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승제기자]현대자동차 노조가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수순을 본격적으로 밟기 시작했다.
11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10일 오후 전천수 사장과 이상욱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10차 본교섭을 개최했다. 이상욱 노조위원장은 본교섭 직후 "노조 교섭위원들이 노조 요구안에 대한 사측의 입장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어떤 것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협상 결렬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본교섭 결렬 이후 울산공장 조합원과 비정규직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전 조합원 보고 및 성실교섭 촉구대회'를 개최, 사측의 성의있는 안을 거듭 촉구했다.
노조는 또 오는 14일 확대간부회의 및 대의원대회를 소집, 쟁의발생을 결의하기로 했다. 이어 울산지방노동사무소에 쟁의조정을 신청, 10일간의 조정기간을 거쳐 조합원 파업찬반투표를 실시, 단체행동을 위한 수순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11일 2004 임금협상 상견례를 갖고 교섭을 벌여왔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측은 노조의 양보만 요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회사측이 전향적인 안을 제시한다면 교섭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 임금협상을 앞두고 월 임금 12만7171원(기본급 대비 10.48%) 인상 및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요구안을 확정했다. 또 △임금삭감 없는 주간 연속 2교대제 도입을 통한 심야근무제 폐지 △산업발전 및 사회공헌 기금 조성 △사내 하청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개선(정규직 통상임금의 80% 이상 지급) 등을 특별요구안 형식으로 사측에 제시했다.
회사측은 이에 맞서 어려운 대내외 환경 등을 이유로 임금인상 자제를 요청했고, 사회공헌 기금 조성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양측은 특히 최근 사측이 지난해 9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임금삭감 없는 주5일제를 법 개정 발효에 따라 재조정하고, 나아가 생산성 향상 방안을 마련하자고 노조에 요구함에 따라 갈등양상을 빚어왔다. 또 사측이 품질본부 직원들에 노조와의 협의 없이 특별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과 관련 노조가 다른 본부 조합원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갈등이 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