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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랑 노래 - 신경림
게시물ID : gomin_8737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침팬지대장
추천 : 3
조회수 : 35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0/20 02:30:49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새벽길 걸어 집으로 돌아오는 일주일 내내
저무는 가로등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과 함께
왠지 모르게 자꾸 되뇌게 되는 것이었다

지금 사랑한다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달리 느껴지지 않는 줄글처럼.

사랑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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