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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회사 취업 팁(기획 직군 위주)
게시물ID : gametalk_1125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문대생
추천 : 7
조회수 : 207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10/19 01:27:53
예전에도 게임 업계 관련 글을 몇번 올린 것 같은데,
이번에 하반기 공채를 보아하니 사람도 많이 뽑고 그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반면,
뭘 어떻게 준비해야 될지 정보가 너무나 부족한 것 같습니다.

오유도 그렇고 주변에 보면 게임 업계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꽤 보이는데
그렇다면 게임 업계 취업을 위해 어떻게 지원을 할지 그냥 간단한 팁을 쓰려고 합니다.

거시적인 명목은 위와 같고,
그냥 솔직히 말하자면 저도 제 주변에 '인재'라고 불리울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
또한 그게 업계 전체의 이익이기도 하니까......그냥 팁 겸 해서 조심할 부분들을 적을 생각입니다.

서론은 이쯤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1. 기본은 갖추자

전 짬밥이 찌글찌글하기 때문에 인사 평가를 직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주변의 선배들로부터 다양한 얘기들을 듣다보면 기본이 안된 지원자가 너무 많다는 얘기를 참으로 많이 듣습니다.

'너무 많다'라는 표현이 타당할 정도로 다들 업계에 대해 너무 모르는 상태로 입사 지원을 하는 것 같아
막상 실력은 판단하기도 전에 많이들 짤려 나갑니다. 실제 모가지 말고 이력서랑 포폴이요......

여기서 말하는 기본이 안되었다는 건 아래의 두 가지로 요약 가능합니다.

- 이력서랑 포폴의 퀄리티
세상에..........
게임 업계가 자유로운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엄연히 회사에 입사 원서를 넣는 건데
오탈자 투성이에 비문 투성이면 읽는 사람 입장에서 짜증이 납니다.
제발 부탁인데 오탈자 검사는 꼭 하고,
특히 기획 직군이면서 문서가 개판인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이 그냥 탈락입니다.
포폴은 볼 필요도 없다는 게 정설입니다.

기획 직군은 설득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오탈자와 비문이 가득한 문서는 이미 50% 이상의 설득력을 상실합니다.

그리고 한컴 파일 보내지 마세요.......
대부분의 회사는 문서를 오피스로 작성하기 때문에
한컴 파일은 읽지 못합니다.........
뭐 엄연히 따지면 읽을 수 있지만 수 없이 많은 이력서를 봐야 하는데
굳이 그런 노력을 따로 들이면서까지 읽진 않습니다.
즉, 탈락입니다.

또한 포폴의 경우도 형식을 좀 갖춰서 작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획서 혹은 역기획서를 많이들 포폴로 제출하는데 여기서 감점을 먹는 분이 많습니다.

보면 문서라고 보낸 장문의 기획서가 엔터 마구 쳐서 페이지 건너 뛰고
폰트랑 글자 크기는 하나도 맞지 않고, 다양한 색을 입혀서 읽는데 눈 아프고 등등
문서는 형식에 맞게 깔끔하게 제출한 사람이 최곱니다.

형식을 갖춘 제대로된 포폴이어야 읽는 사람도 내용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한답니다.

어라? 그럼 제대로된 기획서의 형식은 어떤 건가요? <- 요런 질문이 있습니다만......
기획서의 형식에 정답은 없습니다.

자기 기획에 맞는 가장 적절한 형식을 갖춘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가령 컨셉 기획서라면 장문의 글로 스토리를 풀어낼 필요가 있지만 일반적인 시스템 기획서에 장문의 글이 들어가면 좀 이상하겠죠?
컨셉 기획서는 읽는 사람의 감정적인 동요(아 ㅅㅂ 눈물이 난다, 화가 난다, 귀엽네 등등)가 어느 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장문의 글도 필요하지만,
시스템 기획서는 최대한 팩트(일베스런 말투인 것 같기도 하고....)만 간결하게 서술하여 독자가 뭘 필요로 하고 어떤 걸 구현할지 쉽게 파악하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획서+역기획서 형식은 구글링하면 생각보다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직군에 대한 파악
프로그래밍, 아트 직군에는 잘 없는데,
기획+운영+사업 직군을 지원하는 사람들은 당최 그 직군이 뭘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 QA와 운영을 헷갈려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러면 탈락입니다.

자기가 게임 업계에서 뭘 하고 싶은지, 혹은 뭘 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그 다음에 그 업무에 해당하는 직군이 뭔지 조사하세요.
특히 기획 직군 여러분 우리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아이디어는 모든 직군에서 제시할 수 있으며, 그걸 제한된 리소스 안에서 구현 가능한 형태로
(기획자만 아이디어를 제시할 권리를 갖춘 회사를 우리는 경직된 구조라고 봅니다........)
정리하는 사람이 기획 직군입니다.(아마도?)

뭐 기획 직군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기도 하지만
절대로 아이디어가 뛰어난 사람이라고 더 좋은 기획자인 건 아닙니다.

이것 역시 구글링하면 매우 쉽게 찾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잘못 지원해서 광탈 당하지 마세요...ㅜ.ㅠ

예 : 
중국어 능통자 구하는데 토익 990이라고 자랑하긔
QA를 Question & answer라고 착각하긔

2. 아이디어 = 실력 -> ???????????????

