 선대위장이자 비대위장에게 넘긴다고 한다. 더민주가 쪼개지는 소리가 나면서 여러 명이 탈당을 하고 있을 때, 조경태는 아마도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었으며, 완전히 깨지더라도, 그간, 새누리스러운 말을 해온 덕에 새누리 문을 열고 들어가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터였다.
헌데, 완전히 '김종인 체제'로 나아가겠다는 더민주의 분위기를 보면서, 조경태는 이제 내가 있을 여지, 조경태스러움을 유지하고 즐길 여지는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김종인은 "내가 친노세력이 무서우면 여기 왔겠느냐"고 했다. 친노고 비노고 뭐고 간에 다 필요없고 목적과 결과를 향해 '김종인 노선'에 그대로 따르라고 할 김종인인데, 더구나, 김종인이 더민주를 맡았으니 김종인으로서는 과거의 연을 끊고 새누리 쪽을 향해서도 할 말은 날카롭게 하고, 안철수 국민의당 측을 향해서도 꼬집을 말은 꼬집어야 비로서 김종인과 새누리 그리고 국민의당이 차별화 되며 '김종인 체제'가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 빡빡하게 조여오는 그리고 앞으로도 조여올 분위기에 조경태가 서있을 여지는 없어진 것이다.
야당속에 있으면서도 동료 야당의원을 볼 것 없이 무시해 버렸던 정청래 관련 발언(클릭), 18대 대선 부정 조사 칼날을 부러뜨린 검찰에 대한 특검 부정 (클릭)등등 국민들과 야당 편에 있기 보다는 칼 자루를 쥐고 위세있게 군림하려는 여당 쪽 편을 들어왔던 조경태고, 김무성으로부터 그간 해온 말이 우리쪽 말과 비슷했기에 더 기대한다는 말을 들은 조경태지만, 일단 조경태가 '변절자'임은 조경태도 알고 새누리쪽에서도 잘 알것이다.
조경태는 더민주를 나가서 국민의당에는 들어갈 생각 조차 없고 필요도 없었다. 어차피 안맞는 사람들이었으니까. 그리고, 조경태 생각에 국민의당 쪽에 합류하는 것은 '나이 20대에 정치판에 들어와 정치경험이 많고, 적진에서 3선이나 된 나 조경태'가 부끄럽게 되는 것이기에 더 갈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야당에 있을 때에도 언제 새누리스런 발언을 할지, 정체가 뭔지 늘 의혹의 눈길을 받지 않을 수 없었던 조경태는, 새누리에 몸을 담았지만, 새누리에서도 언제 원래 야당이었던 조경태가 야당스러운 발언을 할지 의혹의 눈길은 항상 저변에 깔고 있을 터이니, 조경태는 예나 이제나 타인들로부터 늘 의혹의 눈길을 받는 처지가 된 것은 확실하다.
조경태가 입만 열면 하는 소리 "나 정치생활 오래하고 경험도 많다"는 말이 결국, 한심한 쪽으로 귀결난다면, 조경태는 그 오랜 정치생활 및 경험을 헛짓하기 위해 한 것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