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한쪽귀가 안들려요 대여섯살때까지는 친구들이랑 멀쩡하게 귓속말 했던 기억이 있는걸보면 후천적인건가봐요 그런데 아무도 원인을 몰라요 제 어렸을적 기억은 엄마손붙잡고 대학병원에 정밀검사 받으러 다닌 기억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해요 수면제를 먹고 몇시간 뒤에 깨어나보면 내 머리에 붙어있는 이상한 전선들이 너무 싫었어요 그 많던 검사기계들도 제 난청의 원인을 알아내진 못했어요 그리고 제작년까지는 양쪽귀 모두 들리는척 하고 살았어요 그동안 누군가 너 귀가 이상한것같아 라고 말하면 저는 중이염이라 그렇다며 얼버무렸죠 사실 밝혀도 뭐 별로 상관없었고 누군가가 놀리면 뭐ㅋㅋ어쩌라고ㅋㅋㅋ나는 두쪽귀 다 들리는 너보다 말귀 더 잘알아먹거든?!하고 받아쳐 줄 넓은 마음도 있었지만 입만 아플것 같아서 좀더 큰 뒤에,친구들 마음도 자란 뒤에 밝히자 생각하고 고등학생이 된 후 주변 친구들에게 털어놓았어요 고맙게도 다들 대수롭지 않게 여겨주더라고요 그런데 며칠전 제 머릿속을 뒤엎어버리는 말을 들었어요 같은반 친구중에 유치원때 친구가있는데 그 친구가 하는말이 옛날에 어떤 남자애가 비닐봉지에 바람을 넣고 제 귀에다 대고 터뜨렸다는거에요 저는 깜짝 놀라면서 귀가 이상하다고 귀를붙잡고 엉엉울면서 선생님이랑 교실 밖으로 나갔대요 그것때문에 난청이 생긴것 아니냐며 그랬는데 그 말 듣고 생각났어요 일곱살때인거 같은데 맞아요 일곱살일거에요 그 남자애가 쌍둥이였는데 둘이 굉장히 개구진 아이들이였어요 친구 말대로 제 귀에대고 비닐봉지를 터뜨렸고 너무 놀라서 울었어요 계속 울었어요 이 일이 생각난 후로 마음이 심란하네요 그동안 사람 귀가 양쪽 두개라서 다행이야!두귀 멀쩡해도 듣고싶은것만 듣는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 한쪽 귀로 경청하는 사람이 되야지!긍정적으로 생각했는데 저도 별 수 없는 사람인가봐요 억울해요 그렇다고 또 원망 할 수는 없는거죠 일곱살짜리 장난끼많은 남자아이가 뭘 알았을까요 열심히 모의고사 공부해야하는데 집중이 안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