신입 지원자들은 꿈과 열정이 넘치고 기업은 이런 인재를 원하기 때문에
신입을 계속해서 뽑습니다.
근데 꿈과 열정이 가끔 실력이라는 어설픈 포장으로 작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2012년 NDC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떤 기획 지망생이 강연자에게 질문을 하라니까
"와우랑 리니지를 합친 게임을 만들면 되겠네요!"
라는 얘기를 했다가 강연장을 폭소의 도가니로 만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왜 이 소리에 웃었을까요?
일단은 지망생들이 흔히 갖는 '아이디어'라는 함정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만약 저 분이 리니지의 강화 시스템과 와우의 종족 간의 대립구도를 차용하여
대구모 공성전을 일으키고 이를 통해 영토를 서로 쟁취하여 그 이득을 진영끼리 나누도록 하는 건 어떨까요?
와 같이 좀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함과 동시에 어느 부분을 융합할 것인지 예시를 제시했다면
비웃음이 터지진 않았을 겁니다만.............
(참고로 위의 아이디어도 이미 게임의 형태로 출시가 되었죠.......)

지망생분들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데 있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 아이디어만 툭 던져 놓고
그걸 '왜+어떻게'할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하나의 생각이 있으면 그 생각이 도출되기까지의 과정이 있을테고
그에 대한 합리적인 방안이 있어야 됩니다.

이런 과정 없이 단순하게 아이디어만 제시해 놓고
내 아이디어는 뛰어나 = 내 실력은 뛰어나
라는 착각을 해서 사람들을 매우 불쾌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기획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제한된 리소스(시간+비용+ 기타 등등) 안에서
가장 합리적으로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야 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아이디어 자체로 승부하려 하지 말고
왜 그런 생각을 했고 어떻게 했으면 하고, 이를 통해 어떤 현상이 나타날지
잘 설명하세요.

그리고....................................
이미 5만명이 넘는 종사자가 있는 게임 업계에서
웬만한 아이디어는 다 나와 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대작과 망작이 나뉘는 것 같습니다.

예:
공전의 히트를 친 와우가 그 자체만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성공했나요?
블리자드는 이미 있던 것들을 잘 조합해서 성공한 회사로 흔히들 평가합니다....
여기서 어느 정도의 정답은 나와 있는 것 같네요.

3. 우린 같이 일할 사람이 필요한겁니다....

거의 대부분의 회사가 비슷하지만
채용하고자 하는 인재상에서 흔히들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꼭 넣습니다.

참신한 사고 방식은 뭐 게임 뿐만 아니라 제품을 개발하는 전 분야에서 필수인 거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게임은 의사소통이 강조되곤 합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미 아이디어는 다 나왔습니다.
그걸 조합하는 과정과 구현하기 위한 협업이 중요합니다.

그러니 자기 의견을 예의 바르게 그리고 확실하게 표현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당최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알 수 없는 포폴과
동문서답만 일삼는 기획 지망생은 탈락입니다.

4. 학벌에 쫄지 말자 제발.................

제가 예전에 썼던 글에 게임 제작 관련 학과를 꼭 가야하는지 적었던 게 있습니다.
거기선 굳이 그럴 필요는 없고 '기왕이면' 성적 높은 학교를 가되
게임 제작에 필요한 능력을 기르는게 더 중요하다고 얘기했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 맥락에서 게임 기획을 지망하시는 분들은 학벌에 연연하지 말고
그냥 자기 능력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는데 집중하세요.

뭔가 앞의 얘기랑 모순이 있는 것 같죠?
기왕이면 인지도 있는 학교를 가는게 좋은데, 그러면서 학벌은 신경 쓰지 말라고?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이유는,
학벌이 취업에 있어서 약간의 가산점은 될 지언정 절대적인 기준이 되진 않기 때문입니다.

신입을 뽑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그 자질입니다.
당장 중요한 개발을 맡길 것도 아닌 신입에게 경력자와 같은
철저한 실력 위주의 잣대를 들이댈 순 없습니다.

그리고 까놓고 말해서 포폴이 쩌는 사람은 전체 이력서의 0.1%정도 밖에 안됩니다.

나머지 비슷비슷한 실력의 사람들을 모아 놓고 평가할 때 어쩔 수 없이
능력을 입증하는 지표로서 학벌과 성적을 보게 되는 거고
요런 게 당락을 좌우하는 것처럼 보여서 '게임 업계도 학벌을 본다!'라는 이야기가 나돌기 시작하는 겁니다.

게임 학과와 나머지 학과는 취업에 있어서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대학을 다니는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다른 것 신경 쓸 필요 없이 게임에 대한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세요.....제발....ㅜ.ㅠ

맨날 술 먹고 다니면서 프로그래밍 어렵고, 그림 못 그리겠으니 기획이나 해야지 이히히히
요딴 생각으로 대학 생활을 하니 맞춤법도 틀리고 비문도 많고, 문서도 더럽고, 기본은 갖추지도 않아 놓고
난 잘난 기획 지망생이다 우하하하하
하다보면 너님은 탈락입니다.

그리고 다른 학과에서 다른 공부를 하시던 분들은 제발 업계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지원하세요.......
난 게임 좋아하니까 게임 기획이나 할란다.
라고 하기엔 이미 게임 좋아하는 사람은 즈어어어어어어어엉말 오지게 많고
그 중에서 게임 기획 지망하는 사람은 또 오지게 많습니다.
당신이 열심히 게임을 하는 동안, 게임 학과 분들은 게임도 오지게 하면서 그에 대한 격렬한 토론을 하고
토론의 결론을 바탕으로 게임을 열심히 만들어서 쩌는 포폴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니 학벌을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뭘 보여 줄 수 있는지를
더 고민하세요.

대강 그 동안 안타까웠던 부분들은 적었던 것 같네요.
근데 글이 뭔가 많이 이상하죠?
그건 제가 술을 먹고 이걸 쓰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마지막 팁........자소서와 포폴은 절대 술 먹고 쓰지 말자......입니다.

지망생 여러분 화이팅!
당당하게 합격해서 동료로 일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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