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뇨, 2쿼까지는 거의 대등했고 3쿼도 약간 열세였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4쿼터에 15점차로 벌어진 채 경기를 맞이하게 된 이유는.....일단, 슛이 안들어가요.  오리온스에 슛을 쏠 사람이 전태풍 외엔 보이지 않습니다. 전정규는 왜인지는 모르지만 많이 안나오고 있고요. 김동욱 최진수는 부상 여파 때문인지, 도저히 들어갈 거 같지가 않은 포물선의 슛을 쏴댈 뿐이었습니다. 두번째 이유로 호흡이 안맞습니다. 오리온스 오늘 2쿼까지는 경기내용 상당히 괜찮았어요. 수비를 일단 상당히 잘했고 흐름을 탔을 때 기세를 올리는 것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 기세나 흐름을 스스로 끊는듯한......... 잡스러운 플레이가 자꾸자꾸 나오더군요. 역할이 서로 겹치는 선수도 있고, 정말 사소한 실수로 흐름을 끊어먹는 것도 있고요. 모비스빠인 제가 보는 내내 답답했습니다. 될듯 하면서 안되니까...

경기내용을 보자면,

모비스는 1쿼터부터 함지훈 문태영의 쾌조의 야투율 감각을 앞세워 앞서나갔습니다. 벤슨이 그 둘을 뒷받침해주니, 오리온스가 많이 밀리더군요.

2쿼터에는 라틀리프를 상대로 리온 윌리엄스가 굉장히 좋은 활약을 해줬습니다. 진정 골밑의 투사이면서, 중거리슛도 후덜덜하게 들어가면서 경기흐름을 가져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늘 오리온스의 mvp고요. 그런데, 혼자서는 중과부적. 리온 혼자서 벤슨이든 라틀리프든 어떻게든 득점을 만들어내는 반면, 본인의 체력은 쫙쫙 빠져나가 방전되었고, 다른 선수들은 리온을 도와주지 못했습니다.

3쿼터에 모비스가 지지부진할 때도 본인들도 슛이 안들어가서 따라가질 못했고...

4쿼터는 가비지였습니다.

오리온스에서는 mvp로 리온을 뽑겠고, 전태풍 김승원 이현민이 상당히 좋은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김승원 선수가 있으니 함지훈의 포스트 득점은 많이 방어해주더군요. 그리고 전태풍이야 클래스가 있으니 다소 부진해도, 도움은 되었지요. 이현민 같은 경우는...이 트레이드에 대해서 저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의아해했는데, 이현민 선수가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더군요. 리온 빼고 그나마 게임메이킹을 한건 이현민 선수였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납득이 되네요. 트레이드가. 다만 한호빈 선수까지 뽑을 이유는 없지 않았나 싶더군요. 최진수 김동욱 안되니까 3점 넣어줄 포워드가 전혀 없던데 전성현을 뭐하러 걸렀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나중을 기약하기 위해 한호빈을 뽑았다고 추일승 감독이 말했는데, 지금 오리온스는 나중을 기약할 상황이 아닌거 같달까요?

안좋았던 선수는, 최진수 김동욱입니다. 아 이 둘은 정말 삽을 펐어요. 최진수 선수나 김동욱 선수나 부상여파가 있는건 알지만 상대 입장에서 보기 괴로울 정도로 안좋았습니다. 슛은 다 실패하고, 호흡도 안맞고.... 호흡만 맞춰지면 진짜 셀 팀인데 이상할 정도로. 그리고 노경석 선수는 아쉽지만 이제 은퇴해야할 거 같은 몸상태더군요. 좋은 기량을 가졌었는데, 마저 꽃피지 못하고 시들어버린 거 같았습니다. 포텐셜 빵빵한 선수였는데...

모비스에서 mvp는... 벤슨입니다. 엄청 돋보이진 않았지만 경기 내내 제공권을 장악해서 모비스를 편하게 해줬습니다. 그리고 모비스는.... 오늘 못한 선수가 없습니다. 그게 이런 대승의 이유 같습니다. 2쿼터랑 3쿼터 잠시 우왕좌왕하긴 했는데, 그 이후부턴 뭐..... 벤치에서 mvp를 뽑자면 신인인 전준범 선수? 모비스에 정말 어울리는, 오프 더 볼 무브가 좋고 슛도 좋은 선수인데, 중간중간 센스가 돋보이기까지 합니다. 전국체전에 나간 신인들이 합류하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신인들 중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건 아닐지? 아 천대현도 오늘 굉장히 좋았습니다. 

ps.경기는 사실 전반 끝나고나선 무척 재미가 없었습니다. 모비스가 원래 시원시원한 경기방식을 가지는 팀도 아닌데다가 주전들의 득점도 저조했는데(즉, 기량에 의한 득점이) 상대는 더 못하니 점수차가 안좁혀지고 모비스 벤치가 폭발하면서 일찌감치 가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