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스타크래프트1이 나왔을 당시 본 필자는 정품을 사면 딸려오는 책자를 수 없이 읽었었다.
그 중 스팀팩에 대한 설명이 아마
'일종의 마약 성분으로 운동 신경과 반사 신경을 대폭 증가시켜 공속과 이속을 잠시 대폭 상승시켜 준다.
덧붙여 겁대가리도 상실케 한다. 다만 부작용이 좀 심함'
뭐 대충 이랬던걸로 기억 한다. 솔직히 별로 신경은 안 썼다.
그 당시 친구들 사이에선 누가 더 잘하나 혹은 컴퓨터 상대로 Melee 게임에서 누가 1:? 까지 승리 하나 였을뿐.
세월이 흐르고 군대를 다녀오고(저주받은 대지 강원도) 뭐 이래저래 지내다가
어느덧 스타2 자유의 날개가 발매 되어 당연히 오오 블리자드님 하면서 즐기고 있는데
불현듯 한 생각이 대뇌의 전두엽을 스치고 지나갔다.
'운동 신경과 반사 신경이 증가한게 이속은 늘려 줄 수 있다고 쳐도 공속 하고는 대체 뭔 상관이여?!'
본인은 궁금한게 생기면 그 강도에 따라 심하면 굿나잇 담배를 깜빡할 정도로
못 견디는 성격이라 굳은 머리를 굴려댔다.
구글링을 하면 그럴듯한 설명을 찾아서 알게 되고 납득 했겠지만
자유의 날개 캠페인은 그 잠시의 일탈도 용납 하지 않을 만큼 재미 있었다.
그렇게 '엉엉 블리자드님 날 가져요' 징징대며 계속 캠페인을 즐기다가 또 다시 불현듯 찾아온 깨달음.
'군복무중 수 없이 한 기록 사격때를 생각해 보자 (K-2기준),
멀가중 표적이 랜덤으로 올라 오는데 표적이 올라 오면 무슨 표적인지 확인한 후
(멀가중 각 표적에 따라서 조준 해야 할 위치가 다르다 - 왜냐고 물으면 귀찮으니 '중력 때문에'라고 답변 하지요)
각 표적에 맞는 부위에 가늠쇠와 가늠좌를 동심원에 맞추고 조준 후
숨을 들이 마셨다가 70%쯤 내뱉고(이건 뭐 개인차가 있지요) 숨을 참는다.
또한 숨을 내뱉는 동시에 검지에 살짝 힘을 주어서 방아쇠를 아주 살짝 당긴다,
그리고 아주 아주 조금씩, 힘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살살 끌고 간다는 느낌으로
조금씩 조금씩 방아쇠를 당긴다, 그러다 보면 총 몸통의 용수철 장력이 점점 세지는데
어느 순간 '아! 이제 0.1mm만 더 당기면 격발 되겠구나!'함을 느낄 수 있을것 이다.
물론 위 일련의 행동을 하면서 숨을 참고 있는 것은 당연 하고 정조준이 흔들리지 않도록 집중 하며
총열 덮개를 받치고 있는 왼손에 힘이 너무 들어가지 않았나
혹은 나도 모르게 총열 덮개를 손가락으로 다 움켜 잡고 있지 않나
혹시 부담감에 너무 얼굴을 찡그리지 않았나
(이거 의외로 잘 모르시는 분 많던데 집중 하겠다고 너무 찡그리면 조준이 틀어져 원하는 대로 안 맞는 경우가 꽤 있음)
오늘 내가 양안으로 사격 하기로 했나 한쪽 눈으로만 사격 하기로 했나
확인하고 그에 따라 조준을 수정 하였나 체크하는 것은 당연지사.
(이것도 의외로 모르시는 분 많던데 자기 총이고 자기가 영점 잡아 놓고 본인이 사격 해도
양안 사격이냐 한쪽 눈으로만 조준하고 사격하는 거냐에 따라 맞는 위치가 다름)
이 모든 항목이 All Green이라 판단 되면 발싸! - 잖아?
유레카!!!
스팀팩을 투여하면 공속이 빨라지는 이유가 바로 향상된 운동 신경과 반사 신경이
위 일련의 행동에 걸리는 시간을 무지 막지하게 단축시켜 주기 때문이었어!!!
거기에 예전에 읽었던 책자에서 분명히 '해병은 효율적인 화력 집중과 탄낭비를 방지 하기 위해 점사로 사격한다' 고 써져 있었어,
당연히 단발로 쏘는 것보다 점사로 쏘는 것이 반동이 심해서 쏘고 나면 단일 표적 이라도 조준이 완전이 틀어지는데
스팀팩을 뙇! 운동 신경 up! 반사 신경 up! 사격후 반동으로 조준이 틀어져도 다시 향상된 능력으로
정조준 - 거리 계산 - 호흡 조절 - 방아쇠 격발 조절 - 기타 잡 것들 체크 - 죽어라 더러운 벌레놈들!
다시 말해 스팀팩을 빨면 공속이 빨라지는게 아니라 다시 조준하고 격발시 까지의 시간이 비약적으로 줄어드는거야!!!
모든 수수께끼가 풀렸다! 완벽해!'
이렇게 10년이 넘도록 품고 있었던 궁금함은 한 방에 풀려 버렸고 본 필자는 AS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