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장관 직할로 국군정신학교가 설립된다는 소식을 보도한 기사. 출처:경향신문
▲국방부가 제작한 '사상전의 승리자가 되자' 표지
' 사상전의 승리자가 되자'라는 교재에는 종북세력의 실체를 알아야 하는 이유 △종북세력, 그들은 누구인가 △북한과 종북세력의 연관성 △내부의 적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라는 소제목으로 구성됐는데, "종북세력들은 북한정권이 추구하는 대남전략노선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 대한민국의 존립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국방부가 제작한 '사상전의 승리자가 되자'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주한미군 철수,국가보안법 폐지가 군을 와해시키는 공작으로 규정하고, 진보세력이 주장했던 주장 또한 종북이라고 간주하는 등의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공식적인 정신교육으로 담았다는 점입니다.
'국군정신전력학교'와 국방부가 펴내 '사상전의 승리자가 되자'를 보면 꼭 빠지지 않는 대목이 있는데 바로 남베트남 멸망입니다. 남베트남의 멸망을 국방부는 이적세력에 의해 패망했다고 주장하지만, 진짜 그럴까요?
' 남베트남의 패망은 부정부패와 미군에 의존한 국방'
남베트남은 1975년 4월 30일 북베트남에 의해 함락됩니다. 박정희는 남베트남의 멸망을 예시로 들면서 '반공'만이 살 길이라고 주장하며 유신정권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민주주의를 짓밟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그러나 그의 주장과 달리 남베트남의 멸망은 오로지 공산주의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남베트남의 멸망은 정부관료들의 부정부패와 안이한 군인들의 부패와 미군 국방력 의존도에 있었습니다.
▲북베트남군에 의해 포로로 잡힌 남베트남 관리들
남베트남은 지독히도 관리들의 부정부패가 심했던 나라였습니다. 얼마나 부정부패가 심했던지 남베트남 사람들은 '차라리 공산주의가 낫다'라고 외쳐댈 정도였습니다. 특히 남베트남군의 부정부패가 얼마나 심했느냐면 정규군 55만 명 중 무려 10만 명이 뇌물을 주고 휴가를 받아 일하거나 대학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군벌처럼 군대를 운영했던 남베트남 장성들은 사기업을 운영하기도 했으며, 진급과 보직은 무조건 뇌물이 필요했던 나라였습니다.
남베트남은 미군의 원조로 전투기 600여대, 헬리콥터 900여대 등으로 세계 4위의 엄청난 공군 전투력을 보유했지만, 북베트남이 공격해오는 와중에도 장성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 쿠데타를 벌였고, 국방과 전쟁은 오로지 미군에만 의지하고 맡겨놓고 자신들은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습니다.
국방부와 박정희가 주장했던 이적세력에 의한 시위와 파업은 그들의 부정부패와 군부의 타락에 비하면 아예 얘깃거리도 되지 못할 정도였으며, 군대의 지휘체계가 군벌에 따라 파벌에 따라 뒤죽박죽된 상황이었기에 북베트남의 공격에도 늘 당했던 것입니다.
▲미군대사관 헬기로 철수하는 남베트남인들
남베트남의 지도층은 아예 전쟁은 미군이 알아서 해준다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티우 대통령의 사위를 비롯한 지도층 자녀들은 대부분 외국 유학을 가 있었고, 미군이 철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 정부를 비난했던 티우 대통령은 아예 금괴를 챙겨 미국으로 달아났습니다.
'베트남을 사랑하는 이들은 끝까지 남아서 싸우자'고 외쳤던 응웬카오키 부통령도 망명했고, 남베트남의 참모총장과 군 지휘관들은 대부분 미군이 제공하는 헬기를 타고 미국으로 도망갔습니다.
미국의 엄청난 지원에도 왜 남베트남이 망했습니까? 바로 정권의 부정부패와 비민주적인 정치,쿠데타를 일삼으며 국방을 등한시했던 군 장성에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박정희과 국방부는 이런 사실은 숨기고 오로지 이적세력에 의한 교란 때문이라며 종북세력 척결과 반공만을 외쳤습니다.
' 군대에서 가르쳐줘야 할 것은 범죄예방'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는 정신교육이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그들은 무슨 전투를 위한 훈련에는 철저하지만, 정신교육보다는 사령관이나 부대장들이 편지 형식을 통해 간단하게 ' 부대 내에 성희롱 하지 마라' .'인종차별 하지 마라','술 먹고 범죄를 저지르지 마라' 는 식의 범죄 예방만 강조합니다.
▲군 사망사고 현황, 자살로 판명된 사망사고는 2009년 81건,2010년 82건,2011년 97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대한민국 군대에서 가장 사망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것은 '자살'입니다. 1997년부터 조사한 바로는 매년 100여명에 가까운 군인이 자살하고 있으며, 2001년 이후 줄어들었던 자살이 2008년 이후 최근 5년간 64% 증가했습니다.
자살이 군대 부적응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군대에서 이처럼 자살이 많은 원인은 선임병들의 폭행과 군대 내 부조리에 있다는 사실은 군대를 다녀온 사람은 누구나 압니다. 특히 군대는 사망자의 원인을 무조건 자살로 결론 내리는 사례가 많은데 그들이 진짜 자살을 할 수밖에 없던 원인은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 끝없이 자살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군대의 무형적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지금 대한민국 군대에 필요한 것은 유신시절 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었던 '국군정신전력학교'를 부활시킨 '국방정신교육원' 이 아닙니다. 매년 늘어나는 자살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해야 하고, 실효성 없는 '자살 예방 종합시스템'을 뜯어고쳐 제대로 된 자살 예방 시스템을 만드는 일입니다.
국방부는 2015년으로 예정된 전작권 환수에 대해 여러 가지 전제조건을 달면서 목표로 삼겠다고 보고했습니다. 2012년에 이미 환수됐어야 할 전작권을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는 국방력은 시급한 과제가 아닌 것처럼 굴고 있습니다.
1960년대부터 자주국방을 외쳤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미군' 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합니다.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는 일이 종북이라면서 그들은 주한미군 대신에 스스로 나라를 지키려고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방부가 업무보고에서 '국방정신교육원' 설립을 주장한 이유는 보직을 늘려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자, 새로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아버지 박정희의 지시사항을 36년 후에도 열심히 이행하겠다는 아부에 가까운 행위입니다.
남베트남이 미국에 의존하면서 자주국방을 하지 못하고 사회지도층이 병역을 이행하지 않고 도망갔던 사례를 진정으로 분석한다면 지금 대한민국의 국방력이 왜 문제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일반 사병에게 이념교육을 하기보다, 장교들과 장군들을 모아다가 과연 그들이 스스로 나라를 지킬 의지가 있는지 검증부터 해야 합니다.
http://impeter.tistory.com/2143
정말 여러가지로 다 따라하는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