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 회사원입니다. 20대 후반 와이프랑 올해 결혼했구요.
서로 많은 생각을 주고 받은 끝에 아이를 낳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저는 대기업 재직중이고 와이프도 외국계회사 재직중이라 남부럽지 않게 벌고 삽니다.
벌만큼 벌고도 낳지 않기로 한 이유는 아이에게 이나라를 추천해주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할머니나 베이비시터 품에서 커야하는 어린시절, 학교 들어가서는 교내폭력과 왕따 입시지옥,
대학 가서는 스펙전쟁과 취업전쟁, 취직하고 나서는 노동력 착취에 결혼 밑천마련,
결혼하고 나선 자녀양육에 노후걱정까지...뭐하나 숨쉴틈 없는 세상입니다. 제가 그렇게 살고 있구요...
고생하는 사람 따로 있고 놀고먹는 사람 따로 있는 대한민국에 우리아이도 저처럼 살까봐 그게 걱정인겁니다.
부부에게 있어 아이는 꼭 필요하다고는 생각합니다. 삶의 보람도 느끼고 부부 사이의 결속력도 더해주겠지요.
하지만 저는 저희 부부 입장이 아닌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착하고 정직하게, 성실하게 살아라. 그러면 꼭 성공한다.' 이 지극히 당연한 얘기를 해줄수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화가 납니다.
돈과 권력이 세습되고 그리고 그걸 가진 사람 입장에선 가장 살기 좋은 나라는 대한민국이겠지요. 불가능한게 없으니까요.
그에 반해 미치도록 고생만 하다가 죽어야 하는 삶..얼마나 가치가 있을까요?
사람들은 결혼하면 당연히 아이는 낳아야 한다고들 생각합니다. 아이 없이 무슨 삶의 행복이 있겠냐고 말입니다..
하지만 자녀 양육에 관한 정확한 철학없이 경제적 준비 없이 그냥 낳았다가 감당안되서 방치해둔 아이들이 이 사회의 암적인 존재가 되어가는겁니다.
안낳으니만 못한 아이가 되는거죠.. 설국열차에서도 이런 장면이 나왔죠.. '뒷칸에서 계속 아이를 낳아줘서 계속 이 체제는 돌아간다.'
제 자식도 1%를 위한 노예가 될거란 생각을 하면 가슴이 먹먹해져 주저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제 자식을 1%에 들어가게 하기엔 제가 너무 자신이 없네요. 역부족이기도 하구요...
아이를 셋둔 집이든 둘둔 집이든 하나둔 집이든 그 나름의 삶이 있듯 아이 없는 집도 나름의 삶이 있는건데
아직 우리나라와 사람들이 받아들일 준비가 덜되어 있는것 같습니다.
아이를 낳지 않을 권리가 아직은 많이 무시된 나라인것 같습니다.
저도 저희 부모님, 처가댁 어른들 설득할 생각하면 막막합니다. 불임이라 거짓말 할까 생각도 해봤구요..
적어도 사회가 더 정의로워졌을때, 살만한 세상이다 느껴졌을때
제 자식을 세상으로 불러내서 '내새끼 착하고 정직하게 열심히 살아! 그러면 꼭 성공할수 있어. 아빠가 도와줄게.' 라며 기쁘게 맞이하고 싶습니다.
근데 지금은 아닌것 같아요... 그럴 기미도 보이지 않는 세상입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가요? 제가 오버해서 생각하고 있는걸까요?
오래전부터 해온 고민이라 오유분들 생각을 듣고 싶었습니다.