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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한잔 했습니다.
게시물ID : soju_377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랭사쪼
추천 : 10
조회수 : 393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3/10/20 21:56:43
오늘이 일요일이라는걸 오후쯤되서야 알았습니다. 

제가 얼마전부터 결막염때문에 왼쪽눈이좋지않았는데 지금은 다 난것같아서 가까운바다에서 낚시하면서 맥주한잔 하고 있습니다. 

안주는 생라면이구요. 오징어짬뽕은생라면으로 별로네요. 


10년동안 장사를했습니다. 

대학로에서 3년 홍대에서 7년을했어요. 

500만원으로 창업해서 가능성이보여 부모님께 지원을받아 홍대에 알만한사람은 알법한 옷가게는 냈어요. 

7년동안 참 열심히했네요. 


처음 한 4년쯤은 좋았어요. 결혼도했구요. 아이도 생겼어요. 눈에넣어도 아프지않을 그런 착하고이쁜아이입니다. 


4년지나서 월세가 100만원이올랐어요.  

그래도 해보겠다고 했는데 어렵게어렵게 운영했어요. 

근데 일년있다가 50만원이 더올랐어요. 

이제는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가게는 내놨는데 

보증금 과 월세가 높아서 임대차보호를못받게되는것과 

불경기로인해 매장이거래가되지않았어요. 


월세가높아지니 현금이돌이않았고 물건도 많이 가저다놓지못하게됐구요. 


나름 배태랑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월세앞에서 처참하게무너지더라구요. 


몇주전에 매장을 헐값에 인수했어요. 거의 손털다싶이했죠.

그리고 양심상 빌린돈을 갚고나니 .. 정말 아무것도남지않더라구요. 



와이프한테 너무 미안합니다.  매장을같이 운영하면서 그곳에서 연애하고 결혼하고그랬눈데

저 지금 일당받으면서 공사장에서 일하고있습니다. 

처음에는 내가비록 지금은 이일을하지만 난 이일이 부끄럽지않아.  라고 와이프에게 말했지만요

근육이 찢어질것같은데 한걸음한걸음 숨을헐덕이면서 땀이 눈물처럼 안경을타고떨어질때마다 내가 힘든것보다 힘들게일하는걸 내색하지않기로 다짐하고 또다짐하는 내가 너무 불쌍하고 초라합니다. 

와이프와함께 인터넷판매사이트를 하나 만들었지만 그것도 진짜 쉬운게아니거든요. 잘알면서 시작한거리 후회하진않아요 근데 실망하는와이프얼굴을 보는게 너무힘둘어요. 

정말 좋아하는 낚시를하면서 기분이 너무 우울해지고 그래서 맥주 두캔에 넉두릴좀 풀어봐요. 


잘되겠죠. 뭐 

항상 이렇게 힘들게시작했었눈데 


잘되겠죠. 힘든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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